#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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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생동감 넘치는 수영 대결…책장 넘기기 바쁘다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스피드〉는 바다고등학교 수영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청소년소설이다. 스포츠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로 박진감과 우정이 어우러진 가운데 묵직한 감동을 자아낸다. 태어나서 한 번도 아버지를 본 적 없는 욱, 매사 심드렁한 소년이 아버지처럼 수영하면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 소설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만드는 새로운 페이지터너의 탄생!”이라는 홍보 문구에 어긋나지 않는다. 페이지터너(page-turner)는 말 그대로 책장 넘기기가 바쁠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을 뜻한다. 〈스피드〉의 책장을 빠르게 넘기다 보면 함께 훈련하며 발전하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스피드〉로 소설가가 된 권석 작가는 MBC에서 ‘무한도전’과 ‘놀러와’를 만들고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같은 인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인물이다.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 감각이 소설 곳곳에서 진가를 발휘해 지루할 틈이 없다.‘수영’이 친숙한 종목이어서 그다지 새롭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수영이라는 종목에 대해 많은 것을 습득하게 한다.〈스피드〉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기는 비결은 우정과 대결, 상처와 극복의 과정을 실감 나면서도 긴박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개성 만점인 바다고등학교 수영부원들도 한 명 한 명 친숙하게 다가온다.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주인공주인공인 고등학교 1학년 박욱은 우울한 환경에 처해 있다. 엄마가 욱을 임신했을 때 아프리카 건설 현장으로 파견 나갔던 아버지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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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맛보기
합리적 선택
[문제] 합리적 선택과 관련한 옳은 설명을 고르면?ㄱ. 매몰비용을 포함한다.ㄴ. 명시적 비용만 고려한다.ㄷ. 기회비용이 동일하다면 편익이 큰 것을 선택한다.ㄹ. 총편익과 총비용을 비교해 총편익이 크면 선택한다.① ㄱ, ㄴ② ㄱ, ㄷ③ ㄴ, ㄷ④ ㄴ, ㄹ⑤ ㄷ, ㄹ[해설] 합리적 선택을 위해선 이미 지출해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인 매몰비용은 고려하지 않는다. 총비용과 총편익을 비교해 총비용보다 총편익이 크면 선택한다. 기회비용이 동일하다면 그중에서 큰 편익을 주는 것을 선택한다. 또한 비용을 고려할 때 명시적 비용뿐 아니라 암묵적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암묵적 비용이란 자신이 선택하지 않고 포기한 다른 기회의 잠재적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선택 A와 B 중 A를 선택한 사람은 B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입은 포기해야 한다. 이를 암묵적 비용이라 한다. 정답 ⑤[문제]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과 관련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① 개인 간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결과는 모두에게 유익하다.② 의도한 사람은 없지만, 시장가격이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용한다.③ 경제성장은 개인들의 행동과 이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것을 의미한다.④ 우리가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빵장수들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것이다.⑤ 유익한 결과는 이를 의도한 어떤 실체가 있기 때문이지만 단지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해설]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는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가 언급했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행동이 가장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낳는다는 게 요지다. 개별 소비자와 생산자는 경제적 이윤이라는 당근을 얻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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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범부처'는 '범정부'와 다른 말
“정부는 1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제6차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범부처 비상 수출 대책’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범부처 비상 수출 대책’을 발표했다. 이틀 뒤인 20일엔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수출 동향 점검 회의에서 다시 “지난 18일 발표한 ‘범정부 비상 수출 대책’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범부처’는 부처 내 각 부서를 아우름언론을 통해 전해진 정부 발표에는 주목할 만한 표현상 차이가 있다. 애초에 ‘범부처’ 대책으로 발표한 것을 나중엔 ‘범정부’ 대책이라고 했다. 맥락상 두 말은 같은 의미로 쓰였다.비상 수출 대책을 위해 정부의 한두 개 부처가 아니라 모든 부처가 함께 대응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범부처’와 ‘범정부’는 같은 말일까? 부처와 정부가 서로 다른 말인데, 범부처와 범정부가 같은 의미일 수 없다. 둘 중 하나는 잘못 쓴 말이라고 봐야 한다.요즘 언론에서 ‘범부처’란 말을 자주 쓴다. ‘범정부’란 표현도 함께 나온다. “물가 안정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총리는 수해 대책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당부했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은 이 ‘범정부’를 ‘정부의 전체를 아우름’으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서는 ‘정부의 각 부처들을 하나로 아우름’으로 풀이한다. 즉 정부의 특정 부처나 일부 부처가 아니라 정부 각 부처를 두루 아우른다는 뜻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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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유럽 수송로 장악한 로스차일드, 노벨家 밀어내다
“나는 연필입니다”로 시작하는 에세이가 있다. 평범한 나무 연필을 의인화해서 탄생의 비밀을 털어놓는데, 읽고 나면 책상 위 굴러다니는 연필이 달리 보인다. 연필은 자기가 태어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만 극소수를 제외하면 자기가 만드는 게 연필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행위를 지시하고 통제하는 관리자가 없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느냐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먼저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세로 나뭇결의 삼나무를 심고, 잘 자란 나무를 베어 통나무 상태로 철도를 이용해 제재소로 운반한 다음 제재소에서 연필 두께의 막대기를 만든다. 한편 동인도제도에서는 흑연을 캐 연필심을 만들고 펑지씨유(油)를 추출하여 지우개를 만든다. 이러한 공정을 통해 한 자루의 연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서정주의 시구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를 패러디하면 “연필 한 자루를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그렇게 연결되었나 보다”쯤 되겠다.‘시장경제’라 불리는 봉사경제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그 누구도 지구 어딘가에서 그 연필을 깎아 글을 쓸 어린아이의 고사리손을 위해 작업을 하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일을 했다. 자신은 이익을 취하고, 사용자인 다른 사람은 편익을 취하는 이 시스템을 ‘봉사 경제’라고 부른다(봉사 경제의 다른 말이자 가장 잘 알려진 명칭이 시장경제). 애덤 스미스의 유명한 경구가 있다. “우리가 맛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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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명문가 자녀 교육은 다르군요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제자에게한 줄기 푸른 산 아름다운 경치조상의 땅 후손이 물려받는구나.후손들아 얻었다고 기뻐만 마라.다시 거둬들일 사람 뒤에 있느니.書扇示門人一派靑山景色幽 前人田地後人收.後人收得休歡喜 還有收人在後頭.* 범중엄(范仲淹, 989~1052) : 북송(北宋) 때의 정치가이자 문인.세상 이치를 터득하게 돕는다범중엄은 뛰어나고 청렴한 재상이었습니다. 실력이나 인품이나 당대 최고였지요. 육경에 통달하고 송나라의 사대부 기풍을 바로 세운 주역인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웠습니다. 제자와 자녀에게도 늘 모범을 보였지요.이 시에서 밝힌 것처럼 푸른 산의 절경을 보고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 경탄하는 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라는 것까지 일깨워줍니다. 시의 원제는 ‘서선시문인(書扇示門人, 부채에 적어 제자에게 보이다’입니다.큰 인물일수록 꼼꼼하고 따끔그는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개가한 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재상 자리에 올랐습니다.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지만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산의 절경을 보고 조상과 후손을 동시에 생각하는 도량까지 지녔지요.그는 인재 양성과 부국강병의 개혁 조치인 경력신정(慶曆新政)을 추진했습니다. 기득권 세력에 막혀 실패하긴 했지만, 나중에 왕안석에 의해 개혁은 다시 이루어졌습니다. 그가 시에서 땅과 순환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한 것과 닮았지요.이 시를 읽다가 선인들의 가훈을 엮은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를 다시 펼쳤습니다. 거기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호걸이 되는 일은 내가 실로 바라는 바가 아니다. 다만 너희가 이 가훈을 지켜서 날마다 삼가고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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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전화위복엔 'A blessing in disguise'
Global private equity firm KKR & Co. has sold shares in HD Hyundai Marine Solution Co. for 295 billion won, more than what it intended during its first block-sale attempt in December.According to investment banking industry sources, KKR offloaded 2 million shares of HD Hyundai Marine on Thursday after the market’s close the day before. It sold the shares for 147,500 won apiece.It initially planned to sell 1,778,000 shares of the Korean ship maintenance and repair company on Dec. 3, 2024 but abandoned the plan following President Yoon Suk Yeol’s sudden declaration of martial law, which lasted only a few hours, on the same day.But the delay has turned out to be a blessing in disguise.Over the recent few months, South Korea’s shipbuilding and related stocks have rallied on expectations of a rise in potential deals from the US under the second Donald Trump administration.글로벌 사모펀드 회사인 KKR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식을 2950억 원에 매각했다. 이는 지난 12월 처음 블록세일로 매각하려 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이다.투자은행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KKR은 전날 장 마감 후 목요일에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식 200만 주를 주당 14만7500원에 매각했다.원래는 2024년 12월 3일에 한국의 선박 정비 및 수리 회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 177만8000주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갑작스럽게 선포하면서 그 계획을 철회했다.그러나 매각 지연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미국과 한국 조선 및 관련 회사의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최근 몇 달 동안 관련 업종 주식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다.해설작년 12월 3일 예상치 못한 계엄령 선포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HD현대마린솔루션 주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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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청소년 스트레스 가중시키는 학벌 사회
한국 청소년의 행복도는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에 발표한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중 한국의 주관적 행복도는 79.5점으로, 조사 대상 22개국 중 최하위였다.한국 청소년의 행복도가 이처럼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조사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은 스트레스 수준이 높으며, 그 주된 원인이 공부에 대한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청소년의 평균 수면 시간도 적정 수면 시간(8~10시간)에 못 미친다.이처럼 청소년들이 학업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배경에는 학벌 중심의 사회구조가 있다. 내신과 수능 점수가 대학 입학을 결정하고, 대학에 따라 직업과 연봉이 결정된다는 강박 속에 학생들이 일찍부터 경쟁에 내몰린다.다른 나라는 어떨까.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University of California, UC)는 10개 캠퍼스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각 캠퍼스의 특성과 전공에 맞춰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고, 학생들이 적성과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유도한다. 독일·프랑스 등은 특정 대학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지 않고, 여러 대학이 평준화돼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대학의 명성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 맞춰 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한국도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대학 서열 구조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때다. 대학 구조 개편만으로는 학벌 중심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과 풍토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조승민 생글기자(세종국제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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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샛 공부합시다
깊어지는 경기침체, 추경으로 막을 수 있을까?
지난해 삭감된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논란으로 시끌벅적합니다. 그렇다면 추가경정예산은 무엇일까요?경기침체를 막아라추가경정예산은 매년 정기국회에서 본예산이 통과된 이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 등 부득이한 이유로 추가 또는 변경을 가하는 예산입니다. 국가재정법 제89조에 따르면 전쟁,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이 발생한 경우에 추경을 편성할 수 있으며 국회를 통과해야 최종 편성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정치권에서는 왜 추경이 필요하다고 하는 걸까요?‘경기침체’가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난해 말 계엄 사태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예고로 한국의 지난해 4분기(전기 대비 0.1% 성장)와 연간 경제성장률(전년 대비 2.0% 성장)은 예상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여러 연구 기관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대로 전망하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게 본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관세청의 지난 1월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하며 무역수지가 19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내수와 수출 두 바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재정지출의 효과는?그래서 정치권은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침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출 측면에서 국내총생산(GDP)은 Y=C(소비)+I(투자)+G(정부지출)+NX(순수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도로 건설을 위해 100억원을 지출하면, 원자재 구매와 인력 고용 등으로 해당 기업과 근로자에게 돌아가고 이들이 투자와 소비를 늘리면서 처음 지출한 금액보다 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