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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亢龍有悔 (항룡유회)

    ▶한자풀이亢: 오를 항  龍: 용 룡  有: 있을 유  悔: 후회할 회하늘에 오른 용은 후회할 때가 있다높이 오른 자가 겸손하지 못하면 패망함- <항룡유회(亢龍有悔)>항룡유회(亢龍有悔)는 ‘하늘 끝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후회할 때가 있다’는 뜻으로, 극히 존귀한 지위에 올라간 자가 겸손하지 못하면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적당한 곳에서 만족하지 않고 무작정 밀고 나가다가는 도리어 큰 실패를 가져온다는 것을 비유한다.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주역>에는 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잠룡(潛龍)은 연못이나 늪에 숨어 아직 승천하지 않은 용을 가리키며 높은 자리를 피해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이나 출세하기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몸을 낮추며 기다리는 영웅 등을 뜻한다. 현룡(見龍)은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와 능력을 발휘해 비상하려는 용(사람)을 이른다. 비룡(飛龍)은 뜻을 품고 하늘로 날아올라 치솟는 용을 말하며, 항룡(亢龍)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내려올 것을 걱정하는, 하늘 끝까지 날아오른 용을 뜻한다. 잠룡은 우리나라에서도 대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다.항룡유회(亢龍有悔)는 더 이상 전진하지 말고 겸손하고 자중하라는 말이다. 오를 대로 올랐으니 만족할 줄 알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말이다. <주역>에는 잠룡물용(潛龍勿用)이라는 말도 있는데, 물속 깊이 있는 용이니 꼼짝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다. 주역은 모든 일에 때(時)를 중시한다.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겸손하기란 쉽지 않다. 권력이든 명예든 내려오는 길에서 탈이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토머스 머튼은 “

  • 테샛 공부합시다

    현실화한 자원의 무기화…미·중 갈등 향방은?

    ◇희토류(Rare Earth Elements)=지각에서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17개 원소를 묶어 부르는 통칭이다. 스마트폰·전기차·풍력 터빈·군사 장비 등 다양한 첨단기술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희토류는 대부분의 공급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이는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최고 145%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대응했다. 여러 산업에서 핵심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9~10일 영국 런던에서 만나 협상을 벌였다. 이후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허가 기간이 6개월이어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 언제든 수출 통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넥스트레이드(Nextrade)=2025년 3월 4일에 출범한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다. 한국거래소(KRX)가 유일하게 운영해온 증권시장의 독점 구조를 깨고,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다.◇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패션이 주력인 무신사, 신선식품이 주력인 컬리 등과 같이 특정 분야에 특화돼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디지털 트윈(Digital Twin)=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쌍둥이)를 만들어 다양한 모의시험(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기술이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현실을 분석·예측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을 일컫는 용어다. 인도,

  • 생글기자

    부족한 부분 채울 기회 제공한 6월 모의고사

    지난 4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능 모의고사를 치렀다. 6월 모의고사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능을 앞두고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하지만 결과에 너무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다음 모의고사와 실전 수능을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좋다.모의고사 성적이 수능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모의고사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온 학생도, 기대에 못 미친 학생도 결과에 너무 휘둘리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많은 고3 학생이 이번 모의고사를 본 후 자기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모의고사를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모의고사 성적표에 나온 점수와 등급이 아니라, 이 성적을 바탕으로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지 해법을 찾는 것이다. 모의고사는 내 실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또 어떤 부분은 잘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계기가 된다는 얘기다.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한다. 6월 모의고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과목에 더 집중해야 할지 생각해보고, 목표로 하는 등급을 받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남은 기간에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남승현 생글기자(고려고 3학년)

  • 대학 생글이 통신

    영상학과와 영화학과, 비슷하지만 달라요

    얼마 전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영상 콘텐츠와 미래’를 주제로 대학의 관련 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 이 분야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영상학과, 미디어학과, 컬처앤테크놀로지학과, 영화과 등 비슷해 보이는 학과의 차이에 대해 물어보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이들 학과는 콘텐츠 또는 영상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지만, 배우는 내용과 학문적 기반은 꽤 다릅니다.영상학과는 실기 중심의 예체능 학과입니다. 영상 제작의 기초부터 후반 작업과 시나리오 구성, 연출까지 실기 중심의 교육이 이뤄집니다. 여러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능력과 소통 능력도 중요합니다. 창의력을 중요시하며 졸업생들은 영상·영화 창작자로 많이 활동합니다.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이론을 중심으로 콘텐츠의 내용과 사회적 영향을 탐구하는 인문사회 계열 학과입니다. 광고, PR, 언론, 대중문화에 관한 이론과 전략을 배우죠. 글쓰기 능력과 기획력, 분석력이 이 학과가 중시하는 역량입니다. 방송과 언론계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주로 진학합니다.컬처앤테크놀로지학과는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콘텐츠를 연구하는 전공입니다. 영상학과가 영화·광고·방송·뮤직비디오 등 전통적인 영상 분야를 다룬다면, 컬처앤테크놀로지학과는 인공지능(AI)·확장 현실(XR)·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을 다룹니다. 콘텐츠 제작을 중심에 두되 신기술 기반의 창작을 실험하고 탐구하는 학과입니다.영화과에서는 영화를 집중적으로 탐구합니다. 영상학과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영화라는 매체에 더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시나리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단국·가톨릭…'수능 전 논술' 대학 확인해야

    2026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이 발표되면서 논술고사 일정도 확정되었다. 올해는 단국대 의·치의예가 논술이 신설되면서 기존에 수능 후 논술고사를 치르던 단국대 자연계열이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등 일정 변경에 유의해야 한다.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 및 수능 후 첫째 주에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들은 수능과 논술고사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이들 대학의 일정을 미리 잘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논술 원서의 구성에 따라 이후의 입시 대비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표된 논술 일정을 잘 숙지해 논술과 수능 대비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글자로 풀어본 '대통령'의 의미와 역할

    이재명 대통령이 6월 3일에 취임하면서 선서에서 강조한 한 대목이 ‘대통령’의 의미를 새삼 소환했다. 이 대통령은 선서식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말은 물론 대통령이란 말 중에 ‘통’ 자에 방점을 찍어 의미를 부여한 발언일 것이다. ‘대통령’이란 말은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원래 우리말에 있던 게 아닌, 일본에서 만든 한자어다.‘권위적 어감’이란 주장은 상투적일본은 19세기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외래어를 한자어로 번역해 썼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민주주의’를 비롯해 ‘사회, 개인, 근대, 미학, 자유, 문학, 의사, 내과, 산부인과, 헌병, 경찰’ 등 단어들이 다 일본식 한자어다. ‘대통령’도 그중 하나다. 영어의 ‘president’에 해당하는 번역어로 ‘통령(統領)’을 찾았고, 여기에 한 나라의 우두머리, 통치자란 의미에서 ‘큰 대(大)’ 자를 붙였다.한자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통령(統領)은 군대의 지휘관을 가리키던 말이었다. 국어사전에서는 ‘통령’을 “일체를 통할하여 거느림. 또는 그런 사람”으로 풀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말에는 ‘거느리고 통솔하다’란 의미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오래전부터 ‘대통령’이란 용어에는 구시대적 권위와 지배 의식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는 영어의 president가 대통령뿐 아니라 기업체의 대표이사, 협회 등 단체의 대표, 회의체 의장, 대학교 총장 등 조직의 우두머리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잘생긴 아빠는 나처럼 세상일 헤쳐나갈 줄 몰라"

    <못생긴 여자>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어떻게든 예뻐졌고 그래서 행복해졌다.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 같은 식상한 스토리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이 작품이 이탈리아 문단 최고의 등용문 이탈로 칼비노상의 2010년 수상작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1년 후 신인 작가의 작품은 이탈리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의 최종 후보작에 올라 놀라움을 줬다.<못생긴 여자>의 주인공 레베카는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못생겨 거의 괴물에 가까운 외모를 지녔다. 레베카를 둘러싼 어른들의 복잡한 사연과 합쳐지면서 소설의 깊이와 묘미가 더해진다.준수한 외모의 산부인과 의사 아빠가 한눈에 반한 절세미인 엄마, 둘 사이에서 어떻게 괴물 같은 아이가 태어날 걸까. 다지증, 손가락이 5개 이상인 아이가 여럿인 집안의 딸인 엄마는 태어난 아기의 손가락이 몹시도 궁금했다. 다행히 아기는 5개의 손가락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아빠였다. 근친혼으로 유전병이 많던 유럽의 명문 가문들처럼 아버지 집안도 그로 인한 유전병이 있었던 것.꿋꿋하게 성장한 레베카결국 레베카는 엄마가 아닌 아빠에 의해 흉측한 외모를 갖고 태어났다. 아빠는 레베카를 돌볼 마달레나 아줌마를 고용하고, 결코 집 바깥으로 나가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임신했을 때부터 우울증을 앓은 엄마는 레베카를 낳은 뒤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가끔 명랑한 고모가 올 때만 활기가 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이 못생겼다는 사실을 인식한 레베카는 집안에서 조심조심 다니고, 문이 열린 방을 지나치며 엄마를 엿보는 가련한 아이로 자란다.피아니스트인 고모가 어느 날 레베카의 예쁜

  • 생글기자

    무분별한 복지 지출, 청년 세대에 부담 안긴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은 새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경기 활성화와 복지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과거 재정지출 확대가 경제 위기 극복을 도왔지만, 국가 채무 증가와 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도 초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좋은 사례다. 재정 투입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 효과가 발생했다.경제정책에 대한 케인스학파와 고전학파의 논쟁은 잘 알려져 있다. 케인스학파는 1930년대 대공황 때 미국의 루스벨트 정부가 뉴딜 정책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경제를 회복시킨 사례를 강조한다. 반면 고전학파는 1970~1980년대 영국의 대처 정부가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를 살린 사례를 들어 정부 개입이 시장의 효율성을 저하한다고 주장한다.이런 논쟁은 복지정책의 방향성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무분별한 선심성 복지는 일시적 소비 진작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빚을 내서 여행을 가거나 쇼핑하면 순간적인 즐거움은 있지만, 이후 빚을 갚기 위한 어려움이 따르는 것과 비슷하다. 일시적 소비 촉진보다는 교육과 같이 장기적으로 개인의 역량을 키우고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는 분야에 지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빠르게 증가하는 나랏빚은 결국 젊은 세대가 떠안아야 한다.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이동훈 생글기자(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