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사탐런' 예상 및 분석
올해 ‘사탐런’ 현상이 심상치 않다. 탐구 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입시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탐런 가속화로 의대 등 자연계 수시 수능최저 충족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수능 원서 접수는 9월 5일까지다. 올해 사탐런 현상과 영향에 대해 분석해본다.

사탐런이란 수학은 미적분, 기하 등에 응시하면서 탐구 과목만 과학에서 사회로 갈아타는 현상을 말한다. 사탐런은 중상위권 이하 학생 사이에서 두드러지는데,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서 사탐과 과탐에 대한 제한이 없는 대학이 많고, 과탐 가산점의 영향력이 미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문과생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 또한 사탐 과목 응시생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올 과탐 1만1000명 ↓ 사탐 1만7000명 ↑ 예상…탐구 과목 간 유불리 문제, 입시 판도 크게 흔들 듯
사탐런은 탐구 과목 간 유불리를 심화할 수 있다. 종로학원이 올해 3·5·7월 학력평가 및 6월 모의평가 성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 사탐런 심화로 과탐 응시생 수가 크게 줄면서 과탐에서 2등급 이내 인원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과탐 과목 중 평소 응시생 수가 많았던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화학Ⅰ, 물리학Ⅰ 과목에서 이탈 학생이 크게 늘면서 2등급 이내 인원이 크게 줄었다. 해당 과목 응시생은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Ⅰ 2등급 이내 인원은 3월 학력평가에서는 전년 대비 2272명이 감소했고, 5월은 890명, 7월은 1850명이 줄었다. 3·5·7월 평균으로는 전년 1만980명에서 올해 9310명으로 1671명(15.2%)이 감소했다. 지구과학Ⅰ은 3회 학력평가 평균 전년 1만348명에서 올해 8692명으로 1656명(16.0%)이 줄었고, 화학Ⅰ은 전년 4097명에서 올해 2535명으로 1562명(38.1%)이 감소했다.

재수생이 가세한 6월 모의평가도 추세는 유사하다. 6월 모의평가에서 지구과학Ⅰ의 2등급 이내 인원은 전년 대비 3641명(26.1%)이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고, 다음으로 생명과학Ⅰ 1997명(13.0%), 물리학Ⅰ 1966명(30.3%), 화학Ⅰ 1878명(41.6%) 순으로 감소 인원이 많았다. 3회 학력평가와 6월 모의평가까지 모두 일관되게 과탐 과목에서 응시자 이탈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탐에서 응시자가 크게 줄어든 만큼 사탐에서는 응시자가 크게 늘면서 2등급 이내 인원도 대폭 증가했다. 3회 학력평가 평균 사회문화의 2등급 이내 인원은 4450명(34.2%)이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생활과윤리는 3652명(28.5%)이 증가했다. 6월 모의평가에서는 사회문화 8643명(46.5%), 윤리와사상 1473명(36.8%), 생활과윤리 1361명(8.1%) 순으로 증가 인원이 많았다.

올해 모의고사 추세를 반영해 수능 2등급 이내 인원을 추정했을 때, 올해 본 수능에서 지구과학Ⅰ은 5000명 이상, 화학Ⅰ, 생명과학Ⅰ, 물리학Ⅰ은 2000명 내외 규모로 2등급 이내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과탐에서 2등급 이내 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대 등에 지원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시 수능최저 충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의 수시 수능최저는 수능 영역별 1~2등급 수준으로 과탐에서 2등급 이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충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사탐런이 본격화되지 않던 2025학년도에도 의대 수시 수능최저를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2025학년도 연세대, 고려대, 가톨릭대, 경희대, 중앙대 등 주요 14개 의대 수시 수능최저충족률은 학생부교과 전형은 평균 33.3%, 학생부종합은 46.3%, 논술전형은 35.9%로 분석됐다. 수시 수능최저충족률이 낮았던 곳으로는 학생부교과는 가톨릭관동대 지역인재 22.5%, 충남대 지역인재 24.0%, 동국대(WISE) 지역인재(경북) 24.8% 등이 해당한다. 학생부종합에서는 강원대 지역인재 16.9%, 경북대 일반학생 31.1%, 경북대 지역인재 32.5%, 논술전형에서는 중앙대 논술전형 18.8%, 경북대 논술(AAT) 25.4% 순으로 수능최저충족률이 낮았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올 과탐 1만1000명 ↓ 사탐 1만7000명 ↑ 예상…탐구 과목 간 유불리 문제, 입시 판도 크게 흔들 듯
올해는 사탐런이 본격화되면서 과탐 응시생이 의대 수시 수능최저를 충족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권 의대 수시 수능최저충족률은 지난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전국 의대 수시 일반 전형 기준 선발 인원 중 수시 수능최저를 반영하지 않은 선발 규모는 10.6%(1943명 중 205명)에 불과하다. 의대 논술전형의 경우 수능최저가 없는 대학은 한 곳도 없다.

올해 수능 원서접수는 9월 5일(금)까지 진행한다. 어느 탐구 과목에서 응시자 수의 증감이 클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대목이다. 중하위권 학생 사이에선 마지막에 사탐으로 변경하는 학생이 더 나올 수 있다. 현재 추세로는 수험생 실력과 무관하게 수시, 정시 모두에서 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중상위권 이상 수험생이 현재 시점에서 급작스럽게 과탐에서 사탐으로 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남은 기간 탐구 학습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탐구가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계획적으로 탐구 학습에 투자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