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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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난민, 우려되는 점 많지만 현명하게 판단해야
올해 5월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 신청 허가 폐지 및 개헌을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참여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서울, 울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난민 반대 집회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난민 수용 반대와 난민법 폐지가 계속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위의 국민 청원에 8월 초 난민법 폐지는 불가하지만 더욱 더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고, 현재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이다.국민들이 난민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치안과 범죄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강하다. 특히 무슬림 남성에 대한 성범죄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에 제주도에서 6차례 정도 연이어 여성 실종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들의 범인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예멘 난민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의심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단순히 다 내쫓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난민 문제는 결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시 되어야하는 가치임은 분명하지만, 지난 역사를 돌아봤을 때 전쟁 등을 피해 우리나라 역시 다른 나라로부터 이민과 원조 등의 도움을 받아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난민 정책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명한 해결방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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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해야 할 '천연자원의 저주'
우리나라를 일컬어서 흔히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국가’라고들 말한다. 천연자원이 거의 나오지 않는 악조건에서 6·25전쟁의 후유증을 딛고 반세기 만에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한 것은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만약 우리나라에도 천연자원이 풍부했다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천연자원이 나라를 망친 사례는 드물지 않다. 천연가스 수출을 빼면 이렇다 할 산업도 없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네덜란드병’을 겪었다.그중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나우루공화국의 사례이다. 한때 인광석 채굴 및 수출로 국민 전체가 부유층이었던 나우루의 경제는 인광석의 고갈과 함께 주저앉았다. 인광석을 축내던 한 세기 동안 다른 산업들은 크게 퇴보했고, 농업이나 어업은 사라진 문화가 됐다. 하지만 사치스러운 생활에 적응해 있던 국민들의 씀씀이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엔 돈을 벌기 위해 마피아를 비롯한 범죄 단체들에 협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국토의 80%가 바위가 돼 농사가 불가능해졌고, 그나마 남은 것은 참치를 잡을 수 있는 영해 정도지만 국민들이 이미 고기잡이를 한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지 오래라고 한다. 결국 나우루공화국은 영해에서 조업할 권리를 파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산업도 없고, 가장 큰 수입원이 해외 원조인 국가가 되고 말았다.풍부한 천연자원은 쉬운 부의 달성도 가져다주지만, 그만큼 그 그림자도 짙다. 카타르 등 천연자원 수출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이미 자원 고갈에 대비해 여러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자원이 다 떨어졌을 때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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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음에 이름을 붙여준 최세진의 《훈몽자회》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자음에는 모두가 잘 알듯이 ‘기역, 니은, 디귿 리을 … 히읗’과 같은 자음의 이름이 있다. 하지만 한글 자음들에 누가 이런 이름을 붙여준 것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과연 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누구일까?아담은 성경 속 최초의 인물이자 태초의 피조물들에게 이름을 부여한 사람이다. 이처럼 우리 한글 자모에도 이름을 붙여준 아담이 존재했다. 그는 바로 조금은 생소한 이름일 수 있는 최세진이다. 1527년(중종 22년), 조선의 학자이던 최세진은 백성들에게 어려운 한문 공부를 쉽게 훈민정음으로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훈몽자회》를 편찬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글 글자의 이름이 이에 비롯한 것이다.《훈몽자회》 중 ‘언문자모’에서는 초성과 종성으로 함께 쓰인 8자와 초성으로만 사용됐던 즉, 받침으로 쓸 수 없던 8자를 나누어 제시한다. 그다음, 해당 자음에 ‘ㅣ’와 ‘ㅡ’를 결합시킨 모양을 기본으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왜 ‘기윽’이 아니라 ‘기역’이고 ‘시읏’이 아니라 ‘시옷’인 걸까? 당시에는 훈민정음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훈민정음을 읽는 법을 설명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자표기법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윽, ?, 읏’으로 읽히는 한자가 없어 ‘역(役), 귿(末·끝), 옷(衣)’을 이용해 표시한 것이다.그럼 ‘지읒, 치읓 … 히읗’ 중 ‘읒, 읓 … 읗’에 해당하는 한자들도 없었을 텐데 이들은 어떻게 된 경우인 것일까? 당시 ‘ㅈ, ㅊ, ㅌ, ㅍ, ㅎ’은 초성에만 오기 때문에 ‘지, 치, 티, 피, 히’가 해당 자음의 이름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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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한국에서 홀대받는 이유
인문학을 전공해서 무엇을 하려는가?한국에서 철학·문학·사학과 등을 지망하는 학생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졸업해서 뭐 하려고?”는 철학·문학·사학·언어학 등 인문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말이다. 인문학은 일반적으로 인간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왜 사는가?’등 인간 본질에 대한 문제를 다루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다.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인문학을 전공하면 취업이 힘들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실제로도 그러한 점이 많다.세계 최고라 불리는 하버드대의 졸업생 학과 통계 비율을 보자. 통계에 따르면 하버드 학과 졸업 학생 수 1위는 경제학과, 2위는 사회과학이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3위는 모두의 예상을 깬다, 바로 ‘역사학’이다. 또한 Liberal arts and Humanities(인문학) 졸업생도 52명이나 된다. 하버드와 쌍벽을 이루는 예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기는 1위가 경제, 2위가 정치학이지만 3위는 하버드와 마찬가지로 역사학, 4위는 인문학이다. 하버드대나 예일대 학생들이 바보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먹고살기 힘든 인문학을 전공하는가? 답은 쉽다. 인문학을 전공해도 먹고 살 수 있다. ‘Washington Monthly’에 따르면 2010년 하버드대에서 심리학과 비교 문학을 공부한 학생이 톱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에서 인문학이 홀대를 받는 것은 결국 취업과 연결된다. 얼마 전, 인문학 전공분야의 교수님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교수님은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문학으로는 취업이 힘드니 컴퓨터과학 등 다른 전공을 하고 인문은 복수전공이나 해라.”인문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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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은 융합학문… 인문도 자연계에 흥미 가져야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경영학은 융합학문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님은 문과와 이과 구분이 모호해져 가는 상황에서 미래에 경영학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지난 8월 4일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희고에서 열린 강의에서다.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문 교수님은 심리학 용어 ‘스키마(Schema)’를 잠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추자 미래에 경영학을 공부하려는 학생이 정적을 깨고 질문했다. “심리학 용어인 스키마를 경영학과 학생들이 왜 배워야 합니까?” 스키마(Schema)란 심리학(Psychology)에서 나온 용어인데, 어떤 개념과 관련된 연상의 집합 혹은 과거의 반응이나 경험 때문에 생성된 생물체의 지식 및 반응체계를 말한다. 경영학 교수인 그가 심리학 용어를 강의에서 언급한 이유는 재화와 서비스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어야 하는 경영인은 스키마를 통해 소비자 정보처리 태도를 분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가진 한 개념(가령 이마트)이 이와 관련된 서술적 지식들과 서로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돼 있는 것(이마트에 대한 스키마-한국형 대형마트, 신세계백화점, 저가격, 할인점의 선두주자)을 파악하면, 이를 통해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그의 말처럼 경영학은 강의에서 언급한 심리학 이론 스키마만이 아니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물리학과 결합해 기관의 위험도를 나타낼 수 있는 ‘뎁트랭크(DebtRank)’ 척도의 개발을 예시로 들 수 있듯이 융합학문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수단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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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우리 모두 동참을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커피가 플라스틱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드링킹 리드’를 도입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엔제리너스커피는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다음 달 중순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컵 입구가 돌출되도록 제작해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5월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빨대 거치대를 없애고,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빨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지침을 내렸다.스타벅스도 올해 안에 종이 빨대와 함께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리드)을 매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1년 동안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21㎝)는 1억8000만 개에 이른다. 박한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 차장은 “종이 빨대 도입 시 연간 지구 한 바퀴(약 4만㎞)에 해당하는 총 3만7800㎞, 무게로는 126t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던킨도너츠와 베스킨라빈스는 지난 6월부터 매장 내에 빨대 거치대를 없애고,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빨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빨대 없이 사용 가능한 음료컵 뚜껑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30% 줄이고,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종이 빨대와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KOTR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재활용이 어렵고, 바다동물들에게 위협적인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전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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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을 돌아보게 한 제주 본태박물관
더위가 유난히 심했던 올여름, 가족과 함께 제주 서귀포시 인덕면에 있는 본태박물관에 다녀왔다. 본태박물관은 ‘本態(본래의 형태)’라는 뜻과 같이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2012년 제주에 설립됐고,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1995년)을 받은 세계 3대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지어졌다. 현대적 느낌의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진 박물관 외관과 거기에 맞닿아 있는 한국의 기와벽, 그 벽을 따라 내어진 수로에서 현대와 전통, 예술과 자연이 조화되고 있는 것이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 모두가 설립자 개인이 30년 동안 수집한 것이라는 점이 경이로웠다.제1관은 조선 후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한국전통공예품을 전시한다. 다양한 소반, 목가구, 조각보, 베개, 장신구, 도자기, 수저, 향낭, 의복, 신발, 담뱃대 등이 있었다. 제2관은 현대미술품 전시실로 앤서니 카로(물결), 박선기(Point of view-horse), 데이비드 걸스타인(불타는 입술), 살바도르 달리(늘어진 시계), 피카소(엄마와 아이), 백남준(TV Cello) 등 거장들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제3관은 구사마 야요이의 상설전시관이다. 대표작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과 ‘Pumpkim’이 전시 중이었다. 무한 거울방은 100여 개의 LED 전구들, 360도 거울과 물로 채워진 공간으로 형형색색 변화하는 색채의 향연이 오묘하고 아름다웠다. 내가 가장 관심 있게 본 제4관의 전시 주제는 우리의 전통 상례문화인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였다. 제5관에서는 본태박물관 소장품 불교 기획전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전생의 업을 비춰 준다는 ‘업경대’를 보고 나니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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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 평화와 화합을 연주하다
사단법인 린덴바움의 평화콘서트가 지난 12일 비무장지대(DMZ)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렸다. 미국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림과 동시에 남북한 평화를 응원하고자 여러 나라의 청소년들과 예일, 하버드 등 명문 대학교 연주자들이 도시유키 시마다 예일대 교수 지휘 아래 한자리에 모였다. 이 공연은 어린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번스타인에게 영감을 받아 린덴바움을 창립하고 린덴바움 총감독으로 활동하는 원형준 감독에 의해 열렸다.남북의 경계선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최전방인 만큼 수용할 수 있는 관객 수와 장소에 제한이 있었지만, 북한 땅을 바라보며 인종과 국적의 장벽을 넘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낸 오케스트라 연주는 웅장했다. 각기 다른 소리와 색을 가지고 있는 여러 개의 악기가 모여 화음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우리가 기대하는 남북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원 감독은 “수많은 악기들이 모인 오케스트라에선 서로의 소리를 들어야만 하모니를 만들 수 있습니다. 쉬는 부분에서는 기다려주는 배려를 배우고 솔로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화음을 통해 공감을 하게 됩니다. 평화를 이뤄 가는 기본적인 가치들을 배우는 오케스트라는 평화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린덴바움은 한반도의 미래와 평화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배우고 남북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음악으로 청소년들과 관객들에게 화합과 평화의 의미를 깨우쳐 준 좋은 공연이었다. 올해로 9년째 페스티벌을 이어오고 있는 린덴바움의 내년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사진은 김응균 작가가 찍은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