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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교실에서 체험으로 배운 '공유지의 비극'
“재환아, 나 가위 좀 빌려줘.” “나는 풀만 좀 빌려줄래?” “나도 좀 빌려주라.” 풀과 가위를 모두 가진 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필요한 사람은 다 쓴 이후에 나한테 돌려줘.” 그러나 내 풀과 가위는 나에게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재학 중인 경희고의 경제 과목은 다양한 경제 관련 주제를 접함으로써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 및 분석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매주에 한 번 경제기사를 잘라 종이 노트에 붙이고 개인 의견이나 생각을 적는 ‘경제기사 스크랩’ 활동을 한다. 그래서 나는 신문을 자르는 데 필요한 가위와 기사를 노트에 붙이는 데 필요한 풀을 사물함에 넣어 항상 갖춰두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많다. 나는 후자의 경우인 학생들에게 너그럽게 준비물을 빌려주는데, 항상 내가 빌려준 준비물은 ‘공유’되어서 돌아오지 않는다.사실 이 문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자원’과 관련이 있다. 공유자원이란 소유권이 어느 특정한 개인에게 있지 않고 사회 전체에 속하는 자원이다.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의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는데, ‘공유지의 비극’은 지하자원이나 공기 등과 같이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는 공유자원의 경우 과도한 소비로 인해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이런 공유자원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12일 췌장암으로 타계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 교수는 이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췌장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연구를 위해 멕시코를 방문했을 만큼 열심히 역사와 전 세계 속에서 공유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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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제주 난민, 우려되는 점 많지만 현명하게 판단해야
올해 5월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 신청 허가 폐지 및 개헌을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참여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서울, 울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난민 반대 집회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난민 수용 반대와 난민법 폐지가 계속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위의 국민 청원에 8월 초 난민법 폐지는 불가하지만 더욱 더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고, 현재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이다.국민들이 난민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치안과 범죄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강하다. 특히 무슬림 남성에 대한 성범죄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에 제주도에서 6차례 정도 연이어 여성 실종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들의 범인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예멘 난민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의심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단순히 다 내쫓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난민 문제는 결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시 되어야하는 가치임은 분명하지만, 지난 역사를 돌아봤을 때 전쟁 등을 피해 우리나라 역시 다른 나라로부터 이민과 원조 등의 도움을 받아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난민 정책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명한 해결방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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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경계해야 할 '천연자원의 저주'
우리나라를 일컬어서 흔히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국가’라고들 말한다. 천연자원이 거의 나오지 않는 악조건에서 6·25전쟁의 후유증을 딛고 반세기 만에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한 것은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만약 우리나라에도 천연자원이 풍부했다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천연자원이 나라를 망친 사례는 드물지 않다. 천연가스 수출을 빼면 이렇다 할 산업도 없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네덜란드병’을 겪었다.그중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나우루공화국의 사례이다. 한때 인광석 채굴 및 수출로 국민 전체가 부유층이었던 나우루의 경제는 인광석의 고갈과 함께 주저앉았다. 인광석을 축내던 한 세기 동안 다른 산업들은 크게 퇴보했고, 농업이나 어업은 사라진 문화가 됐다. 하지만 사치스러운 생활에 적응해 있던 국민들의 씀씀이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엔 돈을 벌기 위해 마피아를 비롯한 범죄 단체들에 협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국토의 80%가 바위가 돼 농사가 불가능해졌고, 그나마 남은 것은 참치를 잡을 수 있는 영해 정도지만 국민들이 이미 고기잡이를 한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지 오래라고 한다. 결국 나우루공화국은 영해에서 조업할 권리를 파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산업도 없고, 가장 큰 수입원이 해외 원조인 국가가 되고 말았다.풍부한 천연자원은 쉬운 부의 달성도 가져다주지만, 그만큼 그 그림자도 짙다. 카타르 등 천연자원 수출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이미 자원 고갈에 대비해 여러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자원이 다 떨어졌을 때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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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한글 자음에 이름을 붙여준 최세진의 《훈몽자회》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자음에는 모두가 잘 알듯이 ‘기역, 니은, 디귿 리을 … 히읗’과 같은 자음의 이름이 있다. 하지만 한글 자음들에 누가 이런 이름을 붙여준 것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과연 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누구일까?아담은 성경 속 최초의 인물이자 태초의 피조물들에게 이름을 부여한 사람이다. 이처럼 우리 한글 자모에도 이름을 붙여준 아담이 존재했다. 그는 바로 조금은 생소한 이름일 수 있는 최세진이다. 1527년(중종 22년), 조선의 학자이던 최세진은 백성들에게 어려운 한문 공부를 쉽게 훈민정음으로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훈몽자회》를 편찬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글 글자의 이름이 이에 비롯한 것이다.《훈몽자회》 중 ‘언문자모’에서는 초성과 종성으로 함께 쓰인 8자와 초성으로만 사용됐던 즉, 받침으로 쓸 수 없던 8자를 나누어 제시한다. 그다음, 해당 자음에 ‘ㅣ’와 ‘ㅡ’를 결합시킨 모양을 기본으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왜 ‘기윽’이 아니라 ‘기역’이고 ‘시읏’이 아니라 ‘시옷’인 걸까? 당시에는 훈민정음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훈민정음을 읽는 법을 설명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자표기법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윽, ?, 읏’으로 읽히는 한자가 없어 ‘역(役), 귿(末·끝), 옷(衣)’을 이용해 표시한 것이다.그럼 ‘지읒, 치읓 … 히읗’ 중 ‘읒, 읓 … 읗’에 해당하는 한자들도 없었을 텐데 이들은 어떻게 된 경우인 것일까? 당시 ‘ㅈ, ㅊ, ㅌ, ㅍ, ㅎ’은 초성에만 오기 때문에 ‘지, 치, 티, 피, 히’가 해당 자음의 이름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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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9월 3일<605>
1. 정부가 서울 종로 등 4개 구를 ‘이것’으로 추가 지정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제한되는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이것은?①투기지역 ②투기과열지구 ③조정대상지역 ④그린벨트2. 국민연금의 ‘이것’은 1998년 60%에 달했으나 10년 뒤 40%까지 내려가기로 예정돼 있다. 퇴직 전 받던 평균 임금 대비 연금의 비율인 이것은?①만기환급률 ②소득대체율 ③한계대체율 ④한계효용3. 고위공직자로 임명된 사람이 공무 수행 중 사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대리인에게 맡기도록 한 제도는?①순환출자 ②백지신탁 ③복식부기 ④다운계약서4. 어느 기업이 직면하는 리스크(위험)를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으로 분류한다면, 다음 중 전자에 해당하는 것은?①매출 감소 ②노사분규 ③경영 실패 ④경기 악화5. 기업이 빚을 졌는데 이자나 원리금을 계약대로 상환할 수 없거나 정부가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을 정해진 기간 안에 갚지 못하는 상황을 무엇이라 부를까?①펀더멘털 ②모기지 ③팹리스 ④디폴트6. 반도체 제조설비는 갖추고 있지 않으면서 제조공정 중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가리키는 말은?①펀더멘털 ②모기지 ③팹리스 ④디폴트7. 일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실상 모두 취업이 가능한 나라가 있다고 하자. 이 나라의 상태를 잘 표현한 개념은?①직접고용 ②간접고용 ③완전고용 ④불완전고용8. 어느 나라의 실업률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20%로 늘었다고 하자. 다음 중 통계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①실업률이 10% 상승했다②실업률이 100%포인트 올랐다③고용여건이 호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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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한국에서 홀대받는 이유
인문학을 전공해서 무엇을 하려는가?한국에서 철학·문학·사학과 등을 지망하는 학생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졸업해서 뭐 하려고?”는 철학·문학·사학·언어학 등 인문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말이다. 인문학은 일반적으로 인간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왜 사는가?’등 인간 본질에 대한 문제를 다루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다.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인문학을 전공하면 취업이 힘들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실제로도 그러한 점이 많다.세계 최고라 불리는 하버드대의 졸업생 학과 통계 비율을 보자. 통계에 따르면 하버드 학과 졸업 학생 수 1위는 경제학과, 2위는 사회과학이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3위는 모두의 예상을 깬다, 바로 ‘역사학’이다. 또한 Liberal arts and Humanities(인문학) 졸업생도 52명이나 된다. 하버드와 쌍벽을 이루는 예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기는 1위가 경제, 2위가 정치학이지만 3위는 하버드와 마찬가지로 역사학, 4위는 인문학이다. 하버드대나 예일대 학생들이 바보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먹고살기 힘든 인문학을 전공하는가? 답은 쉽다. 인문학을 전공해도 먹고 살 수 있다. ‘Washington Monthly’에 따르면 2010년 하버드대에서 심리학과 비교 문학을 공부한 학생이 톱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에서 인문학이 홀대를 받는 것은 결국 취업과 연결된다. 얼마 전, 인문학 전공분야의 교수님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교수님은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문학으로는 취업이 힘드니 컴퓨터과학 등 다른 전공을 하고 인문은 복수전공이나 해라.”인문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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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경영학은 융합학문… 인문도 자연계에 흥미 가져야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경영학은 융합학문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님은 문과와 이과 구분이 모호해져 가는 상황에서 미래에 경영학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지난 8월 4일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희고에서 열린 강의에서다.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문 교수님은 심리학 용어 ‘스키마(Schema)’를 잠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설명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추자 미래에 경영학을 공부하려는 학생이 정적을 깨고 질문했다. “심리학 용어인 스키마를 경영학과 학생들이 왜 배워야 합니까?” 스키마(Schema)란 심리학(Psychology)에서 나온 용어인데, 어떤 개념과 관련된 연상의 집합 혹은 과거의 반응이나 경험 때문에 생성된 생물체의 지식 및 반응체계를 말한다. 경영학 교수인 그가 심리학 용어를 강의에서 언급한 이유는 재화와 서비스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어야 하는 경영인은 스키마를 통해 소비자 정보처리 태도를 분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가진 한 개념(가령 이마트)이 이와 관련된 서술적 지식들과 서로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돼 있는 것(이마트에 대한 스키마-한국형 대형마트, 신세계백화점, 저가격, 할인점의 선두주자)을 파악하면, 이를 통해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그의 말처럼 경영학은 강의에서 언급한 심리학 이론 스키마만이 아니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물리학과 결합해 기관의 위험도를 나타낼 수 있는 ‘뎁트랭크(DebtRank)’ 척도의 개발을 예시로 들 수 있듯이 융합학문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수단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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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확산되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우리 모두 동참을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커피가 플라스틱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드링킹 리드’를 도입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엔제리너스커피는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다음 달 중순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컵 입구가 돌출되도록 제작해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5월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빨대 거치대를 없애고,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빨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지침을 내렸다.스타벅스도 올해 안에 종이 빨대와 함께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리드)을 매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1년 동안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21㎝)는 1억8000만 개에 이른다. 박한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 차장은 “종이 빨대 도입 시 연간 지구 한 바퀴(약 4만㎞)에 해당하는 총 3만7800㎞, 무게로는 126t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던킨도너츠와 베스킨라빈스는 지난 6월부터 매장 내에 빨대 거치대를 없애고,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빨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빨대 없이 사용 가능한 음료컵 뚜껑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30% 줄이고,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종이 빨대와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KOTR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재활용이 어렵고, 바다동물들에게 위협적인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전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