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
숫자로 읽는 세상
경기 악화에도 급증하는 세 부담…증가속도 OECD 4배
납세자 조세부담률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으로 법인세 부담이 증가한 데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도 늘어난 여파다. 조세에 더해 공적연금과 사회보험 납부액까지 반영한 국민부담률은 3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27일 발간한 ‘2020 조세수첩’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20.0%였다. 역대 최고였던 2018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세·지방세 조세수입 비율을 뜻한다. 국민의 조세 부담 수준을 보여준다. 조세부담률은 2010년 이후 줄곧 17%대였다가 2016년 18.3%로 오른 데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19.9%, 지난해엔 첫 20%대를 기록했다.세목별로는 법인세가 2018년 7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72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법인세는 2018년 최고세율이 기존 22%에서 25%로 높아지면서 세부담이 증가했다.국민부담률도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26.7%에서 지난해 27.3%(잠정치)로 높아졌다. 국민부담률은 조세에 더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험 납부액의 총합을 GDP로 나눈 비율이다.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은 각각 OECD 37개 회원국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2018년 기준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24.9%로 한국(19.9%)보다 5.0%포인트 높았다. 같은 해 국민부담률도 OECD 평균이 34.0%로 한국(26.7%)보다 7.3%포인트 높았다. 문제는 한국의 조세부담률 및 국민부담률 상승 속도가 OECD 평균에 비해 빠르다는 점이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2014년(17.1%) 대비 2018년 2.8%포인트 뛰어올랐으나 같은 기간 OECD 평
-
숫자로 읽는 세상
한국의 '고용 없는 성장' 추세 갈수록 굳어진다
‘고용 없는 성장’ 추세가 한층 굳어지고 있다. 제조업 등의 자동화·무인화 영향으로 국내 산업의 취업유발 계수가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2018년 취업유발계수는 10.1명으로 산출됐다. 취업유발계수는 제품 등의 생산이 10억원 늘어날 경우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취업자 수를 의미한다. 취업유발계수는 매년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 11.4명에서 2016년 11.2명, 2017년 10.6명, 2018년 10.1명이다. 올해는 10명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취업유발계수가 하락한 것은 생산 현장 곳곳에서 자동화·무인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공산품) 취업유발계수는 2015년 7.2명에서 2016년 7명, 2017년 6.5명, 2018년 6.2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다섯 명대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비스업도 2015년 14.5명에서 2016년 14.1명, 2017년 13.5명, 2018년 12.8명으로 내려갔다.서비스업 일자리 창출효과가 제조업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기준으로 농림수산업(23.7명) 서비스업(12.8명) 건설업(11명) 순으로 취업유발계수가 높았다. 최종 수요 항목으로 살펴보면 소비는 12.5명으로 투자(10.1명), 수출(6.7명)보다 높았다. 수출·투자보다 소비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높다는 뜻이다. 취업유발계수가 하락하는 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용난은 한층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일자리뿐만 아니라 부가가치 창출능력도 약화되고 있다. 부가
-
숫자로 읽는 세상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1인당 GDP 클수록 만족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큰 국가에 사는 국민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인당 GDP 세계 102위인 부탄이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는 기존 조사와는 엇갈리는 결과여서 주목된다.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갤럽이 145개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조사 기간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다. 그 결과 1인당 GDP 상위 10%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 대부분은 ‘음식을 사기 위한 돈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반면 1인당 GDP 하위 10% 국가에서는 같은 대답을 한 사람의 비중이 40%에 그쳤다.이뿐만 아니다. 1인당 GDP 상위 10% 국가에 사는 사람에게 자신의 생활 수준에 대해 점수를 매겨보라고 한 결과 10점 만점에 평균 7점이 나왔다. 하위 10% 국가는 평균 4점에 불과했다. 또 1인당 GDP 규모가 큰 국가에 사는 사람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밤에 혼자 걸어도 안전하다고 느끼며, 주택 가격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 결과는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발표한 ‘2020 세계 행복 보고서’ 내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조사에서 핀란드가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핀란드의 1인당 GDP는 지난해 기준 4만9700달러로 세계 15위다. 이어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순으로 행복도가 높았다. 모두 1인당 GDP가 세계 13위 안에 드는 국가다. 행복도 최하위군(153∼149위)에는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짐바브웨, 르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됐다.물론 경제 규모와 행복 순위가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는다. 1인당 GDP 세계 9위인 미국은 행복 순위가 18위에 그쳤다. 1
-
숫자로 읽는 세상
상반기만 3604곳 파산 신청…美기업 '줄도산 공포' 커진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파산 보호를 신청한 기업이 8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업 줄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지난 12일 미국파산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파산 보호 신청 건수는 총 3604건으로, 작년 동기(2855건) 대비 26.2%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부도 업체가 쏟아졌던 2012년(4122건) 후 최대 규모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4~6월만 놓고 보면 1891개 기업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작년 동기보다 40% 증가했다.미국의 파산 보호는 기업 채무이행을 일시 중지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절차다. 연방 파산법(챕터11)에 근거를 두고 있다. 파산 보호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채무이행이 중단되고 은행 등 채권자 중심의 위원회와 회사 측이 공동 회생안을 짜게 된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달리 종전의 기업 대표가 경영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미국에선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한 기업이 급증세다. 의류 업체인 브룩스브라더스부터 렌터카 업체 허츠, 항공사 라탐항공, 셰일 업체 체서피크에너지, 백화점 JC페니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전부터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거나 부채에 시달리다 전염병 사태로 결정타를 맞았다는 분석이 많다. 허츠의 부채 규모만 해도 총 190억달러에 달한다. 아예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는 기업이 더 쏟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1분기 미 기업들의 총 부채는 10조5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디폴트 도미노’에 따라 영세 상인 및 연금 생활자 등 무담보 채권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
-
숫자로 읽는 세상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브랜드 1위' 질주 비결은 서비스 표준화와 품질관리로 이룬 '평판의 힘'
브랜드는 어떤 기업이나 제품을 드러내는 이미지의 집합이다. 기업이나 제품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다른 기업·제품과 차별화를 이끌어 소비자에게 각인되도록 한다. 소비자는 여러 제품의 사용 경험을 통해 특정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갖게 되고 그 브랜드 제품을 계속 구매하게 된다. 이 때문에 브랜드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도 브랜드 가치로만 거액이 거래되기도 한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부동산업계에서 브랜드 관리를 잘하는 기업으로 현대건설이 자주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선도업체로 일찌감치 1965년 중동 등 해외 건설사업에 나서는 등 국내 건설업계 맏형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토목공사뿐 아니라 주택사업도 강화해 부동산업계에서도 리더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는 ‘힐스테이트’로 ‘라이프스타일 리더’라는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고 있다.현대건설은 최근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품질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에 대한 7대 품질기준 매뉴얼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은 물론, 실무자를 중심으로 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보다 세밀하게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7대 브랜드 품질기준 매뉴얼은 브랜드 관리부터 수주 관리, 설계 관리, 분양 관리, 시공 관리, 마감재 관리 및 AS(애프터서비스) 관리까지 7개 항목으로 나눠 주택사업 전 과정에서 표준화된 품질 관리를 한다.이 품질기준 매뉴얼을 보면, 시공 품질 부문에서 가구 내 욕실 타일의 모양과 색상까지 매우 세밀하게 규정하고 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코로나 장기화 대비 자금 마련"…빚 늘어나는 美·日 기업
올 들어 글로벌 기업 1400곳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급랭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된 탓이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앞다퉈 나섰다. 미국과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지난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채무 비율은 4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미국의 기업 채무(금융회사 제외) 규모가 처음 10조달러(약 1경1966조원)를 넘어선 이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의 GDP 대비 기업 채무 비율도 96%로 1년 만에 7%포인트 상승했다. 미국과 일본의 기업 채무 규모는 14조7762억달러로, 13조6092억달러인 중국의 국내총생산(2018년 기준)을 넘어섰다.기업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자금 조달을 서두르면서 채무 규모도 크게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 중앙은행(Fed)과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자국 기업의 경영 파탄을 막기 위해 회사채를 적극 매입한 것도 기업 채무가 늘어난 배경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4월 회사채 매입한도를 10조5000억엔(약 116조676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렸고, Fed는 코로나19 이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등급 이하)으로 떨어진 ‘추락천사(fallen angel)’ 채권도 사들이고 있다.하지만 경기 추락 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중앙은행의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무더기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 들어 6월 25일까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전 세계 1392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배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의 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랐던 2008년 금융위기
-
숫자로 읽는 세상
숙련도 낮고, 인건비 부담…'계륵'된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덩달아 임금 수준이 뛰었지만 오히려 짐을 싸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고 있다. 3D 업종(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분야 산업)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산업 역군’ 역할을 했으나 인건비 부담이 불어나면서 업계의 외국인력 선호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최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소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신청률은 83.6%로 집계됐다. 고용부는 외국인력 7552명을 배정했으나 신청 인원은 6318명에 그치면서 세 분기 연속 미달됐다. 2분기 신청률은 71.9%로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외국인 고용허가제는 2004년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가 매년 쿼터를 정해 외국인을 배정하면 중소기업이 필요한 인원만큼 신청하는 방식이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력은 대부분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으로 최대 4년10개월간 국내 업체에 근무할 수 있다. 이들은 내국인과 같은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제를 적용받는다.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월 300만원 이상 임금을 받은 E-9 외국인 근로자는 2만8200명으로 전년(1만6900명) 대비 66.8% 증가했다. 200만원대를 받은 외국인 인력도 16만2200명으로 전년에 비해 늘었다. 반면 200만원 미만을 받은 외국인력은 22.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상황 전반이 어려운 점도 최근 외국인 수요가 줄어든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력을 아예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민경진 한국경제신문 기자 min@hankyung.com
-
숫자로 읽는 세상
"美·유럽은 위험"…K-방역에 유학생 몰려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올해 2학기 해외 유학생들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호주, 유럽 등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한국의 방역과 K팝 등의 영향까지 더해져 외국인 유학생이 오히려 더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최근 경희대에 따르면 2020학년도 2학기 학부 외국인 신입생 지원자는 633명으로 전년도 2학기(616명)에 비해 17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어학당 학생과 외국인 교환학생 수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한양대도 2학기 학부 외국인 신입생 지원자 수가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성균관대 역시 외국인 대학원생 지원자 수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양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자 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경쟁률이 1학기보다 높아졌다”며 “코로나19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2학기 해외 유학생 지원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해당 대학들은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여파에도 유학을 택한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유학생은 학위과정을 밟으려면 장기간 체류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미국, 유럽보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 유학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한류 붐에 따라 한국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유럽 등으로의 유학길이 막히면서 한국을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 학생이 최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대학들은 1학기 외국인 유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