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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쓸 곳 많아지자…'증세'로 바뀐 미국 법인세 전략

    세금은 공동체 번영의 주춧돌이자 국가 발전의 근간입니다. 국방과 치안, 경제발전, 복지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들은 재정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모든 국민(법인을 포함해)에게 납세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죠. 하지만 가급적 세금을 적게 내려는 게 인간의 심리이다 보니 세율이 낮은 곳으로 국적을 옮기거나 사업장을 이전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세금이 없거나 매우 적은 버뮤다나 버진아일랜드 등은 이런 사람과 기업들을 끌어들입니다. 조세피난처(tax haven)로 불리는 곳들이죠. 법인세 인하 눈치싸움그동안 세계의 주요 국가들은 법인세를 얼마나 부과할지 눈치싸움을 해왔습니다. 상당수 국가가 기업들에 투자 유인을 제공하고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경쟁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아일랜드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10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아일랜드는 법인세를 12.5%로 대폭 인하해 적극적인 기업 유치에 나섰고, 이 덕분에 국가 부도 5년 만인 2015년 경제성장률이 7.8%까지 치솟았습니다. 글로벌 기업 유치 총력전을 펼친 아일랜드에 ‘켈틱의 호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습니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2017년 취임하면서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춰 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유턴)를 지원했고, 이 덕분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디지털세 도입 논란기업들은 기업 나름대로 세금을 줄이기 위해 기발한 전략을 쓰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구글의 ‘더블 아이리시 위드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Dutch Sandwich)’입니다. 다소 복잡한데 쉽게 설명하자면 구글이 세율이 낮은 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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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테크·테크핀의 시대 은행의 변신은 어디까지

    “엄마, 어디 가세요?”“은행에 돈 찾으러 간다.”“예? 휴대폰 결제하면 되죠. 다 돼요.”“^^;;”은행을 보는 시각과 개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돈을 찾으러 은행에 간다는 부모님의 말을 즉각 이해하지 못합니다. 책도, 피자도, 모자도 모바일 결제로 사는 시대에 돈을 찾아서 지불한다는 개념이 옅어진 것이죠. 최근 은행 창구에 직접 가본 학생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제로(0)에 가깝지 않을까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무엇인지도 잘 모를 겁니다. 상황이 이러니까, 은행들이 지점과 ATM을 자꾸 줄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은행을 잘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죠.은행들은 새로 등장하는 서비스로 무장해야 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아침저녁으로 등장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은행들은 테크핀 기업 움직임에 주목하고, 핀테크를 접목해야 합니다. 테크핀은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금융업에 뛰어드는 것을 말하고, 핀테크는 기존 금융기업이 IT를 접목하는 형태를 말하죠. 경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금융업의 역사는 고대 바빌로니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만 은행업의 시초는 13~14세기 유럽에서 나타났습니다. 튼튼한 금고를 가진 환전상이 금을 보관하면서 금 보관증을 발행했죠. 이것이 화폐처럼 거래 수단이 됐습니다. 예금업무였고 지급업무였죠. 환전상들은 금 주인 중에서 10% 정도만 금을 찾으러 오고 나머지 90%는 금 보관증을 화폐처럼 계속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환전상들은 남은 금 90%에 대한 증서를 발행해서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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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년 전 환전상 교환대서 유래된 bank…모바일로 진화

    은행(銀行·bank)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입니다만, 은행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른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금융업의 역사는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만, 은행의 역사는 대체로 13~14세기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은행의 초기 모습은 상업과 무역이 빈번했던 곳에서 출현했습니다. 지중해 무역의 중심국가 이탈리아는 대표적인 곳이었죠. 상거래가 빈번한 곳에는 나라마다 다른 화폐가 오고 가죠. 환전상이 화폐 교환과 거래의 불편을 덜어줬습니다. 환전상이 사용하던 환전대가 뱅크(bank)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은행의 어원이랍니다.환전상은 초보적 은행 업무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튼튼한 금고를 가지고 있던 이들은 귀족과 왕족의 금을 보관하게 됐습니다. 금을 보관했다는 증서를 금 주인에게 발행해줬지요. 보관비도 조금 받았다고 합니다. 금 주인은 무겁고 부피가 큰 금을 거래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가벼운 금 증서를 화폐처럼 쓸 수 있어서 편리했을 겁니다. 금 증서가 화폐 역할을 했던 것이죠. 그것을 가져가면 금을 내주니까요. 환전상이 예금은행이었던 거죠.환전상은 환전상 나름대로 맡긴 금을 이용했습니다. 환전상들은 금을 맡긴 사람 중 10% 정도만 금을 찾으러 온다는 패턴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 말인즉, 환전상은 나머지 90%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아 챙길 수 있다는 거지요. 화폐를 지급, 결제, 유통한 겁니다. 오늘날 은행들이 예금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율(예를 들어 10%)이 탄생하게 된 경험적, 이론적 배경입니다.환전 업무를 통해 돈을 크게 번 금융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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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금 받고 돈 빌려주기만 하는 곳?…은행에 대한 편견

    ▷선생님=오늘은 은행에 대해 공부해봅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는 6405개로 1년 새 304개 줄었다고 하네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은행이 점차 사라지는 느낌이네요. 은행이란 무엇일까요.▷현명한=은행은 여윳돈이 있는 이로부터 예금을 받아서 필요한 이에게 빌려주는 곳입니다. 금융기관의 대표라 할 수 있죠.▷선생님=역시 전교 1등 명한이가 잘 알고 있군요. 우리가 사업을 시작하거나 아파트를 구입하려는데 돈이 모자라면 빌려야 하잖아요. 반대로 돈이 남는 사람은 저축을 하겠죠. 이처럼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금융이라고 하는데 은행이 대표적 금융회사입니다. 특히 은행을 통하는 것을 간접금융이라고 하는데, 기업이 주식과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과 대비해서 중간에 은행이 매개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통상적으로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데 이를 예대금리차(예대마진)라고 하죠. 그 차이만큼이 은행의 수입이 되는 것입니다. 은행은 다른 기능도 하는데… 아는 사람?▷명석해=지급결제와 환전업무도 은행의 중요한 역할로 알고 있습니다.▷선생님=학생회장 석해, 훌륭해요. 우리가 돈을 많이 갖고 다니기 힘들잖아요. 예를 들어 A은행에 돈을 맡겨놓고 A은행 명의의 수표 한 장만 써서 주면 수표를 받은 사람이 A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받을 수 있어요. 수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예금으로 B은행에 입금할 수도 있는데 B은행이 수표를 발행한 A은행으로부터 그만큼의 돈을 돌려받게 되죠. 신용·직불카드 대금결제도 이와 마찬가지로 은행의 지급결제 기능을 통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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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랜더스는 왜 40세 추신수에게 27억을 줬을까?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던 추신수 선수(40)가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왔습니다. 신세계가 창단한 팀 SSG 랜더스에 입단해 선수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신세계는 추 선수에게 연봉 27억원을 주기로 했답니다. 한국 프로야구계에서 마흔 살 선수에게 연봉 27억원을 쏜 전례는 없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2015년 미국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요.신세계가 은퇴할 나이인 추신수 선수를 데려온 이유는 성적보다 그의 스타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일부 야구 분석가는 “추 선수가 이미 몸값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추신수 영입 없이 창단했다면 SSG 랜더스의 이름이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알려졌겠냐는 겁니다. ‘추=SSG 랜더스’가 됐다는 것이지요. 추 선수는 구단 대표 모델로 활동하면서 모기업인 신세계를 유통 최강자로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롯데가 신경쓰는 이유죠. 또 추 선수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과 그를 보러 오는 팬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추신수 영입은 남는 장사라는 겁니다. 스타와 구단 가치는 우상향 관계?SSG 랜더스처럼 스포츠 구단들은 왜 많은 돈을 들이면서 스타 선수를 영입하려 할까요? 그리고 선수들은 왜 기를 쓰고 스타 선수가 되려고 할까요?먼저 구단 입장에서 살펴보죠. 미국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 야구팀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스타 선수를 경쟁적으로 영입하죠.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스타 선수를 보유한 구단은 우승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관중 입장권 수익, 유니폼 판매, TV 중계권료, 스폰서 수입, 상표권료, 주차장 수입,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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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스포츠에도 '경제이론'이 숨어있다

    한국 프로야구인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가 지난 3일 개막하면서 스포츠 시즌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SSG 랜더스로 리그에 참여하는 데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 선수가 국내에 복귀하면서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인류가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왔던 몸쓰기를 일정한 틀 내에서 규범화하고 경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열정을 스포츠로 나타낼 수 있다는 의미죠. 또 경기에서 이긴 사람을 스포츠 영웅으로 떠받들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현대사회에서 스포츠는 개인적으로는 건강 유지, 자아실현, 스트레스 해소 등의 역할을 하고 사회적으로는 공동체 의식 강화, 국가 이미지 제고 등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스포츠에는 또한 경제학적 함의가 들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5월 펴낸 스포츠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세계 스포츠산업 규모는 1조3000억달러(약 1473조원)에 달합니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프로리그가 활발한 미국이 5397억달러(약 611조원), 축구가 강한 유럽연합이 2997억유로(약 376조3900억원·2015년 기준)이며 우리나라도 78조670억원(국내총생산의 0.4%)에 달합니다. 국내로만 따져도 10만3145개 업체에서 43만5000여 명이 스포츠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구단들은 가격 차별화 등 다양한 경영 전략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죠.또 관객을 겨냥한 기업들의 홍보 마케팅이 결합하면서 스포츠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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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즈 판매·마케팅·가격차별…스포츠에도 경제원리 작동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국내 프로야구(KBO 리그)에 뛰어들면서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마케팅 경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구와 본업을 연결하지 못한다”며 롯데를 지적하자 롯데는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고 맞불을 놓은 것이죠. 신세계 계열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신세계그룹 야구단인 SSG 랜더스의 이름을 딴 ‘랜더스데이’를 열어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행사를 벌였고, 롯데마트 역시 창립 23주년을 내세워 4월 한 달 동안 총 네 차례 할인행사를 펼치기로 했죠.이처럼 스포츠는 기업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킬 수 있는 매개체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 광고(노출)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죠.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스포츠 경기 후원사가 되거나 관련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어서죠.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랜더스데이 행사로 예년 할인행사에 비해 20%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대비 20배 홍보효과2018년부터 KBO 리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신한은행은 연간 80억원 정도를 후원금으로 쓰지만 홍보효과는 한 해 2400억원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통 올림픽, 월드컵, F1(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대회를 3대 스포츠 이벤트(F1 대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꼽기도 함)라고 하는데 이를 후원해 독점적 마케팅 활동을 보장받는 공식 후원업체들은 투자 대비 20배 수준의 유·무형 홍보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나이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식 후원을 통해 기업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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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A국가와 B국가는 수박 한 통과 참외 10개를 맞교환합니다. 수박과 참외는 1대 10의 등가성(等價性)을 가집니다. A국가와 B국가가 서로 교역을 한다면, 모든 것이 교환 비율을 가질 겁니다. 교환 비율은 고정되어 있거나 변할 겁니다. 수박 농사가 잘 안됐거나, 참외밭이 가뭄으로 망한 경우, 수박과 참외 교환 비율은 달라지겠지요.A국가와 B국가의 화폐는 어떨까요? 그것에도 교환 비율은 존재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환율(exchange rate)이라고 부릅니다. 환율이 달라지는 이유는 수박과 참외의 관계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한 가지 점에선 환율은 수박-참외와 같습니다. 환율도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죠. 가령 H국가의 화폐를 원하는 나라와 기업, 개인이 많으면 즉 수요가 많으면, H국가의 화폐 가치는 올라갈(환율 하락) 겁니다. 반대라면, 화폐 가치는 떨어질(환율 상승) 겁니다.환율은 공급에 따라서도 변합니다. H국가가 필요 이상으로 돈을 많이 찍어 공급했다면 이 돈의 가치는 떨어질 겁니다. 남아메리카에 있는 베네수엘라는 돈을 인쇄기로 마구 찍어낸 결과 화폐 가치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아무도 베네수엘라 돈을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와 정치 상황에 따라서도 바뀝니다. 예를 들어 C국가의 경제와 정치가 불안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겁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지고 있던 C국가의 화폐를 달러로 바꿔나갈 겁니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 맞습니다. C국가 화폐가 싸지고 달러가 비싸집니다. 환율이 폭등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C국가가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를 많이 가져와서 C국가 화폐로 바꿀 것입니다. C국가의 화폐 가치가 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