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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성 큰 암호화폐보다 금이 더 안전자산…아파트 잘못 사면 '하우스 푸어' 되기도

    여러분은 어떤 투자 성향을 지녔나요? 위험자산 투자형인가요, 아니면 안전자산 투자형인가요?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원칙이 두 개라고 했어요.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고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돈을 잃지 않는다? 그 뜻은 아마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말일 겁니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돈을 벌기만 하지는 못합니다. 변동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죠.현금은 안전자산일까요? 자산은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현금은 변동성이 작은 안전자산에 속하긴 하지만, 완전한 안전자산은 아닙니다. 물가가 급하게 오르면 현금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A는 5억원의 현금을 은행에 넣어 두었고, B씨는 5억원으로 아파트를 샀습니다. 2년간 인플레이션이 극심해 5억원 하던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으로 올랐습니다. A씨는 이자를 조금 받았겠지만 이제 5억원을 주고 아파트를 살 수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화폐처럼 돈이 휴지조각이 될 때도 있죠.반대로 현금을 쥐고 있는 게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 돈을 빌려 집을 샀는데, 대출금 이자율이 급등하고 집 거래가 뚝 끊겨 집값이 폭락한다면요. 매월 이자 내느라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되는 거죠. 경제 상황에 따라 현금과 부동산의 얼굴이 바뀐다고 보면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르내리는 가격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부동산은 현금보다 위험한 자산입니다.금(gold)은 어떨까요? 금은 인류의 영원한 안전자산으로 통합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세계에 있는 채굴된 금(매장분 제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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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가 지능순이라면 뉴턴은 왜 실패했을까? '블랙 스완' 날아들지만, 거시지표 잘 봐야죠

    경제는 복잡합니다. 완전한 질서나 무질서 상태가 아닌 묘한 세계죠. 확실성, 위험, 불확실성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 수많은 기업, 수많은 나라, 수많은 생산요소, 수많은 욕망, 수많은 필요가 엮여 있으니 말이죠.이런 복잡계에서 투자한다? 쉽지 않을 겁니다. 생각하고 이해하고 분석하고 결정하려면 머리가 제법 아프죠. 수많은 변수를 알아내는 휴리스틱(heuristic), 즉 ‘발견법’은 우리 눈앞에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때론 어림짐작 혹은 직관으로, 때론 패턴 이해와 분석과 확률로, 때론 칠면조(추수감사절에 요리되는 걸 모르고 먹이를 기다리는)처럼 투자합니다.지식과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투자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 성공이 지능순이라면, 중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주식 투자로 거의 전 재산을 날리진 않았겠지요? 투자할 때 잘 들여다봐야 할 거시 변수들을 정리해보죠.인플레이션, 경제 성장률, 금리, 실업률, 무역, 통화정책, 정부 성향을 핵심 변수로 살펴야 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1주일이나 한 달 만에 훅훅 바뀌는 게 아니어서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정부 발표, 신문·방송의 보도, 유튜브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말합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한다는 말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죠.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푸는 데 있습니다. 돈이 많이 풀려 흔해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죠. 갑자기 공급 물량이 부족할 때도 물가는 오르지만, 이것은 곧 해소될 겁니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을 때 가격이 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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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를 확보하라",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한국·대만 파운드리 격돌, 미·중은 투자 경쟁

    세계는 지금 반도체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면, 돈 되는 제품을 만들어 팔기 어려운 게 요즘 글로벌 시장입니다.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쓰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기업·개인용 컴퓨터, 모바일 휴대폰, 인공지능, 빅데이터, 센서, 로봇, 태양광, 자동화 생산라인, 드론, 첨단 무기, 우주산업 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영역이 없습니다. 이런 4차 산업혁명 구조에서 반도체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다? 그런 나라는 성장을 포기하고 도태할 겁니다.미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과 물량 확보 실패로 자동차 생산이 제대로 안 됐습니다. 정계와 산업계에 난리가 난 거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대만 기업 담당자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미국에 먼저 반도체를 공급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는 거였죠.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인 백악관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흔들면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일전에 반도체를 못에 비유했어요. “For want of a nail, the shoe was lost. For want of a shoe, the horse was lost. And it goes on and on until the kingdom was lost.” 해석해봅시다. “못이 부족하면 편자가 사라지고, 편자가 사라지면 말이 사라지고, 결국 왕국까지 소멸된다.” 반도체가 없으면 국가가 흔들린다는 의미입니다.미국은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520억달러(약 62조원) 지원법을 의회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은 세계 반도체 공급 물량의 75~78%를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60%를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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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출범…정부·국가는 무엇인가?

    우리는 10일 새로운 정부를 가집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바뀌는 것이죠. 정부가 바뀐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나라 정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5년마다 바뀝니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기 때문이죠.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된 자는 정부를 구성합니다. 그래야 국가를 통치할 수 있죠.궁금증이 또 생깁니다. 정부와 국가는 다른 것인가? 네, 다릅니다. 정부는 국가의 일을 하는 조직입니다. 국가는 개별 국민 주권의 집합체일 뿐 직접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정부라는 인적(人的) 조직이 일을 대신하죠. 정부는 정기적으로 바뀌지만, 국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려에서 조선, 대한민국으로 정체(政體)가 바뀌지 않는 한, 국가는 단일한 주권으로 지속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에 반대할 수 있지만 국가를 부정하진 못합니다. 반(反)정부 시위와 반(反)국가 시위가 완전히 다른 이유죠.인류는 왜 정부를, 국가를 만들었을까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홉스, 로크, 루소는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사회계약으로 국가를 세우고 정부를 만들었다고 했어요. 정부와 국가를 공부해 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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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권력 남용하고 타락하기 쉽기 때문에 권력 나누고 제한해야 개인의 권리 보호되죠

    국가는 혼자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국가는 개별 주권의 총합이긴 하지만 일을 할 수 있는 손발과 머리가 없습니다. 인간과 인간의 조직이 없으면 국방 문제, 질서 문제, 복지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어떤 정부인가정치철학자와 사상가들은 정부를 만들면서 개인의 권리와 정부 권력 간 관계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개인이 우선이냐, 국가가 우선이냐?” 하는 것이었죠.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같은 그리스 철학자들은 폴리스(polis), 즉 국가 우선주의를 주장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의 《정치학》, 플라톤의 《국가론》이 보이는 공통점이죠. 정치는 공공선(public good)을 실현하는 공공 영역이기 때문에 개인들은 그것에 복종해야 한다는 겁니다.이런 주장을 근대적 민주주의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미국에서 벌어졌습니다. 미국 독립과 미국이 만든 최초의 성문헌법이 그 증거입니다. 미국 민주주의와 헌법은 이후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표준이 되었고, 거의 모든 지구촌 국가는 비록 선언적 의미에 그칠지라도 개인을 국가에 우선시합니다. 가장 먼저 나타난 건 권력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 의회 권력의 독재를 우려한 알렉시스 드 토크빌,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걱정한 몽테스키외 등은 모두 국가 우선주의의 위험성을 경계했습니다. 정부와 국가가 권력을 남용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죠. 국가를 앞세운 절대 권력의 부패는 자주 있었죠. 삼권분립과 권력제한매디슨을 비롯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권력을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먼저 나눴습니다. 입법부에 법률제정권과 탄핵소추 및 심사권을, 사법부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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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홉스 "야만 상태 벗어나기 위해 국가 만들었다"…로크 "개인의 생명·재산·자유 위해 국가 세웠다"

    우리는 정부를 왜 세울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는 먼저 ‘국가가 왜 생겨났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정부는 국가의 일을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국가를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합니다. 국가의 탄생을 설명하는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정치 철학적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 신학적입니다. 홉스·로크·루소사회계약설은 대표적인 정치 철학적 시각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각자의 자유를 공동체에 양도하기로 암묵적으로 합의 또는 계약했고 그 결과 국가가 생겼다는 겁니다. 개인의 개별 주권이 단일한 전체 주권체로 뭉쳐진 것이 국가라는 거죠. 이때 국가는 개별 주권의 단순한 합보다 크답니다. 서양 철학은 이것을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고 정의합니다. 국가는 개인의 합보다 큰 그 무엇이죠.사회계약설은 세 갈래로 나뉩니다. 토머스 홉스(1588~1679)의 사회계약설, 존 로크(1632~1704)의 사회계약설,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사회계약설이 그것입니다. 셋 다 모두 계약설이라는 점에선 동일하지만, 계약의 이유를 조금씩 다르게 설명합니다.홉스는 ‘폭력적인 자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계약했다고 설명합니다. 그가 본 자연 상태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 상태입니다. 이런 환경에선 가장 중요한 자연권, 즉 생명 존중과 보존은 운에 달렸습니다. 내가 먼저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야만의 상태가 되죠. ‘죄수의 딜레마’ 상태라고도 표현합니다.홉스는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투쟁 상태가 없는, 평화로운 사회를 구현할 필요성을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모든 사람을 복종시킬 만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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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성장하는 길…민간 주도 or 정부 주도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1일 취임사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 성장’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은행은 통화량을 조절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을 제1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인데요. 이곳의 새 수장이 ‘민간 주도 경제 성장론’을 강조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답니다. 이 총재는 “과거와 같이 정부가 산업 정책을 짜고 모두가 밤새워 일한다고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순 없다. 민간 주도로 보다 창의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어요.민간 주도 경제 성장? 경제 성장 앞에 굳이 ‘민간 주도’를 붙인 까닭이 문득 궁금해지네요. 역사적으로 경제 영역에는 두 개의 ‘충돌하는 비전’이 존재했습니다. 하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앞엣것을 민간 주도 경제, 뒤엣것을 정부 주도 경제로 구분해서 사용했던 것이죠.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지구촌에서 부자 나라는 시장경제를 계획경제보다 앞세우는 나라들입니다. 민간이 주도하지 않고 정부가 주도하는 나라는 성장보다 후퇴를 경험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민간이, 시장이 정부보다 희소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이지요. 4, 5면에서 더 공부해볼까요?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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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밤새워 일한다고 경제성장 안된다"…"민간 경제로 창의적·질적인 성장 해야"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취임사에서 ‘민간 주도 경제 성장’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 경제 전환, 지정학적 경제 블록화 등으로 한국 경제는 대전환의 갈림길에 섰다”며 “우리 경제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경제정책의 프레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과거와 같이 정부가 산업정책을 짜고 모두가 밤새워 일한다고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민간 주도로 보다 창의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해하기 쉬운 비유도 들었다. “과거 잘 달리던 경주마가 지쳐 예전같지 않은데도 새 말로 갈아타기를 주저하는 누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중략)기업들이 이끄는 민간 주도 경제는 공공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창의적이다. 세상은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해간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있다. 한순간이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을 놓치면 바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만 해도 그 중요성이 강조된 것은 10년이 넘었지만, 이것을 혁신적 서비스로 바꾼 것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정도다. 테슬라가 오래전 열어젖힌 전기자동차 시대를 이제 후발 주자들이 숨 가쁘게 쫓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를 발 빠르게 따라잡는 일은 절대로 정부가 해줄 수 없다. 오로지 민간의 도전과 열정만이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민간 주도 경제는 필연적으로 ‘작은 정부’를 요구한다. 이것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 지나치게 비대해진 공공부문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나라가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