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이해
반도체는 무엇일까요.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나 철 같은 물질을 도체라고 하고, 전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고무나 유리 같은 물질을 부도체라고 부릅니다. 반도체는 이름 그대로 평소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다가, 특정 조건에서 열을 가하거나 빛을 쬐어주거나 전압을 걸어주면 전기가 통하는 반만 도체인 물질을 뜻합니다.
주재료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래에서 추출한 규소, 즉 실리콘입니다. 순수한 실리콘은 원자 구조상 전자가 꽉 차 있어 전기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아주 미량의 불순물인 인이나 붕소 등을 강제로 집어넣는 도핑 과정을 거치면, 전기가 흐르는 성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요.
이 조절 능력을 이용해 만든 반도체의 가장 기본 소자가 바로 트랜지스터입니다. 트랜지스터는 전기를 보내거나 차단하는 디지털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전기가 흐를 때를 ‘1’로 인식하고 전기가 흐르지 않을 때를 ‘0’으로 인식하는 이진법 신호를 만드는데, 이 0과 1의 무수히 많은 조합이 바로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재생하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디지털 세상의 언어가 됩니다. 손톱만 한 반도체 칩 안에는 수백억 개의 초미세 트랜지스터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작은 반도체 안에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쌓아 만드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이 과정은 8대 과정으로 축약되죠. 1단계는 도화지를 만드는 웨이퍼 제조 공정입니다. 모래에서 추출한 규소를 뜨거운 열로 녹여 실리콘 기둥인 인곳을 만들고, 이 기둥을 얇은 원판 모양으로 잘라 거울처럼 매끄럽게 다듬으면 동그란 판 모양의 웨이퍼가 완성됩니다.
이 웨이퍼 위에 고온의 산소나 수증기를 불어넣어 아주 얇고 균일한 실리콘 산화막을 형성하는 산화 공정이 두번째입니다. 이 산화막은 나중에 흐를 미세한 전기들이 엉뚱한 곳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든든한 절연막이자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다음은 컴퓨터로 설계한 정교한 회로 지도를 웨이퍼 위에 그리는 포토 공정입니다. 웨이퍼에 빛에 반응하는 액체인 감광액을 바른 뒤, 회로 모양이 그려진 필름을 대고 강력한 자외선 빛을 쬐어주면 빛을 받은 부분의 감광액만 성질이 변하면서 회로 모양이 도화지 위에 고스란히 복사됩니다.
이렇게 빛을 받아 성질이 변한 부분을 화학 물질이나 가스를 이용해 정교하게 깎아내는 식각 공정을 거치면 비로소 입체적인 회로 패턴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전기가 흐르는 물질이나 부도체 성질의 아주 얇은 막을 분자 수준으로 입히는 박막 증착 공정을 진행하고, 전기가 통할 수 있도록 미세한 이온을 주입하여 소자의 성질을 완성합니다. 소자들이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전도성이 우수한 구리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으로 미세한 전선을 연결하는 금속 배선 공정까지 거쳐야 웨이퍼 위에서의 일이 마무리됩니다.
이후 컴퓨터 칩에 전기를 흘려보내 설계대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고, 동그란 웨이퍼에서 칩을 낱개로 잘라내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케이스로 감싸고 외부 연결 핀을 다는 패키징 공정을 마치면 우리가 사용하는 완제품 반도체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필요한 디램과 낸드플래시는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디램은 전원이 꺼지면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입니다. 대신 처리 속도가 빛의 속도만큼 매우 빠르기 때문에 컴퓨터 작동 중에 중앙처리장치 옆에서 임시 작업대 역할을 수행합니다.
반대로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입니다. 데이터를 기록하고 읽는 속도는 디램보다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우리가 찍은 사진이나 영상, 음악 등을 오랫동안 보관하는 안전한 창고 역할을 도맡아 합니다.
디램에는 전하를 보관하는 커패시터가 있습니다. 여기 전하가 차 있으면 일, 비어 있으면 영으로 데이터를 기억합니다. 반도체 회로가 작아지면, 그만큼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작아지겠죠. 작은 공간에 많은 전기를 넣는 게 한국 기업들의 기술입니다.
낸드플래시를 만들 때도 혁신이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한정된 평면 위에 세밀하게 회로를 그렸어요. 하지만 공간적 한계가 있었죠. 한국은 도심에 고층 아파트를 짓듯 셀을 위로 삼차원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브이낸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냈어요.NIE 포인트
2. 디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차이점에 대해 공부해보자.
3. 디지털 시대에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비유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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