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생글생글의 형식은 바뀌지만, 국내 최고의 경제교육 콘텐츠를 만든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AI가 답을 대신 써주는 시대에도 우리는 왜 여전히 경제를 배우고 스스로 생각해야 할까요?
요즘 학생들은 글을 쓰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꺼냅니다. 생성형 AI가 영어 문장을 자연스럽게 고쳐주고, 경제 개념을 설명해주며, 독후감과 발표문까지 만들어줍니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선생님께 물으며,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던 불과 몇 년 전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요즘은 AI에게 질문만 하면 몇 초 만에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입시는 공정해야 하는가, 대학 자율에 맡길 것인가” “현 세대의 편익과 미래 세대의 이익이 충돌할 때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을 누가 던지느냐입니다. 질문하는 주체는 우리여야 합니다. AI는 답안지가 아니라 대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이죠.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옮겨 적지 말고, 답에 대해 의심하고 비교하며 다시 캐물어야 할 것입니다.
AI가 정보를 쏟아내는 시대일수록 이를 날카로운 질문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자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로 인해 이 과정을 건너뛴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은 공부가 편해지겠지만 학습의 깊이는 사라질 겁니다. 특히 경제 공부에서 질문하는 힘은 더욱 중요합니다. 왜 그런지 좀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AI가 결코 대신해줄 수 없는 '생각하는 시간'
빠른 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질문하는 힘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달라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배움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과와 빽빽한 학원 시간표, 특강과 선행학습으로 방학을 학기 중보다 더 바쁘게 보내는 학생들에게 부족한 것은 새로운 지식의 주입이 아닐지 모릅니다. 이미 배운 정보와 지식을 머릿속에서 숙성시키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할 수 있는 차분한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잘 작성된 기사나 칼럼과 마주하며 생각의 지도를 펼칠 수 있는 사유의 시간도 절실합니다.
청소년 경제 이해력 지극히 낮아
특히 경제는 선택의 학문입니다. 우리는 한정된 용돈 안에서 마라탕을 먹을지, 햄버거를 먹을지 선택합니다. 나아가 대학 전공과 직업을 고르는 일까지 우리 삶의 많은 순간은 경제적 의사 결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기왕이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려야겠죠? 경제는 세상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물가는 왜 오르는지, 금리인하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어떤 기업은 성장하고 어떤 기업은 실패하는지를 따져보는 과정에서 원인과 결과를 생각하게 됩니다.
경제학은 정답을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 아닙니다. 단순히 돈 버는 방법을 배우는 학문도 아닙니다. 경제학은 여러 선택지를 비교해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연습을 하게 해주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AI 시대가 되면서 경제 공부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경제 원리를 제대로 알면 중요한 순간마다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관계, 다양한 근거를 비교해 나만의 논리를 세워야 합니다. 이 같은 과정을 토대로 사고력을 키우고 논리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은 “수많은 의사결정과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마주치는 정보의 유용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제공하는 것이 경제 교육”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경제 이해력은 100점 만점 중 50점대에 그칩니다. 청소년의 경제 이해력이 낮은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종이신문을 넘어 AI 시대 경제 공부
과거 학교 공부는 정답을 빠르게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겁니다. 좋은 질문은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고, 그 생각은 창의성을 키워줍니다. 짧은 동영상과 요약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긴 문장을 읽은 뒤 이를 이해하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은 더 귀해지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통해 세상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논리를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인간이 지닌 고유의 능력입니다. AI가 대신해줄 수도 없고요. AI가 데이터를 분석해줄 수는 있지만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입니다.
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생각을 이끌어내는 도구입니다. 써보는 과정에서 내가 아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AI가 대신 쓴 글은 얼핏 멋져 보이지만, 내 생각이라고 할 수 없죠. 생글생글이 AI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제안하고 싶은 점도 이것입니다. 경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서로 토론하며, 실제 문제에 배운 내용을 적용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려는 것이지요. AI가 몇 초 만에 답을 주는 시대가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묻고 생각하고 써봐야 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생글생글이 항상 함께하겠습니다.NIE 포인트1. 국내 청소년의 경제 이해력은 왜 부족한 수준일까?
2. 우리의 일상이 경제적 선택의 연속인 이유를 설명해보자.
3.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어떤 문제점이 생길까?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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