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 <왜 당신은 죽어가는…>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면 제목을 왜 <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고 있는가>로 정했는지 짐작이 간다. 고윤 작가는 칼럼니스트와 강연가로 활동하며 7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소셜미디어 브랜딩 솔루션 업체 페이서스 코리아의 대표이기도 하다.
현대인이 가장 많이 겪는 심리 증후군 43개를 토대로 우리가 해야 할 ‘마음 챙김’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 존재하는 심리 현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고장 난 점을 찾아 회복의 시작점에 서라고 권한다.
익숙한 증후군도 있지만 드 클레랑보 증후군, 와이트 섬리딩 증후군, 스티브 블래스 신드롬처럼 낯선 용어도 있다. 작가는 43개의 증후군을 자신의 이야기와 세상사를 곁들여 진솔하게 풀어냈다. 25세에 혈액암 판정작가는 첫 장을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시작하면서 자신이 2014년부터 이 병과 싸우고 있다고 고백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구해 첫 출근을 하기 사흘 전,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본격적인 증후군 여행을 떠나보자.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나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심리 현상을 ‘블랭킷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담요로 몸을 감싸며 안락함을 느끼듯, 성인들도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벗어나기를 꺼리는 현상이다. 하지만 과도한 안정성 추구는 새로움의 기회를 상실하게 한다. 저자는 “98%의 걱정이 나를 끌어내리려 할 때 2%의 확신으로 날아오르자. 가장 무서운 건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이다. 잠재력을 믿어라”라고 독려한다.
‘스티브 블래스 신드롬’은 야구선수가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등 제구력 난조를 겪는 증후군을 뜻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스티브 블래스의 이름에서 따온 정신적 장애로 무대 공포증도 그 일종이다. 저자는 불안과 정면으로 맞서는 말 습관을 소개했다. “나는 할 수 있어. 오히려 좋아, 잘된 거야. 이걸로 더 성장할 수 있겠군. 지난번에도 잘했으니 이번에도 잘할 거야. 완벽할 필요 없어, 부담 갖지 말자. 이건 나를 위해 준비된 거야.” 내 마음을 방치하지 말자‘바르고 착한 아이’라는 칭찬 때문에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착한 사람 증후군’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마음이 병들어도 타인에게 비치는 이미지를 지나치게 신경 쓰는 사람은 한계를 무시하고 너무 많은 배려를 하느라 힘들다.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숨기고 억누르게 되면 극한의 스트레스가 몰려온다.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 아니다.
‘드 클레랑보 증후군’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과한 망상을 뜻한다. 상대가 불쾌한 기색을 보이면 ‘우리 관계를 알리기 부끄러워서 거부하는 척한다’고 생각한다.
차분하게 읽다 보면 ‘심리 치유법’을 저절로 익힐 수 있다. 우울과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인 병은 대개 ‘방치’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심리 증후군은 고장난 우리 삶을 대변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각각의 증후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삶이 녹아 있어 생소한 증후군도 쏙쏙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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