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194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헤르만 헤세는 개인의 영적 성장 과정이 주요 모티브인 소설을 주로 발표해왔다. 한 인간의 평생에 걸친 성장을 담은 <싯다르타>는 2024년부터 역주행하더니 5월 초 기준 교보문고와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1위와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싯다르타>는 헤세가 45세이던 1922년에 출간됐다. 헤세는 44세 때 약 1년 반 동안 창작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울증에 빠져 정신분석 치료를 받았다. 힘든 상황에서 여러 체험을 하며 종교적 성장소설 <싯다르타>를 썼다.

소설 속 싯다르타는 인도에서 가장 높은 계층인 바라문 가문의 아들이다. 어느 순간 싯다르타는 삶이 전혀 기쁘지 않다. 최고의 지혜를 배워도 정신은 만족을 얻지 못하고, 영혼은 안정을 얻지 못했으며,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싯다르타는 급기야 친구 고빈다와 함께 뼈만 앙상한 고행자의 무리인 사문을 따라간다. 싯다르타의 목표는 단 하나, ‘모든 것을 비우는 것’이다. 3년 정도 힘든 수행을 하는 가운데 현인 고타마를 만나게 된다. 어느 순간 싯다르타는 고타마가 깨달은 해탈이 ‘가르침을 통해 주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고빈다와 작별하고 홀로 떠나다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정답 없는 세상에서 '진짜 나'를 찾아가는 법
싯다르타는 고빈다와 작별하고 숲을 떠나면서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거지 몰골로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뱃사공으로부터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듣는다.

싯다르타가 할 줄 아는 건 사색과 기다림, 단식뿐이다. 또 하나, 시를 지을 수 있다. 아름다운 시를 써서 카말라의 마음을 산 싯다르타는 그녀의 소개로 상인 카마스와미를 돕게 된다. 카마스와미를 도우며 부를 쌓은 싯다르타는 쾌락, 욕구, 태만에 사로잡혀 살다 급기야 주사위 도박에 거액을 걸기도 한다.

40대에 들어선 싯다르타는 너무 오랜 세월을 헛되이 보냈다는 자각과 함께 내면에 있던 어떤 것이 죽어버리고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겨우 카마스와미 같은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이 아버지와 고빈다와 고타마를 떠나왔던가, 그런 탄식을 하다가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떠나기로 결심한다.

싯다르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을 걸으며 죽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강가로 나와 물속을 응시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완성’을 뜻하는 ‘옴’을 내뱉는다. 그 순간 그의 정신이 갑자기 눈을 뜨고 자신의 행위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강가에서 싯다르타는 예전에 자신을 태워준 뱃사공 바주데바를 다시 만나 그와 함께 살게 된다. 바주데바가 자신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자 싯다르타는 ‘고뇌를 털어놓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알게 된다. 바주데바는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을 가르쳐준 것은 강”이라며 “강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싯다르타는 바주데바와 함께 뱃사공으로 일하며 강으로부터 ‘고요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영혼, 활짝 열린 영혼으로 격정도, 소원도, 판단도, 견해도 없이 귀 기울여 듣는 것’을 배운다. 지혜는 체험해야 얻는 것바주데바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가자 “나루터에 두 사람의 현인, 또는 마술사, 또는 성자가 살고 있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드디어 고빈다가 나루터에 나타난다. 싯다르타는 고빈다에게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 없는 법이다. 지혜를 찾아내고 체험할 수는 있지만,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싯다르타는 ‘상상한 세상’이 아닌 ‘체험한 세상’에 대해 전하며 “고타마의 말보다 그분의 행위와 삶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말한다. 고빈다는 어느 순간 싯다르타의 미소가 고타마의 미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고 큰절을 올린다.

이근미 작가
이근미 작가
인생은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싯다르타는 두 차례에 걸쳐 익숙한 곳을 떠나 고행을 자처한다. 최고의 환경을 누리다 다 버리고 떠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뱃사공처럼 경청을 잘하거나, 싯다르타처럼 체험으로 지혜를 얻어야 한다. 나만의 여정으로 나를 찾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