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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전자의 이익이 300조원까지 늘어날 경우 주주 배당액은 60조~70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직원 성과급은 제한되는 구조라면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는 한쪽 측면만 본 겁니다. 반도체는 대표적 자본집약적인 산업이어서 수십조 원의 설비투자를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이런 자본 투입이 경기가 나빠질 땐 고스란히 손실로 누적됩니다. 반도체 업황이 침체된 2023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원의 적자를 냈어요. 그런데도 그해 회사는 81조원을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호황기의 자본소득이 노동소득보다 큰 것은 이런 위험에 대한 보상의 성격이 큽니다. 경제학에선 이를 ‘자본의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이라고 설명합니다.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노동자에게 호황기 이익을 과도하게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도 여기서 나옵니다.책임 없이 성과급만 요구할 수 있나회사의 주인은 뭐니 뭐니 해도 주주입니다. 이런 주주는 제쳐 두고 이익의 15%를 먼저 직원에게 떼어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주주 권리를 침해하는 일종의 선(先) 배당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 제공에 대해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지만, 경영 실패에 따른 손실을 주주처럼 직접 부담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익이 날 때만 일정 몫을 요구하는 방식은 책임과 보상의 균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노조 요구가 정당성 여부를 떠나 과도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도 성과 보상 못지않게 회사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한국 경제에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과급 15% 지급’을 못 박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생각지 않는 ‘성과급 한탕주의’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자기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이해단순 찬반을 넘어 기업의 성과가 주주와 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기업, 지역사회, 산업생태계로도 흘러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바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에 뿌리를 두고 있는 생각입니다. 이와 대비되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는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주주를 위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란 입장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자본주의를 넘어선 연대와 포용 정신의 산물인 셈입니다. 기업은 분명 주주뿐 아니라 직원과 고객, 공급망,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직원들 역시 중요한 이해관계자입니다.
그러나 이런 철학에도 넘어선 안 될 선이 있습니다. 협력업체 직원들, 즉 공급망 안의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일감에 놓여 있는데, 본사 직원들만 수십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한다면 그것을 정의로운 분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반도체 사업부가 아닌 다른 부문 직원들의 박탈감을 증폭시키고, 노노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국가 대표 기업은 나라의 세금 지원, 산업클러스터 인프라, 연기금과 같은 국민적 투자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익을 곧바로 사회에 돌려놓으라는 식의 주장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논의는 전문가 검토와 정교한 제도 설계,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300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 법인세로 75조원가량을 내게 됩니다. 기업 성과의 배분 문제는 감정적 구호가 아니라 책임, 위험, 기여,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보며 논의해야 합니다.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NIE포인트1. 삼성전자 노조의 주장에 대해 친구들과 찬반 토론을 벌여보자.
2. 주주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비교해 공부하자.
3. ‘국민배당금’의 필요성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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