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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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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보면 투자는 이성적으로 하는 것이고, 투기는 오를 것 같은 감(感)에 의존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은 물론 단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5년 전 강남 아파트를 산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는 주택시장의 장기적 수급 상황을 따졌고, 입지와 학군도 확인했습니다. 이후 아파트 가격이 2배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투자일까요? 아니면 투기일까요? 이와 달리 기업 분석도 하지 않고 “다들 사니까 오르겠지…”라며 주식을 산 사람은 수익률을 떠나 투자자일까요? 투기자일까요? ‘포모’는 투기의 발단자산의 종류로 투자와 투기를 나누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잘한 투자냐 아니냐’는 투자 결과도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태도, 그리고 의사결정의 근거입니다. 어떤 기업의 가치가 몇 년 후 어떠한 이유로 높아질 것이란 확신과 근거를 갖고 하는 것은 투자입니다.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는데 매수 대열에 동참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끼던 사람이 투자에 나선다면 그것은 투기에 가깝습니다. 흔히 말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은 대개 투기를 부릅니다. 투기의 본질은 무지(無知)가 아니라 근거 없는 기대입니다. 그런 기대가 집단으로 확산·전염될 때 거품이 만들어집니다. 경제학으로 본 투자·투기이번엔 경제학의 ‘언어’로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학에서 투자(Investment)는 미래의 생산능력이나 수익을 늘리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당장의 필요에 맞추지 않고 미래를 위해 예비하고 사용하는 것이어서 거시경제 측면에선 바람직할 때가 있습니다. 투기(Speculation)는 실물 생산에 기여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서 차익을 얻으려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자산의 내재가치보다 시장의 가격 움직임 자체에 베팅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화폐 가치의 변동을 예상하고 투자 목적으로 화폐를 보유하려는 수요를 ‘화폐의 투기적 수요(Speculative demand)’라고 합니다. 경제학은 투기에 대해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지 않습니다. 그냥 경제주체의 여러 선택 중 하나로서 가치중립적으로 평가합니다.

물론 사회 전체가 투기에 휩싸이면 불안 요소가 됩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투기가 투자를 압도하는 상황을 경계했습니다. 그는 “투기꾼들이 기업의 꾸준한 흐름 위에 거품처럼 떠 있는 것은 해롭지 않다. 그러나 기업 자체가 투기의 소용돌이 위에 떠 있는 거품이 될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효율적시장이냐 아니냐미시경제학 관점으로 좁혀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재무 투자 이론이 그런 분야입니다. 미국 월가의 가치투자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란 철저한 분석에 기반해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약속하는 행위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투기”라고 명쾌하게 정의했습니다. 그는 주식시장을 ‘미스터 마켓(Mr. Market)’에 비유했습니다. 미스터 마켓은 매일 사람들에게 주식을 사고팔 가격을 제시하는데요, 그의 기분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합니다. 투자자는 미스터 마켓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투기자는 미스터 마켓의 기분을 따라갑니다.

현대 재무 이론에는 ‘효율적시장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란 게 있습니다. 시장의 가격은 모든 정보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게 핵심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자도 코스피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 세계에선 투자를 하든 투기를 하든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에서 나온 행동재무학은 다르게 설명합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저서 <비이성적 과열>에서 시장은 종종 내재가치에서 크게 이탈하며, 이는 집단적 심리와 투기적 행동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무엇이 맞을까요?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1. ‘포모’는 어떤 현상을 말할까?

2. 경제학의 ‘투기’와 일반 상식 용어 ‘투기’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3. 효율적시장가설에 대해 공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