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첫째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규모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경영인은 자신의 임기 안에 성과를 증명해 보이려고 장기투자를 꺼리며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대규모 선제적 투자는 오너 경영자라야 가능합니다. 반도체 불황기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SK하이닉스의 성공 사례는 최태원 그룹 회장의 결단이 주효했습니다.
다음으로 신속한 경영 의사결정입니다. 기술 패러다임이 바뀔 때는 기존의 성공 방식을 따라가는 게 정답이 아닙니다.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은 회사의 사명(mission)을 차를 만드는 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재정의했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피지컬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과 연결시키면서 글로벌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회사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았습니다. 오너경영은 또 그룹 내 여러 자원을 유망 신산업에 집중시킬 수 있는 자원 동원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철저한 주인의식을 지녀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에 비해 뛰어납니다.
학계에서도 한국식 오너경영의 장점을 적잖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재벌의 성장 전략과 지배구조를 분석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NUS) 교수의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장 교수는 <재벌: 한국의 기업집단(The Business Groups in South Korea)> 등의 저서를 통해 오너경영의 실질적 장점을 각종 데이터로 증명해보였습니다. 그는 오너의 강한 리더십과 빠른 결단, 그로 인한 대규모 자본 투입이 반도체·전자 등 고성장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결정적 요소였다고 주장합니다. 투명경영 시스템으로 보완오너경영의 장점은 ‘유능한 오너 경영자’와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결합됐을 때 발휘될 수 있습니다. 판단력이 흐려진 오너가 독단적 결정을 내리는데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면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죠.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업은 이사회를 전문성 높은 이사들로 구성하고, 사외이사 권한을 강화하며,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투명한 오너경영을 안착시키려는 시도입니다.
최근의 코스피 5000 달성과 천스닥(코스닥 1000 시대) 개막은 오너경영의 위력이 발휘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요인을 빼놓고 다른 설명이 가능할까요? ‘주인 없는 회사가 선진적’이라는 인식이 근거 없는 편견이 아닐까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1. 오천피, 천스닥과 오너 경영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자.
2. 한국 특유의 기업지배구조는 다른 나라 기업에도 적용 가능할까?
3. 투명경영 시스템이 원래 의도대로 기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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