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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5년 10월 인구동향을 보면, 1~10월 출생아 수는 21만299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25만 명을 넘었다면 2022년(약 24만9186명) 이후 신생아 수가 가장 많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023년 23만 명까지 줄어들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에 걸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2명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사회와 국가가 지속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커졌죠.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를 두고 “소멸을 향해 치닫는 사회”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출생아 수가 증가세로 전환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인구 전망 보고서를 보면 여러 가지 중기 시나리오 가운데 합계출산율 기준으로 2025년 0.8명을 찍고 2030년을 전후해 0.92명으로 높아진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2년 연속 출생아 수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경제학이나 사회학이 어떤 설명을 내놓는지도 생글생글의 관심사입니다.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출산의 높은 기회비용이 인구 감소 원인
장기 성장률 저하…생산성 향상은 숙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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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인구 변화를 최근 30년으로 좁혀서 살펴볼까요? 먼 과거는 의미가 적고, 외환위기를 전후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너무나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출산율 0.75명 사회

1995년 이후 우리나라 인구는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2020년 5184만 명이 정점이었죠. 지난해 기준으론 5168만 명가량 됩니다. 고령화가 빨라지는 사회에서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출생아 수가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뜻입니다. 1995년 출생아 수는 약 71만5000여 명이었습니다. 생글이 여러분이 태어난 때로 보면 2009년의 경우 44만4000여 명 됩니다. 이게 2023년 23만 명까지 계속 줄었습니다.

합계출산율도 비슷한 흐름을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95년 1.63명에서 2005년 1.08명까지 계속 낮아졌습니다. 2018년(0.98명)부터는 1명 미만으로 떨어져 2023년 0.72명까지 하락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론 0.75명입니다. 이는 세계 전체(평균 2.3명)는 물론, 잘사는 나라들이 가입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1.5명 안팎)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를 두고 “세계 최초로 인구 소멸을 겪는 나라”(옥스퍼드대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가 비상사태”라고 언급했죠. 한 나라의 총생산(GDP)이 향후 20~30% 감소할 수 있고, 연금과 의료·교육·국방 등 제도와 시스템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주의 가치관도 원인

이 같은 출생아 수 감소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미 많은 분석과 진단이 이뤄진 부분입니다. 간략히 보면 세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먼저, 경제적 요인입니다. 수도권 중심의 높은 집값, 보육비 및 사교육비 부담 가중, 계속되는 고용 불안과 내수침체, 고학력 직장인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 등이 결혼과 출산 관련 기회비용을 크게 높였습니다. 다음은 사회문화적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육아와 가사 부담이 여전히 여성에 쏠려 있는 문제, 결혼과 출산을 삶의 필수조건으로 보지 않는 개인주의 가치관의 확산을 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늦게 결혼하는 만혼,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비혼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마지막은 출산장려정책의 한계입니다. 조 단위의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신혼부부 등의 출산을 끌어낼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는 것이죠.

지속 불가능한 사회

그렇다면 경제학은 인구 감소를 어떻게 평가할까요? 이미 설명한 대로 급속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경제 시스템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경제이론은 인구 감소를 무조건 나쁘다거나, 문제없다는 식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경제성장과 사회복지, 경제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등 여러 측면에서 장단점을 이야기합니다.

먼저, 인구 감소는 생산가능인구를 줄여 GDP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내수시장이 축소되고 서비스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죠. 그러면 자본 축적과 투자에 대한 유인이 약해져 장기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또 인구 감소 국가에선 노령인구가 늘어나 정부의 세입 기반이 축소됩니다. 연금·의료·돌봄 등을 위해 정부가 돈을 많이 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복지시스템을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저(低)성장, 고(高)부양 경제’가 되는 것이죠.

경제학자 가운데선 ‘인구 감소=경제 붕괴’라는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적자본 투자를 늘려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로봇 등으로 노동력 부족을 대체하면 1인당 소득과 나라 전체의 총생산, 경제성장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죠. 북유럽 국가나 싱가포르의 ‘질적 성장’ 사례를 들며 인구보다 제도와 기술의 혁신, 인적자본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친구들과 토론해봅시다. 과연 인구 감소라는 위기 요인을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NIE 포인트 1.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을 선진국과 비교해보자.

2. 결혼과 출산에 따른 기회비용에는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자.

3. 인구가 감소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늘어난 나라가 있는지 조사해보자. 경쟁 강도 약화돼 출생아 수 늘었을까?
육아휴직 사용 등 성숙한 사회가 한몫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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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다시 돌려 ‘2년 연속 출생아 수 증가’가 어떻게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결과를 놓고 원인을 찾는 격이긴 하지만, 먼저 ‘2차 에코붐(Echo-boom)’ 세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코붐 세대의 등장

우리나라의 1차 베이비붐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0년대 중반~1960년대 중반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후 높은 출산율과 가임기 여성의 증가세가 계속됐고 경제도 발전하면서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중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등장했죠. 이들의 자녀인 1990년대 초·중반 이후 출생자를 2차 에코붐 세대라고 부릅니다. 한 세대에서 출생아 수가 급증하면 다음 세대에 메아리치듯 늘어난다는 점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1990년대 초·중반엔 연간 출생아 수가 이전보다 많은 70만 명을 넘겼습니다. 이들이 결혼과 출산 적령기에 진입하면서 신생아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실제로 혼인 건수는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4년 국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5% 늘어나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와 전세금 폭등 등으로 미뤘던 결혼이 2023년부터 증가하면서 출생아 수가 늘었다는 설명도 붙입니다. 또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비혼 또는 혼외 출산 비중이 2024~2025년 5%대를 넘기며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 때문이죠.

인구경제학의 ‘질-양 전략’

이번엔 경제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해 교육과 진학, 취업 등에서 예전보다 경쟁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보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건 아닐까요?

하지만 현실에선 우리 사회의 경쟁 스트레스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인구가 감소해도 상위권 대학과 양질의 일자리 수는 비례해 늘지 않고, 비정규직 고용불안 등의 현실도 여전하다는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경쟁 강도 약화를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시장 구조와 제도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고(故) 게리 베커 교수 같은 인구경제학자들은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부모는 ‘많은 아이’보다 ‘적지만 양질의 아이’에 투자하려는 전략으로 기운다고 설명합니다. 이른바 ‘질-양(quality-quantity) 전략’입니다. 이런 관점을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해보면 출생아 수가 줄더라도 자녀 한 명에게 모든 자원을 쏟는 전략이 유지되거나 강화될 수 있습니다. 교육과 취업 등의 경쟁 구조가 크게 안 바뀌면 부모도 질-양의 균형점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문화

눈여겨볼 만한 새로운 팩트가 하나 있습니다. 2024년 우리나라의 육아휴직이 사상 최대로 많았다는 뉴스입니다. 2024년 국내 육아휴직 사용자는 13만2535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이며, 그중 남성 비중이 31.6%로 처음 30%를 넘었습니다. 2015년 남성 육아휴직자가 4872명(5.6%)인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약 9배 증가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남성의 돌봄 참여가 제도적·문화적 측면에서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 남성 직장인이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와는 다른 차원이죠. 일과 함께 가정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육아휴직 신청자나 일반 기업에서 보편화하고 있는 겁니다. 육아휴직 쓰는 문화의 변화, 이를 인정해주는 성숙한 경제사회는 출생아 수 증대에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2년 연속으로 늘어나는 것을 구조적 증가세로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죠. 하지만 사회문화가 출산을 장려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어 지금의 출생아 수 반등을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흐름을 이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NIE 포인트 1. 에코붐 세대가 지나면 다시 출생아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2. 결혼과 출산을 기회비용에 따른 경제적 선택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공부해보자.

3. 육아와 관련한 북유럽 국가의 성평등 관행에 대해 알아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