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차트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  뉴스1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 뉴스1
8인조 보이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팀 통산 일곱 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빌보드는 지난달 31일 스트레이 키즈의 새 정규 앨범 ‘카르마’가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차트에서 앨범 7장을 연달아 1위에 올린 가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6장의 앨범이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 기록까지 깼다. 앨범·음원 소비 합산…세계적 권위 인정받아미국의 음악 전문 잡지인 빌보드는 1956년부터 앨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는 ‘빌보드 200’을, 1958년부터는 곡 단위의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 100’ 등을 발표하고 있다. 두 차트는 대중음악 인기 순위로서 세계적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빌보드 200은 실물 음반을 비롯한 앨범 판매량,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2017년 JYP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오디너리’를 시작으로 ‘맥시던트’ ‘에이트’ ‘합’ 등의 앨범을 이 차트 1등에 올린 바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해외 작곡가나 다른 가수와 피처링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자신들의 색을 지키려 한 노력을 보상받은 것”이라며 “뚝심과 기본기, 음악과 퍼포먼스를 고루 갖춘 매력이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스트레이 키즈가 또 한 단계 도약하려면 보다 대중적인 히트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곡 제작에 참여하고, 한국의 정체성을 음악에 녹이려는 시도가 개성을 만들었다”면서도 “뚜렷한 히트곡이 없다는 점에서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했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처음 올린 건 16년 전이다. 2009년 원더걸스가 ‘노바디’로 빌보드 핫 100 76위, 같은 해 보아가 빌보드 200 127위를 기록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거쳐 다양한 K-팝 스타들이 차트를 넘나들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도 상위권을 꿰차고 있다. K-팝이 반짝 열풍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 음악 산업 수출액은 2023년 12억2253만 달러(약 1조7000억원)로 10년 사이에 4.4배로 성장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 G80을 2만5000대 판 것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K-팝 팬층이 두터워질수록 한국산 화장품, 패션, 식품 등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황금기 맞은 K-팝…“점유율 아직 낮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다만 파죽지세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K-팝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지난해 K-팝 음반 판매량은 9328만 장으로 1년 전보다 19.4% 급감했다. 과도한 초동(발매 첫 일주일간 판매량) 경쟁과 밀어내기식 마케팅이 피로감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K-팝 스타는 엄청난 팬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계 음반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