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수능최저충족률 분석
수시·정시 지원 전략 등 입시 전략을 세워갈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보통 지난 합격선, 경쟁률, 충원율 등을 주로 따져본다. 이때 꼭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비율이다. 수능최저충족률을 발표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하지만 몇몇 대학을 통해 대략적 흐름을 유추해볼 수 있다. 2025학년도 수능최저충족률을 발표한 30개 대학의 수능최저충족 현황을 분석해본다.

수능최저충족률은 지원자 중 대학, 학과가 내건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한 비율을 말한다. 수능최저가 있는 전형에서 수능최저충족은 수시 합격의 첫 번째 허들이다. 동시에 5부 능선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수능최저를 충족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능최저충족률은 실질경쟁률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명목경쟁률이 아닌 수능최저를 충족한 수험생 경쟁 현황을 나타내는 실질경쟁률이다. 실질경쟁률은 명목경쟁률 대비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논술전형, 10명 중 7명은 기준 못 맞춰 불합격…의대 합격권 상승 가능성, 최저충족 여부 '변수'
2025학년도 수능최저충족률을 분석한 결과, 논술전형은 18개 대학 전체 모집단위 기준 평균 34.2%(23만9542명 중 8만1981명)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최저 22.1%(고려대)에서 최고 61.1%(성신여대) 사이 분포를 보였다. 최저를 기록한 고려대 논술전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361명 모집에 지원자 2만3421명 중 22.1%(5182명)만 수능최저를 만족했다. 최종적으로는 5182명끼리만 경쟁했다는 것이다. 지원자 중 나머지 77.9%(1만8239명)는 허수인 셈이다. 실질경쟁률은 14.4%로 명목경쟁률 64.9% 대비 5분의 1에 가까운 수준까지 하락했다.

고려대 외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 수능최저충족률을 살펴보면, 중앙대 22.3%(3만6119명 중 8054명), 경희대 24.7%(2만4049명 중 5936명), 한국외대 25.3%(1만5773명 중 3995명), 동국대 29.2%(1만4749명 중 4310명), 성균관대 36.2%(4만1613명 중 1만5061명), 아주대 52.6%(6889명 중 3623명), 건국대 60.3%(2만2644명 중 1만3651명)로 분석됐다.

실질경쟁률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학과도 있다. 경희대 한의예과(인문) 논술전형의 경우 지원자 2174명 중 수능최저를 만족한 인원은 불과 198명으로 수능최저충족률은 9.1%에 그쳤다. 5명 모집에 2174명이 지원하며 명목경쟁률은 434.8 대 1을 기록했지만 수능최저를 충족한 실질경쟁률은 10분의 1 수준인 39.6 대 1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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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교과 전형은 논술전형보다 수능최저충족률이 높게 나타났다. 26개 대학 평균 58.1%(12만9582명 중 7만5277명)로 대학별로는 최저 32.8%(동국대(WISE))에서 최고 80.7%(성신여대) 사이로 확인된다. 하지만 일부 전형 학과에선 수능최저충족률이 0.0%를 보이는 등 학과에 따라 편차가 컸다. 동국대(WISE) 한의예과 기회균형I(지역인재), 가톨릭관동대 의학과(의예과) 지역기회균형의 경우 수능최저 충족 인원이 0명을 기록했다. 지원자 모두 수능최저 때문에 불합격했다는 것이다. 수능최저만 충족했다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생부교과 주요 대학을 살펴보면, 아주대의 수능최저충족률이 51.0%(2540명 중 1295명)로 낮은 편에 속했고, 다음으로 한국외대 55.8%(2008명 중 1121명), 숭실대 59.4%(4861명 중 2886명), 한양대 60.0%(5165명 중 3097명), 고려대 61.3%(5944명 중 3644명), 경희대 62.3%(3174명 중 1976명), 중앙대 63.4%(4505명 중 2856명), 연세대 64.9%(4409명 중 2861명), 서강대 68.1%(2678명 중 1823명)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2026학년도 대입 전략] 논술전형, 10명 중 7명은 기준 못 맞춰 불합격…의대 합격권 상승 가능성, 최저충족 여부 '변수'
학생부종합은 8개 대학 평균 47.2%(4만808명 중 1만9271명)로 조사됐다. 최저 33.6%(강원대)에서 최고 66.0%(한양대) 분포로 확인된다. 고려대는 38.5%(1만3750명 중 5294명)로 집계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이처럼 수능최저충족률은 수시 당락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수능 최저를 충족했을 때 합격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의약학 등 최상위권 학과는 수능 영역별로 1~2등급 수준의 높은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의대는 정원 확대 전 2024학년도 수준으로 선발 규모가 회귀하면서 합격선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합격선 상승 추세에서 수능최저충족 여부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수능최저를 충족하는 것만으로도 합격권에 상당히 근접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남은 기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수능 학습에 매진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