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讀書三到 (독서삼도)
▶한자풀이
讀: 읽을 독
書: 글 서
三: 석 삼
到: 이를 도


독서를 하는 세 가지 방법을 이름
책의 뜻을 가슴에 잘 새기며 읽는 요령
- <훈학재규>

주희(朱熹)는 중국 남송의 유학자다. 19세에 진사가 된 후 여러 관직을 지내면서 공자, 맹자 등의 학문에 전념했고 주돈이, 정호, 정이 등의 유학 사상을 이어받았다. 그는 유학을 집대성했으며 오경의 참뜻을 밝히고 성리학(주자학)을 창시하여 완성시켰다. 성리학은 고대 경전의 주해 외에 유교의 바탕인 거경궁리(居敬窮理, 마음을 경건하게 하여 이치를 추구함) 등의 학설을 제창하여 그 학문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희는 <훈학재규(訓學齋規)>에서 “독서에는 삼도(三到)가 있으니 입으로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을 읽는 구도(口到), 눈으로 다른 것을 보지 않고 책만 잘 보는 안도(眼到), 마음속에 깊이 새기는 심도(心到)가 그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많이 읽기만 욕심내지 말고, 대충대충 넘기고 알았다고 말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곳이 있으면 사색하고, 생각으로도 이르지 못하면 날마다 베껴 기록해두고 틈나면 다시 살펴보라”고 했다.

독서삼도(讀書三到)는 ‘독서를 잘 하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뜻으로, 입과 눈과 생각을 오롯이 집중해야 글의 뜻을 제대로 새길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을 하든 마음이 그곳에 있어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마음이 향하면 입과 눈은 절로 그곳을 바라본다.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참고로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은 송나라 때의 문인 구양수가 글을 잘 짓는 세 가지 비결로 꼽은 말이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상(商)은 헤아린다는 의미다. 반복해 읽으면 뜻이 절로 나타나고, 많이 읽으면 글도 절로 잘 써진다. 독서와 글쓰기는 앞뒤로 붙어 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내가 세계를 알게 되었으니 그것은 책에 의해서였다”라고 했다.책을 펼치면 세계가 보이고 우주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