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플레이션
닌텐도가 8년 만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를 내놓는다. 한국 출시일은 6월 5일로 확정됐다. 화면을 공유해놓고 여러 사람과 음성 채팅을 하며 게임을 즐기는 ‘게임챗’ 기능을 새로 선보인다. 전용 컨트롤러 ‘조이콘’은 홈에 끼우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자석으로 쉽게 탈착할 수 있다. 2017년 이후 전 세계에서 1억5000만 대 넘게 팔린 전작의 성과를 뛰어넘을지 관심을 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닌텐도 스위치 2’ 공개 행사에서 이용자가 제품을 써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닌텐도 스위치 2’ 공개 행사에서 이용자가 제품을 써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상호 관세, 가격 줄인상 유발”그런데 신제품 공개 이후 게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격 차별이 너무 심하지 않냐”는 것이다. 닌텐도는 한국 시장 가격을 64만8000원으로 매겼다. 미국은 449.99달러(약 66만원), 유럽은 469.99달러(약 69만원)다. 반면 일본 전용 제품은 4만9980엔(약 50만원)이다. 게임 콘솔값이 국가마다 다른 일은 드물지 않지만 내수용과 해외판의 가격 차이가 40%에 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플레이션’의 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트럼플레이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Trump)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신조어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물가상승을 뜻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닌텐도가 관세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 대비해 완충 지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닌텐도가 ‘닌텐도 스위치 2’ 수십만 대를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으로 서둘러 선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모든 나라를 상대로 때린 상호 관세의 여파가 게임 산업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이폰 가격이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을 중국 공장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데,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상호 관세를 추가했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공동 창업자는 “애플이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가격을 최소 30%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로젠블래트증권은 미국에서 799달러인 아이폰16 기본형의 경우 관세 인상 시 가격이 최대 1142달러(약 16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는 1599달러에서 2300달러(약 330만 원)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애플이 판매량 감소를 우려해 당장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젤로 지노 CFRA리서치 연구원은 “5~10% 이상 소비자가격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값 올리면 안 팔릴 텐데…” 고민 빠진 美 기업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혼란이 극심해지자 미국 정부는 한 발 물러섰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에 상호관세를 붙이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상호관세 대신 ‘반도체에 붙는 품목관세’를 적용하겠다고 한 것인데, 구체적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높은 관세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몇 분기 동안 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