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결과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가르쳐줬다. 잘했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고, 졌다고 무너질 이유도 없다. 입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시험과 마주한다.
[생글기자 코너] 팀워크·인내심…야구에서 배우는 삶의 교훈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야구 시즌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가족과 함께 야구 하이라이트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황당한 실책이나 멋진 호수비 장면에 울고 웃다 보면 학업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운동이나 스포츠 관람만으로도 뇌의 행복감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나는 미국 고등학교에서 봄 스포츠로 야구를 선택했다. 수업 후 매일 2시간 훈련이 처음엔 벅찼지만, 체력과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다. 백인 친구들을 따라가려 애쓰며 나도 모르게 강해졌고, 그 경험은 지금 힘든 수험 생활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다양한 인종의 팀원들과 함께 뛰며 배운 팀워크,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은 야구가 아니었다면 배울 수 없는 교훈이었다.

실수로 공을 놓쳐 실점했을 때 친구가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다음에 잘하면 되지.” 다음 경기에서 내가 어려운 타구를 잡았을 때 그 친구는 엄지를 들어 보였다. 격려가 비난보다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과 운동이 마음을 회복시키는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야구는 결과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가르쳐줬다. 잘했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고, 졌다고 무너질 이유도 없다. 입시도 마찬가지다. 날마다 새 경기를 준비하듯, 우리는 매일 새로운 시험과 마주한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게임을 할 때 얻는 쾌감보다 몸을 움직여 운동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훨씬 오래간다. 머리가 복잡할 땐 밖으로 나가 뛰자. 마음도 함께 뛰기 시작할 것이다.

이동훈 생글기자(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