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영 <세계관 특강>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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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세계관이 뚜렷한 친구예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좀 더 들어보면 세계관이 아닌 ‘주관이 뚜렷하다’, ‘고집이 있다’는 의미로 한 말임을 알 수 있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감각적 직관’이라는 의미에서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맨 처음 사용했다. <세계관 특강>의 정소영 저자는 세계관을 “나무가 심어지는 흙, 땅, 토양과 같은 것”이라고 정의한다.

미국 변호사이자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인 저자는 “인터넷, 스마트폰, 유튜브 등을 통해 쏟아지는 정보가 걸러지지 않은 채 청소년들의 마음에 쌓이면서 언행이 거칠어지고 마음이 황폐해지는 악순환에 시달리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세계관 교육이 필요하다”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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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은 토양이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성질을 갖추듯 한 사람의 내면에 수긴 기간의 경험과 지식이 쌓여 내면화되는 것이다. “크리스천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세계관 특강>은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며 대화하기에 좋은 교양서다.

저자는 이 세상을 지배하는 다양한 세계관 중에서 성경적 세계관, 이슬람 세계관, 세속적 인본주의 세계관, 마르크스주의 세계관, 포스트모더니즘 세계관, 뉴에이지 세계관 총 여섯 가지 개념을 소개한다.

성경적 세계관과 이슬람 세계관은 유신론과 창조론을 바탕으로 하고, 세속적 인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무신론과 진화론을 주장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불가지론과 진화론, 뉴에이지 세계관은 범신론과 윤회설을 내세운다. 성경적 세계관과 이슬람 세계관은 비슷해 보이지만 인간 사회의 문제 해결 방법에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성경적 세계관은 ‘신과의 사랑의 관계 회복’, 이슬람 세계관은 ‘신에 대한 복종’을 강조한다.

세속적 인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인간 사회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 세속적 인본주의는 유물론, 자연주의, 과학주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마르크스주의는 유물론과 계급투쟁을 주창한다. 남한과 북한, 세계관이 낳은 차이다양한 세계관 중에서 대표적인 여섯 가지 세계관을 살펴보면서 나는 어떤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지 생각해보자. 세계관은 안경과 같은 것이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면 세상이 검게 보이고, 빨간색 선글라스를 쓰면 세상이 붉게 보이기 마련이다. 내 눈에 꼭 맞는 맑고 투명한 안경을 껴야만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올바른 세계관을 가지면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지만 거짓된 세계관이 눈을 가리고 있으면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없게 된다.

세계관은 국가의 운명도 바꾼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나라를 건국했다. 북한은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 세계관 아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웠다. 77년이 지난 지금, 남한과 북한의 차이가 세계관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개인에게도 세계관은 대단히 중요하다. 올바른 세계관으로 내 삶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것인가, 반대로 쓰레기나 오물을 쌓아 나무를 시들게 할 것인가. 성경적 세계관 vs 세속적 인본주의여섯 가지 세계관 중에서 확연하게 대비되는 개념이라면 성경적 세계관과 세속적 인본주의 세계관을 들 수 있다. 다른 세계관들은 두 세계관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성경적 세계관에 따르면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 인간은 성경 말씀을 진리로 믿으며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므로 낙태와 안락사 등을 금한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인간은 특별한 목적과 의미를 갖고 살다가 죽음 이후 영원한 하늘나라에 간다고 믿는다.

이근미 작가
이근미 작가
세속적 인본주의 세계관은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만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에 영혼과 영원한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의 잠재력을 막는 것은 무지와 종교이며, 기술과 과학을 발전시켜야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주장한다. 오로지 나의 선택과 자기 결정권만이 판단의 기준이다.

이슬람 세계관과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은 개념이 비교적 명확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세계관과 뉴에이지 세계관은 오묘하면서 유연해 많은 생각을 불러온다.

<세계관 특강>을 통해 각각의 특징을 파악하고 어떤 세계관을 갖고 살아갈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