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정책
내년 말까지 중국을 여행할 때 비자 없이도 최대 15일까지 머무를 수 있게 됐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중국이 우리나라를 무비자 대상국에 포함한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일반 여권을 소지한 한국인은 비즈니스, 여행·관광, 친지·친구 방문, 환승 목적으로 15일 이내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中, 한국에 첫 허용…내년 말까지 시행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무비자 정책 적용 국가를 확대해왔다. 현재 중국과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을 맺은 나라는 태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24개국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비자 면제를 시행하는 곳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20개국이다. 이날 발표로 한국 등이 추가되면서 일방적 무비자 대상 국가는 29개국으로 늘었다. 미국과 일본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중국행 여행 수요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일본, 동남아와 더불어 해외 여행객 비중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약 435만 명을 기록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중국 비자는 저렴한 일회용(단수) 단체 비자라 해도 발급에 일주일 안팎의 시간과 6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며 “중국 비자 발급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줄어든 만큼 중국 여행이 다시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중국 여행에 무관심하던 20~40대의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중국은 50~70대 중장년층이 비자 발급 대행 서비스가 가능한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상품이 많았다. 앞서 몽골이 무비자 정책을 도입한 이후 20~30대 한국인 방문객 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전례가 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비자 발급에 부담을 느껴온 젊은 층을 중심으로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 도시 여행지 예약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상하이에선 디즈니랜드 방문 일정이 추가되는 등 젊은 층 수요가 반영된 상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들뜬 여행업계 “2040 관광 수요 늘어날 것”중국의 이번 발표는 주중 한국대사관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경색된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려는 중국 정부의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여행 수요는 빠르게 증가 중이다. 하나투어의 3분기 중국 패키지 송출객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고, 바로 전 분기보다도 19% 늘었다. 모두투어 역시 3분기 중국 패키지 송출이 1년 전보다 138% 급증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방문이 한층 편해진 만큼 한국 여행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