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造次顚沛 (조차전패)
▶한자풀이
造: 지을 조
次: 버금 차
顚: 엎드러질 전
沛: 비쏟아질 패


엎어지고 자빠지는 긴급한 순간
상황이 아주 다급한 경우를 비유
- <논어>

조차(造次)는 짧은 순간이나 다급한 때를 가리키며, 전패(顚沛)는 엎어지고 자빠지는 곤경을 뜻한다. 이를 조합한 조차전패(造次顚沛)는 ‘엎어지고 자빠지는 긴급한 순간’이라는 뜻으로, 상황이 아주 다급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논어> 이인(里仁) 편에는 조차전패(造次顚沛)가 유래한 대목이 나온다. 공자의 말이다.

“부귀는 사람들이 모두 바라는 바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빈천은 사람들이 모두 싫어하는 바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구태여 거기서 떠나지 않는다. 군자가 인(仁)을 버리면 어떻게 명예를 이룰 수 있겠는가. 군자는 밥을 먹는 순간에도 인을 어기지 않으니, 황급할 때에도 반드시 인을 지키고, 곤경에 처해서도 반드시 인을 지킨다(君子無終食之間違仁 造次必於是 顚沛必於是).”

공자의 말에 따르면 군자는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부귀가 아니라면 그 부(富)를 누려서는 안 된다. 군자가 언제나 품어야 할 것은 인(仁)이며, 엎어지고 자빠지는 곤경에 처해도 인을 잃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서 유래한 조차전패(造次顚沛)는 다급하거나 위급한 순간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인(仁)은 유가 사상의 핵심으로 단순히 어짊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공자는 인을 선(善)의 근원이자 행(行)의 기본이라고 했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인은 일체의 덕목을 아우른다.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을 헤아리는 추기급인(推己及人)은 공자가 인을 정의한 말이다.

굽이진 인생길을 걸어가려면 가슴에 품은 ‘단 하나의 그 무엇’이 있는 게 좋다. 진실, 사랑, 겸손, 이타, 용기 등이 하나에 해당한다. 그 하나가 고비 때마다 길을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