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꼭 반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다. 거래량이 줄어 유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자 관점에서 좋은 일은 아니다. 그래서 주가가 이 정도로 비싸진 기업들은 액면분할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 액면분할이란 한 주당 액면가를 잘게 쪼개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50분의 1, 아모레퍼시픽은 10분의 1단위로 액면분할을 하면서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에코프로도 5분의 1 액면분할을 거쳤다.
우리나라 증시에서 황제의 자리는 오랫동안 공석이었다. 액면분할을 한 것도 아닌데 경영 실적이 나빠 황제주에서 밀려난 사례도 많았다. K뷰티 간판 기업인 LG생활건강은 2017년 10월부터 2022년 1월까지 100만원대를 지킨 ‘우량주 중 우량주’였다. 하지만 중국 시장 내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주가가 미끄러지기 시작해 요즘은 3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2021년 2월 103만8000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10만원대다. ‘리니지’의 뒤를 이을 차세대 히트작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1000원 미만 주식은 ‘동전주’라 불러요황제주와 정반대 처지의 주식은 동전주다. 동전주는 한 주당 가격이 1000원을 넘지 않는 값싼 주식을 부르는 별칭이다. 동전주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괜찮은 기업인데 주가가 심하게 저평가된 상태일 수도 있고, 액면분할이 매우 잘게 이뤄진 결과일 수도 있고, 진짜로 기업 가치가 형편없는 ‘잡주’여서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