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통화정책 중간목표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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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경제 안정화, 경제의 지속적 성장, 소득분배 개선 등이다. 정책당국은 이 같은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사용한다. 그러나 정책 수단을 동원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정책마다 차이를 보이기는 해도 반드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일부 경제정책은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최종 목표가 반드시 실현된다는 보장이 없기도 하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경제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정책의 진행 과정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검을 위해 정책당국은 최종 목표와 정책 수단 사이에 중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적절히 관리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중간 목표를 설정하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중간 목표로 설정하는 대상은 최종 목표와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종 목표와 큰 관계가 없다면 중간 목표로 설정할 이유가 없다. 다음으로 중간 목표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당국에 의해 쉽게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달성하기 어려운 대상을 중간 목표로 정하면 중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중간 목표를 잘 통제하기 위해 중간 목표의 대상이 쉽게 측정되어 정책이 집행되는 상황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통화정책은 경기변동 중에서 특히 물가변동을 줄여 경제를 안정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경제 안정화 정책이다. 그러나 또 다른 경제 안정화 정책인 재정정책에 비해 통화정책은 전달경로가 많이 길다. 전달 경로가 길다는 것은 정책의 집행에서부터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미로, 최종 목표가 실현될 것인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달 경로가 긴 경제정책일수록 중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화정책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자율이나 통화량을 중간 목표로 많이 설정한다. 중간 목표로 이자율을 설정하는 경우 목표로 정한 수준의 이자율에 도달할 때까지 통화량을 늘리거나 줄이면 되고, 통화량으로 정한 경우에는 이자율과 상관없이 목표로 정한 수준까지 통화량을 늘리거나 줄이면 된다. 화폐공급의 조절만으로는 이자율과 통화량을 동시에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해 통화정책의 중간 목표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실시한 이후 중간 목표를 수시로 점검하다 보면 실제 정책당국은 최종 목표보다 중간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므로 일반 국민은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와 중간 목표를 혼동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를 중간 목표로 정해놓은 이자율을 달성한다거나 중간 목표로 설정한 만큼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는 경제 안정화일 뿐 이자율과 통화량은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적 목표일 뿐이다.

통화량을 중간 목표로 정하면 목표 수준의 통화량에만 관심을 갖게 되므로 이자율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이자율은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자율의 급격한 변동은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오히려 경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통화량보다는 실물경제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이자율을 중간 목표로 하여 이자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경제가 불황일 경우 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해 중간 목표로 정해놓은 이자율을 달성하도록 통화량을 증가시키면 된다.

반면에 통화량을 중간 목표로 정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통화량의 변동이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므로 통화량을 중간 목표로 설정해 통화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이자율을 안정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제가 불황일 경우 이자율이 하락해 중간 목표로 설정한 이자율보다 낮아지면 이자율 하락을 막기 위해 화폐 공급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경제 상황에 맞게 통화량을 조절하려면 이자율보다 통화량을 중간 목표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중앙대 강사
김형진 중앙대 강사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실시한 이후 중간 목표를 수시로 점검하다 보면 실제 정책당국은 최종 목표보다 중간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돼 국민들은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와 중간 목표를 혼동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는 경제 안정화일 뿐 이자율과 통화량은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적 목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