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관심행사에 준하는 스포츠의 중계를 독점하고 이를 자사의 플랫폼에서만 방송하는 것은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24시즌 KBO의 뉴미디어 중계권은 티빙이, K리그는 쿠팡플레이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보는 방식인 모바일기기, 인터넷을 통한 중계 시청엔 이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면 시청자가 경제적·물리적 불편 없이 국민관심행사로 분류된 방송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K리그·KBO는 방송통신위원회 고시에 따른 국민관심행사 분류엔 포함되지 않지만, 현장 관중만 KBO의 2023시즌이 810만 명, K리그는 301만 명에 이른다. TV, 뉴미디어를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관중 수까지 합해보면 국민관심행사에 준한다고 볼 수 있는 규모다. 국민관심행사에 준하는 스포츠의 중계를 독점하고 이를 자사의 플랫폼에서만 방송하는 것은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K리그에서 시민구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민구단은 수익성보다 스포츠를 통한 지역사회 통합, 시민의 건전한 여가 및 문화생활 기회 제공 등을 위해 설립된 조직다. 이 때문에 시민구단은 지자체로부터 구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민구단의 경기 중계권이 특정 기업의 독점하에 있어서 지역 주민이 경기 관람을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스포츠 중계와 시청이 전통적 미디어에서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등 뉴미디어로 이동하는 지금, 과거에 만들어진 보편적 시청권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개정하는 동시에 시민구단 등 스포츠 공공재의 공공성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보현 생글기자(세화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