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1990년대 비통화 기준 화폐인 URV 실험을 통해 경제를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다.악화된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도 비통화 기준 화폐를 도입해보면 어떨까?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3위, 인간개발지수 2위에 올라 있는 나라다. 그런데 과도한 복지 지출로 인한 재정적자, 이를 메꾸기 위해 남발한 화폐 발행이 법정통화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고, 이는 초인플레이션을 몰고와 경제와 민생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대통령에 당선된 하비에르 밀레이는 페소화를 폐지하고 달러화를 도입하겠다는 개혁안까지 내세웠으나, 지금은 일단 페소화 가치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법정통화가 신뢰를 잃는 경우 교환매개, 가치척도, 가치저장 등 화폐의 세 가지 기능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화폐를 도입할 수도 있지만, 대안으로 ‘비통화 기준 화폐’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으로 1994년에 만든 브라질의 URV가 비통화 기준 화폐다. URV 역시 1990년대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안한 것으로, 미국 달러화 가치에 일정 환율로 고정된 가상의 화폐였다. 당시 브라질에선 상품 가격이 기존 통화인 크루제이루와 URV 모두로 표시되었지만, 결제는 크루제이루로 이뤄졌다. 화폐의 가치 척도의 기능을 URV에 분담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누그러뜨린 것이다. 브라질은 URV 실험을 통해 경제를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 여건은 1990년대 브라질 경제와 여러모로 닮았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도 비통화 기준 화폐를 도입해보면 어떨까? 이를 도입했을 때의 장·단점, 기대할 수 있는 혜택과 리스크는 무엇인지 친구들과 토론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전아린 생글기자(용인외대부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