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愚夫愚婦 (우부우부)
▶한자풀이
愚: 어리석을 우
夫: 남편 부
愚 : 어리석을 우
婦: 아내 부


어리석은 남편과 어리석은 아내
평범한 남녀나 백성을 이르는 말
- <서경>

<서경>은 고대 중국의 요순(堯舜) 임금 시절부터 하(夏)나라, 은(殷)나라, 주(周)나라에 이르기까지 각 제왕의 정치와 관련한 글을 모은 것이다. <서경> 오자지가(五子之歌)는 ‘다섯 형제의 노래’라는 글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순임금에게 천하를 물려받은 우(禹)임금이 하나라를 세웠는데, 그 아들인 계(啓)가 왕위를 계승하고 그다음으로 계의 아들인 태강(太康)이 군주가 되었다. 그러나 태강은 유람과 사냥을 즐기며 백성과 나라를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낙수(洛水) 남쪽으로 사냥을 나간 태강은 백성을 살피지 않는 군주를 달갑게 여기지 않은 제후국 유궁(有窮)의 후예(后)에게 쫓겨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낙수 북쪽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다섯 아우와 모친은 원망의 마음으로 하나라 왕조의 시조인 우임금의 훈계 내용을 담은 노래를 불렀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 내가 천하의 백성을 둘러보건대, 아무리 어리석은 남자, 어리석은 여자라 하더라도 한 사람이 나를 이길 수 있느니라(予視天下 愚夫愚婦 一能勝予). 임금 한 사람이 여러 번 인심을 잃었으니, 백성들의 원망을 어찌 꼭 밝게 드러내야 알겠는가. 원망이 드러나기 전에 미리 조처해야지.”

우임금의 훈계를 빌려 자신의 향락에만 빠져 백성을 돌보지 않은 태강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군주의 위치에 있으면서 덕행을 베풀지 않고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 나라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게 되었음을 꼬집은 것이다.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라는 민유방본(民惟邦本)도 여기에서 나왔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우부우부(愚夫愚婦)는 ‘어리석은 남편과 어리석은 아내’라는 뜻으로, 보통의 백성 또는 평범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필부필부(匹夫匹婦), 장삼이사(張三李四), 갑남을녀(甲男乙女), 초동급부(樵童汲婦)도 뜻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