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 야구 투구판정시스템(ABS)
지난달 3월 23일, 2024년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올해는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류현진 선수가 친정 팀인 한화이글스로 복귀하면서 정규 리그가 시작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올해 프로야구에 류현진 선수만큼 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우선 마운드, 홈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와 투수 및 타자의 위치 정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또 선수마다 신장이 다른 만큼 각 타자의 데이터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을 달리 설정해야 한다. KBO에 따르면,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27.64%인 위치가 스트라이크존의 기준이다. 공이 홈플레이트의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맞춰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판정 결과는 음성으로 변환돼 주심이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으로 전달된다. 주심은 수신호로 스트라이크 또는 볼 판정을 내린다.
ABS는 2019년 미국의 독립 리그인 애틀랜틱리그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하다 올해 세계 최초로 1군 리그에 도입했다. ABS를 도입된한 가장 큰 이유는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기 위해서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와 볼의 판정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들쭉날쭉했고, 오심도 잦았다. 심판의 권한이 막강하다 보니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고, 선수와 팬들의 불만도 컸다.
ABS는 모든 투수와 타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불만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시작된 19차례의 시범경기에서 ABS는 99.9%의 투구 추적 성공률을 보였고, 선수와 팬, 심판 모두에게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AI)이 심판을 보조하며 공정성을 확보해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

축구에서 코너킥은 수비 측이 골라인 밖으로 공을 찼을 때 주어진다. 상대 팀 골대 쪽으로 공을 차올릴 수 있기에 골을 넣을 좋은 기회가 된다. 그렇기에 각 축구팀은 다양한 코너킥 전략을 세우고, 반복 연습을 통해 약속된 플레이를 한다.
연구팀은 코너킥 상황을 그래프로 표현해 선수의 위치, 속도, 높이와 선수 간 암묵적 관계를 모델링하고, 리버풀 FC에서 제공한 2020~2021년 프리미어리그의 코너킥 데이터 7176개를 AI에 학습시켰다. 코너킥 전술 패턴을 학습한 AI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처음 받는 선수와 킥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고, 코너킥 상황에서의 공격 전술과 수비 전술까지 제안했다. 리버풀 FC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전문가들은 사람의 전술과 택틱AI가 제안한 전술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90% 이상이 택틱AI(TacticAI)의 전술을 선호했다. 연구팀은 “축구는 매우 역동적이고 분석하기 까다로운 경기로, 선수들의 체격부터 심리까지 다양한 요소가 작용해 노련한 전문가도 모든 패턴을 생각해내기는 어렵다”며 ”AI가 인간을 도와 인간의 능력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판정과 전술을 짜는 일 외에도 스포츠 분야에서 AI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선수의 특성을 분석해 최적의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AI 기술 발전이 스포츠 경기의 수준을 높이고, 팬들이 스포츠를 더욱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길 기대한다. √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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