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형 요금제
CJ 계열 티빙이 다음 달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 중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를 내놓는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기존 최저가 요금제인 베이직(9500원)보다 4000원, 가장 비싼 요금제인 프리미엄보다는 1만1500원 싸다. 프로필은 4개까지 설정할 수 있고, 동시 접속은 2대까지 가능한 조건이다. 티빙 측은 “합리적 가격의 요금제를 출시함으로써 이용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좋은 반응 얻으며 토종 OTT로 확산광고형 요금제는 OTT 콘텐츠를 시청할 때 시작·중간·종료 지점 등에 광고가 붙는 대신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가리킨다. 미국 넷플릭스는 2022년 말 기존 이용자에게는 광고 없는 서비스를 계속하는 대신 광고형 요금제를 추가했다. 이 방식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토종 OTT로도 확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 수입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OTT 구독료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이 가팔랐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요금제를 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약 40% 인상했다. 한 달 뒤인 12월에는 티빙이 요금을 20%가량 올렸고, 넷플릭스도 월 9500원 베이식의 신규 가입을 제한해 구독료를 사실상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OTT는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가 많은데, 자주 보지 않는 OTT라면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는 수요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여러 사람이 한 계정을 나눠쓸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도 취했는데, 계정 공유가 막힌 시청자 상당수가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의 3분의 1 가까이가 이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인텔리전스는 넷플릭스의 올해 광고 매출을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예상했다.
아마존 계열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조금 다른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말부터 미국에서 OTT 이용자에게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월 2.99달러(약 4000원)를 추가로 내도록 했다. 연내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아마존은 다른 전략 “돈 내면 광고 빼드려요”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요금제는 라이벌 넷플릭스와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모든 이용자를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로 격하시키고, 추가 요금을 더 내야 광고를 제거해준다는 점에서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을 등에 업은 프라임 비디오가 광고 도입 첫해부터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 담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온라인쇼핑, 물류, 음악, 클라우드 서비스 등 아마존의 광범위한 고객층이 프라임 비디오 광고 성공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