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인류 최대 로켓 '스타십'
사람 100명을 태울 수 있는 인류 최대의 로켓이 곧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스타십(Starship)이다. 1·2단부를 합친 전체 길이는 120m로, 아파트 한 층을 2.5m로 가정했을 때 무려 48층에 해당하는 규모다. 추력은 7500톤이며, 최대 150톤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스타십은 ‘슈퍼 헤비(Super Heavy)’라고 불리는 1단계 추진체와 ‘스타십 우주선’이 연결된 형태다. 슈퍼 헤비는 차세대 엔진이라 불리는 ‘랩터 엔진’을 33개 장착했다. 로켓의 엔진은 케로신(등유)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랩터 엔진은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한다. 메탄은 침전물이 쌓이는 코킹 문제가 없어 로켓을 재사용하는 데 유리할 뿐 아니라 경제적이다. 언젠가 화성에 갈 경우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타십은 현재 본격적으로 우주로 날아오르기 전, 가능성을 검증하는 시험 발사 단계에 있다.작년 4월 20일, 스타십의 첫 번째 시험 발사가 있었다. 이륙에는 성공했지만 1단인 슈퍼 헤비와 2단인 스타십 우주선이 분리되지 못하고 약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당시 발사 시 엔진 추력이 너무 강력해 지상 발사대까지 크게 파손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스타십의 1차 발사를 정밀 분석한 결과를 스페이스X에 전달했는데, 시정 조치 사항이 63가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1차 실패 이후, 반년 정도가 흐른 작년 11월 18일.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다시 한번 발사대에 세웠다. 발사 직후 이륙 2분 41초 만에 1단부와 2단부가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1차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단분리를 해낸 것이다. 하지만 발사 직후 약 8분 만에 고도를 점점 높여가던 2단부와의 교신이 끊겼다. 마지막 교신 시점 2단부의 고도는 약 150km로, 스페이스X가 목표한 250km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스페이스X는 비행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자 비행 종료 장치를 작동해 2단부를 폭발시켰다. 당초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에서 2단부와 분리돼 아래로 낙하하는 1단부를 안전하게 착지시켜 로켓을 재사용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분리 후 1분 여가 지나 1단부도 공중에서 폭발하며 이 목표 역시 달성하지 못했다.
시험발사 뒤 스페이스X는 SNS X(전 트위터)에서 “1단부가 2단부와 분리된 직후 계획에 없던 급격한 분해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시험은 스타십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도 비록 발사는 실패했지만 1차 시험보다 진일보했다는 데 의의를 두며 “스페이스X 팀, 축하합니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스페이스X는 세 번째 시험발사를 준비 중이다. 작년 12월 20일에는 발사 패드에 시제품을 고정한 후 랩터 엔진을 점화해보는 ‘정적 연소시험’을 실시하며 발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스페이스X 발사장 총괄 매니저인 캐시 루더스는 “세 번째 시험 발사는 2024년 1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일론 머스크는 2023년 12월 말이 될 거라고 말했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3차 발사에 사용될 스타십은 2차 발사와 비교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선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 1일, 상업용 우주정거장인 스타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민간 우주 기업 보이저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을 운반하는 우주선으로 스타십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스타랩 우주정거장 발사 일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이전에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스타십의 발사에 성공한다면 단 한 번의 발사로 거대한 우주정거장을 우주 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 보이저스페이스를 이끄는 딜런 테일러는 “스타십을 선택한 이유는 스페이스X의 성공과 신뢰성 때문”이라며 “한 번의 비행으로 스타랩을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반 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스타십의 시험 발사 실패 직후 “큰 위험에는 큰 보상이 따르기 때문에 역사상 모든 업적은 어느 정도의 계산된 위험을 요구해왔다”고 격려했다. 앞으로 새로운 우주 개척 시대를 열 스타십의 귀추가 주목된다.√ 기억해주세요 스페이스X는 세 번째 시험발사를 준비 중이다. 3차 발사에 사용할 스타십은 2차 발사와 비교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선될 예정이다. 상업용 우주정거장 ‘스타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민간 우주 기업 보이저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을 운반하는 우주선으로 ‘스타십’을 선택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만일 스타십의 발사에 성공한다면 단 한 번의 발사로 거대한 우주정거장을 우주 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 스타십은 반 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前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