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논술 강의노트

올해부터 부활하는 고려대학교 논술(1)
올해부터 고려대학교 논술이 부활합니다. 약 1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고려대학교 논술고사는 올해 인문 논술고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 인원을 새롭게 선발하고 높은 최저자격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일반적인 예측대로 수능 다음 주 시험일이 확정된다면 우수한 수능 성취도를 지닌 학생들이 대거 고려대학교 지원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일반전형 기준 최저자격 4합 8은 매우 높은 선입니다. 4합 8의 경우 최저충족률이 10% 밑으로 떨어질 때가 많고, 여타 대학의 최저자격 충족률을 고려해볼 때 논술고사의 지원 허수가 다른 전형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대학교 전형은 이른바 반-정시전형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논술 기본기를 탄탄히 갖추었다면, SKY 제시문 면접과 함께 고려대학교 논술전형에 대한 합격률을 낙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5학년도 논술길잡이] 최저자격 높고 선발인원 많아 상위권 학생 몰릴 듯
한편 고려대학교의 논술 선택지 확대로 최상위 자원 흡수 효과는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논술 최상위 대학들의 입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연세대학교의 시험일이 수능 이전인 만큼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들은 수능 이전에 논술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고려대학교 논술시험을 선택하는 것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 면에서 인문 논술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입니다. 미리 체계적으로 준비해 좋은 결실을 거두기 바랍니다.

아래는 전년도에 논술 출제 방향을 예고한 고려대 모의논술 문제 1번을 약식으로 다듬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설은 다음 시간에 제공하겠습니다.【문제1】아래 글 ①~⑤ 가운데 셋을 선택하여 그것을 근거로 오른쪽 그림⑥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50점, 답안지 앞면에 700자±50자로 작성)
생글생글
생글생글
① 거사가 늘 흐린 거울로 얼굴을 들여다봐 괴이하게 여긴 손이 묻자 거사가 말하기를, “거울이 밝으면 잘생긴 사람은 기뻐하지만 못생긴 사람은 꺼리네. 그러나 잘생긴 사람은 수효가 적고, 못생긴 사람은 수효가 많네. 만일 못생긴 사람이 한번 들여다보게 된다면 반드시 깨뜨리고야 말 것이네. 그러니 먼지가 끼어서 희미한 것만 못하네. 먼지가 흐리게 한 것은 그 겉만을 흐리게 할지언정 그 맑은 것은 상하게 하지 못하니, 만일 잘생긴 사람을 만난 뒤에 닦여져도 시기가 역시 늦지 않네. ... 내가 거울을 대하는 것은 그 희미한 것을 취하기 위함인데, 그대는 무엇을 괴이하게 여기는가?”

② 마치 샐러드볼처럼 다양한 문화가 대등한 자격으로 조화를 이루고 공존해야 한다고 보는 다문화주의가 있다. ...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은 인정하지만, 마치 국수 대접처럼 주류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비주류 문화가 공존해야 한다고 보는 문화 다원주의가 있다.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화 상대주의와 관용을 바탕으로 수용과 존중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생물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문화 생태계의 다양성도 존중해야 우리 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존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③ 덴마크는 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까? 공항에 내리자마자 만난 택시 기사의 얼굴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손님들로부터 “그 실력을 갖추고 왜 택시 운전을 하느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그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고 한다. “... 나는 이 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 또한 택시 기사도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일에 자부심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④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⑤ 창수는, 우선, 개천 속 빨래터로 눈을 주었다. 한 이십 명이나 모여든 빨래꾼들, 그들의 누구 하나 꺼리지 않고 제멋대로들 지절대는 소리와, 또 쉴 사이 없이 세차게 놀리는 방망이 소리가, 그의 귀에는 무던히나 상쾌하다. 그는 눈을 들어, 이번에는 빨래터 바로 위 천변의, 나무장 간판이 서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미 윷을 놀지 않는 젊은이들이, 철망 친 그 앞에 앉아서들 잡담을 하고, 더러는 몸들을 유난스러이 전후좌우로 놀려가며, 그것은 또 무슨 장난인지, 서로 주먹을 들어 때리는 시늉을 한다. 그것이 ‘권투’라는 것의 연습임을 배운 것은 그로부터 며칠 뒤의 일이거니와, 그러한 장난도 창수의 눈에는 퍽이나 재미스러웠다. 그러한 소년의 눈에, 천변을 오고 가는 모든 사람이, 그 모두가, 한결같이 잘나만 보이는 것도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아니냐.포인트
임재관 대치유클래스 임재관입시논술 원장
임재관 대치유클래스 임재관입시논술 원장
4합 8의 경우 최저충족률이 10% 밑으로 떨어질 때가 많고, 여타 대학의 최저자격 충족률을 고려해볼 때 논술고사의 지원 허수가 다른 전형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대학교 전형은 이른바 반-정시전형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