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치료법은 질환 발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어 가치 있다. 유전자 조작의 오남용 등 부작용만 우려해 획일적으로 '접근 금지' 하는 것보다 그 한계점과 유용성 등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야 할 때라고 본다.
사람들은 ‘유전자조작’을 대개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인간 존엄성을 해치거나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이란 질환이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이 질병의 치료 방법으로 유전자조작 기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PTSD란 전쟁·대형 참사·고문 등 심각한 사건을 겪은 뒤 극심한 공포감, 즉 트라우마를 겪는 것을 말한다. 스위스 바젤 대학의 도미니크 드 케르뱅 박사는 르완다 대학살을 면한 347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포를 검사했고, 그들 중 특정 유전자를 보유한 134명만이 PTSD를 앓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조절물질인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드는 특정 유전자가 PTSD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PTSD 환자들은 약물치료에 의존해오고 있다. 주로 항우울제나 안정제를 복용하는데, 이들 약물은 식욕 증가로 살이 찌거나 중독성을 보이는 등 여러 부작용이 보고됐다. 하지만 유전자조작 치료법은 질환 발병을 예방할 수 있어 가치 있다. 유전자조작의 오남용 등 부작용만 우려해 획일적으로 ‘접근 금지’하는 것보다 그 한계점과 유용성 등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야 할 때라고 본다.
인간의 보편적 윤리를 벗어나는 과학기술 적용은 우려할 만하지만, 환자들의 ‘인간 존엄성과 행복추구권’도 중요한 가치다. 따라서 유전자조작 기술을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수빈 생글기자(낙생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