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수능 직후 대입전략
'수시 납치' 피하려면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 빠른 판단을
올해 수능이 마무리되면 이틀 후부터 곧바로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실시된다. 수험생 입장에선 잠깐의 여유도 없는 셈이다.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시 지원 전략을 점검하고,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수능 직후 입시 전략 등 수험생이 꼭 챙겨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주요대 인문계, 합격선 상승 염두에 둬야2022학년도부터 실시한 통합 수능에서 최대 이슈는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문·이과 유불리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수학 1등급 내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비중은 80%대를 넘기는 등 이과생 강세가 압도적이었다. 이과생들은 수학 강세에 힘입어 대학 수준을 높여 인문계 학과로 대거 교차지원에 나섰고, 주요대 인문계 학과 합격생 상당수가 이과생으로 채워지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문과생 백분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통합 수능 첫해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도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수시 납치' 피하려면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 빠른 판단을
하지만 통합 수능 2년 차 주요대 인문계 합격선은 하락을 멈추고 상승 추세다. 주요 21개대의 정시 인문계 학과 합격선(어디가 발표 일반전형, 국수탐 백분위 평균, 학과별 70%컷)은 2022학년도 평균 86.4점에서 2023학년도 88.1점으로 1.7점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21개 대학 중 2곳을 제외하고 모두 합격선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연계도 동시에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의약학을 제외한 주요 21개대의 정시 합격선 평균은 2022학년도 87.4점에서 2023학년도 88.6점으로 1.2점이 상승했다. 주요 21개대 내 의약학도 합격선이 올랐다. 10개 의대의 평균 합격선은 98.5점에서 98.9점으로, 9개 약대는 95.5점에서 96.4점으로, 3개 치대는 97.4점에서 97.5점으로 합격선이 올랐다. 한의대와 수의대도 유사하다.
이 같은 상황은 전반적으로 이과생들의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이 더 넓게, 더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백분위가 높게 형성되는 이과생의 인문계 학과 합격이 더 늘면서 인문계 학과 합격선이 다시 오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문과생의 백분위 하락은 인문계 학과 합격선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반면, 이과생의 교차지원은 반대로 인문계 합격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합 수능 체제의 입시 결과는 두 요인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이과생 모두 목표 대학, 학과의 합격선 추이를 더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통합 수능 3년 차 이과생 교차지원이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안정 지원 성향이 강한 문과생이라면 목표 대학의 하향 조정도 고려해볼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상향 지원 중심의 이과생이라면 교차지원을 적극 활용하는 등 좀 더 도전적인 지원 전략을 고민해보기를 권한다. 수능 이틀 후, 대학별 논술·면접 시작올해도 수능 직후 논술, 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이어진다. 성균관대·서강대·경희대(서울)·숙명여대·건국대·동국대·숭실대 등 주요대 상당수가 수능 직후 주말인 18일(토)~19일(일)에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이어 20일(월) 삼육대와 서울과기대, 22일(수) 경기대와 한국기술교대 논술이 이어진다. 아주대와 인하대가 각각 12월 2일(토)과 3일(일)에 논술을 치러 가장 늦은 편이다.
주요대 학생부종합 면접은 연세대 활동우수형(자연), 아주대 첨단융합인재, 인하대 미래인재(인문) 등이 18일(토)로 가장 빠르다. 이어 19일(일)에는 연세대 활동우수형(인문), 세종대 세종창의인재, 아주대 ACE(공과대학 등), 인하대 미래인재(자연) 등이 면접을 실시한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11월 24일(금)~25일(토), 지역균형은 12월 1일(금)~2일(토)로 예정돼 있다. 고려대 학업우수형의 경우 11월 25일(토)~26일(일)에 실시한다.
이처럼 수능 직후 대학별 논술, 면접이 곧바로 실시되기 때문에 ‘수시납치’를 피하려면 정시 지원 전략을 점검하고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납치는 정시에서 더 상위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수능 성적이 나왔음에도 수시에 합격해 정시에 지원조차 못 하는 상황을 말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합격한 대학 중 한 곳에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시 지원 대학보다 상위 대학에 도전해볼 만한 수능 성적이 나왔다면 수시 논술, 면접 등에 응시하지 않음으로써 일부러 불합격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보통 수능 다음 날부터 각 입시기관이 오픈하는 ‘가채점 기준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와 ‘가채점 기준 모의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능 가채점 점수를 토대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 및 학과를 살펴볼 수 있다. 모의 지원 서비스는 동일 성적대 학생들의 지원 경향과 선호도를 판단하기에 좋다. 단, 모의 지원 서비스의 경우 수능 직후엔 표본이 충분하게 축적되지 않은 시기이므로 분석 결과를 맹신해선 곤란하다. 참고 자료 정도로만 활용하기를 권한다. 각 입시기관의 예측치는 12월 8일(금)에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도수분포표 등이 공개되면 더 정확해진다. 이후 실채점 기준 정시 지원 가능 점수 등을 참고해 정시 최종 지원 전략을 확정 짓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