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태풍의 양면성
태풍은 한자로 '颱風'이라고 쓴다. 두 글자 모두에 風(바람 풍)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니, 글자 자체에서도 강한 바람이 느껴진다. 태풍은 주로 태평양 북서부에서, 허리케인은 주로 대서양 및 카리브해 지역에서, 사이클론은 인도양과 남태평양 지역에서 강한 바람이 발생하는 열대저기압을 말한다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 이상이면 모두 태풍이라고 부른다. 태풍의 강도를 알기 쉽게 분류해 놓았는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25㎧이면 ‘태풍’, 25~33㎧이면 ‘중태풍’, 33~44㎧이면 ‘강태풍’, 44㎧ 이상인 경우 ‘매우 강태풍’이라고 분류한다. 특히 2020년에는 최대 풍속 54㎧ 이상인 ‘초강력 태풍’ 등급을 신설했다. 2013년부터 2022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26.2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연평균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이 중 ‘매우 강’ 빈도가 절반을 차지해 ‘초강력’ 등급이 나온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도 열대저기압 중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24㎧인 것을 ‘열대폭풍’, 25~32㎧이면 ‘강한 열대폭풍’, 33㎧ 이상이면 ‘태풍’이라고 불렀으며, 태풍합동경보센터(JTWC)에서는 최대 풍속 67㎧ 이상인 ‘슈퍼태풍’을 신설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태풍이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발달할 뿐 아니라 태풍의 강도 또한 세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올해 두 번째로 발생한 태풍인 마와르(MAWAR)가 초강력 태풍 및 슈퍼 태풍이었으며, 인도양에서 발생한 프레디·모카도 슈퍼 사이클론이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올해 6번째로 발생한 태풍인 카눈(KHANUN)이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게다가 남북을 종단하며 올라가 전국이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였고, 뉴스에서는 태풍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었다. 기사 중 “초강력 태풍 카눈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 든 부산”이라는 정보는 정확한지 확인해보자.
첫 번째, 태풍 카눈은 초강력 태풍이었을까? 최대 풍속이 50㎧로 ‘초강력’이 아닌 ‘매우 강’ 등급의 태풍이므로 틀린 정보다.
두 번째, 태풍의 오른쪽은 정말 위험할까? 그림은 태풍 카눈의 발생 및 이동 경로를 나타낸 것이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때 A와 B 중 어느 지역에서 더 바람이 강하게 불었을지 살펴보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태풍 바람의 방향이다. 북반구에서는 지구 자전으로 인한 코리올리 효과로 태풍 하층에서는 중심을 향해 반시계 방향의 바람이 불게 된다. 다음으로 태풍의 진행 방향을 생각해 보자.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력을 형성한 태풍은 대부분 북상한다. 그러므로 태풍의 진행 방향과 태풍에서 회전하는 바람의 방향이 서로 일치하는 태풍 오른쪽에서는 바람이 더 세게 불게 된다. 왼쪽 지역에서는 태풍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의 세기가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있는 B 지역은 위험 반원에 해당해 A 지역보다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카눈이 지나간 후 태풍 중심의 오른쪽에 위치한 영남 및 강원 영동 지역에서 제방이 터지고 마을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은 인간에게는 강력하고 파괴적인 힘을 지닌 위험한 현상이다. 인명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농작물과 어업에 타격을 주고, 대량 폐기물 및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지구 전체 관점에서 보면 태풍은 여러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구는 위도에 따라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의 차이가 생긴다. 저위도 열대 바다에서 발생한 태풍은 열에너지와 수증기를 고위도로 운반하면서 열을 분배한다. 또 바다 표면의 열을 대기 상층부로 끌어올리면서 고온 고습한 공기가 응결돼 강우가 발생하며 열을 해산시키는 등 지구 에너지 평형에 도움을 준다.
태풍의 강한 바람과 강수는 대기 중의 먼지와 오염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대기 질을 일시적으로 개선하기도 하고, 호수와 바다의 녹조와 적조를 제거하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이 해소되고 수자원이 보충될 수 있다. 게다가 폭우와 바람은 종자 분포와 식물 번식에도 도움을 줘 생물의 다양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태풍은 양면성을 지닌 중요한 기상 현상이지만, 태풍이 점점 강력해지는 것은 인간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기억해주세요 태풍은 인간에게는 강력하고 파괴적인 힘을 지닌 위험한 현상이다. 하지만 지구 전체 관점에서 보면 태풍은 여러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저위도 열대 바다에서 발생한 태풍은 열에너지와 수증기를 고위도로 운반하면서 열을 분배한다. 또 바다 표면의 열을 대기 상층으로 끌어 올리면서 고온 고습한 공기가 응결돼 강우가 발생하며 열을 해산시키는 등 지구 에너지 평형에 도움을 준다. 태풍의 강한 바람과 강수는 대기 중 먼지와 오염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대기의 질을 일시적으로 개선하기도 하고, 호수와 바다의 녹조와 적조를 제거하기도 한다. 게다가 폭우와 바람은 종자 분포와 식물의 번식에도 도움을 줘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정해련 서울사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