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129) 기후변화와 블루골드
사진 속 건물을 보시죠. 멕시코는 지난 3월부터 폭염에 따른 가뭄으로 저수지와 강물이 말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16세기 지어진 사진 속 건물도 저수지가 만들어진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은 폭염의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언급하고 있죠. 엘니뇨와 애그플레이션
[테샛 공부합시다] 세계적 물부족 위기…물관리 산업 키워야
지난 6월은 때 이른 폭염이 세계를 뒤엎었다고 할 만큼 뜨거웠습니다. 멕시코는 최고 기온이 45도, 미국 텍사스 지역은 48도를 기록했다고 하니 폭염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죠. 열사병, 가뭄, 어류 폐사 등의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이를 더 자극할 ‘엘니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엘니뇨란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장기 평균보다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으로,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등의 기후변화를 동반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엘니뇨가 발생하면 브라질에는 강수량이 줄어들고 가뭄이 심해집니다. 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의 원두 생산량은 감소하고 원두 가격이 상승합니다. 2016년에도 엘니뇨가 발생하자 원두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원두만이 아닙니다. 설탕의 재료인 원당과 쌀, 밀, 옥수수, 콩 등의 다양한 작물도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죠. 이에 따라 기업의 생산비용은 늘어나고 각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하지요. 우리가 사 먹는 각종 먹거리의 가격이 오른다는 말입니다. 21세기는 물의 시대물에 잠겨 있던 건물이 6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사진을 보면 항상 풍성할 것 같은 물이 부족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지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이지만, 대부분이 바닷물입니다.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지하수나 강물의 비율은 극히 일부죠. 실제로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필요한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약 20억 명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가뭄이 극심해지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로 ‘물관리’는 더 중요해졌죠. 특히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이상이 산이고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돼 효율적인 물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50년까지 물 수요가 가용 수자원의 20~30%를 초과할 것이라고 합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20세기가 ‘블랙 골드’인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 골드(Blue Gold)’인 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물의 가치와 중요성이 커진다는 의미죠. 영국의 물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세계의 물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919조원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500조원)의 규모를 압도합니다. 한국도 수(水)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댐 개발, 상하수도 관리 등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고, 해수의 담수화 기술 고도화를 통해 물산업 규모를 키워야겠죠. 더불어 기후변화로 변동성이 심해질 물에 대한 관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합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