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낙뢰의 정체
지난 6월 10일 강원 양양군에서 낙뢰 사고가 발생했다. 서핑을 즐기던 6명이 낙뢰를 맞아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이토록 위험한 낙뢰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낙뢰의 과학적 원리와 사고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번개는 구름에 의해 발생한 대규모 정전기가 방전되는 현상이다. 구름은 하늘에 있는 수증기가 모여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로 구성된다. 이 얼음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히며 마찰 전기가 발생한다. 가벼운 알갱이는 주로 양전하를 띠며 구름 윗부분으로 올라가고, 무거운 알갱이는 음전하를 띠며 구름 아랫부분으로 내려간다. 구름이 성장하면서 전하가 쌓이다가 전위차가 커지면 순간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방전 현상, 즉 번개가 치게 된다. 공기에는 보통 전류가 흐르지 않는데, 전위차가 커서 순간적으로 전류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90% 이상의 번개는 구름 속에서 친다. 그런데 번개가 구름과 땅 사이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구름 안에서 전하의 분리가 일어나면 구름 아랫부분과 지면 사이에도 전위차가 커지면서 방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낙뢰다.
정전기의 대규모 버전인 번개가 치려면 전위차가 수백만~수억V가 돼야 한다. 번개는 대기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좁은 공간을 최소한의 경로로 이동한다. 이때 전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가열되면서 2~3만 도까지 온도가 오른다. 공기가 빠르게 가열되면서 급속 팽창이 일어나고, 이때 충격파로 천둥소리가 발생한다. 번개가 칠 때 먼저 빛이 번쩍하고 나중에 우르릉 쾅쾅 소리가 들리는 이유는 소리의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소리의 속도는 초당 340m, 빛의 속도는 초당 30만㎞ 정도로 약 100만 배 차이가 난다. 번개를 보고 나서 3초 후에 천둥소리를 들었다면, 번개가 우리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계산할 수 있다. 둘 사이 시간 간격이 좁을수록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친 것이다.
![[과학과 놀자] 낙뢰는 구름과 땅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A.33790184.1.jpg)
낙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이 예보되면 등산이나 물놀이 등의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번개를 목격한 뒤 30초 안에 천둥소리가 들리면 즉시 실내로 대피해야 한다. 낙뢰는 공기를 가장 빠르게 지날 수 있는 경로를 찾으므로 뾰족하고 높은 곳에 떨어진다. 낙뢰는 바닷물과 같은 물을 통해서도 전달될 수 있다. 주변에 피할 곳이 없다면 우산, 등산 스틱, 낚싯대처럼 긴 물건을 버리고 가능한 한 몸을 낮춰야 한다. 또는 젖지 않고 지대가 낮은 나무 밑 등을 찾아 대피해야 한다. 낙뢰 발생 시 자동차 안에 있을 때는 시동을 끄고 페달과 핸들에서 손발을 떼고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
낙뢰는 자연현상 중 하나로 예측이 어려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인도의 경우 2022년 낙뢰로 907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2020년(240명)의 네 배에 가깝다. 인도과학환경센터는 “기온이 1도 오르면 번개는 12배 증가한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낙뢰 피해 증가를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0년간(2013~2022년) 낙뢰 사고 사망자는 7명, 부상자는 18명으로 적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낙뢰가 대부분 여름철에 발생했던 만큼 다가오는 여름을 대비해 낙뢰 예방법을 잘 숙지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기억해주세요
![[과학과 놀자] 낙뢰는 구름과 땅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AA.33790183.1.jpg)
신다인 창덕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