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동아리 모임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하며 포기할까 고민했던 활동들이 수시를 준비하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대입 준비, 효율성 추구하되 밀도에 집중하자
고등학교 때 4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가장 놀란 점은, 처음에는 열의를 보이던 친구들이 점점 소홀해지다가 결국 동아리 모임에 나오지 않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경쟁하다 보면 동아리 활동보다 내신 점수를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공부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주는 활동은 포기하게 되는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해 시작한 활동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알찬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 행동이니, 자기 선택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활동에 대충 참여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저도 고등학교 3년 내내 참여한 모든 활동에서 최선을 다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험공부가 밀려 있을 때는 피상적인 내용만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과제를 끝낸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시 원서를 내기 위해 3년간의 생활기록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정성을 들이지 않은 과제도 열심히 수행한 과제와 똑같이 세부 특기사항에 적히지만 결과적으로 의미 없는 문장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하며 포기할까 고민했던 활동들이 수시를 준비하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동아리 활동에 무관심했던 친구들의 생활기록부와 저의 생활기록부에 적혀 있는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 밀도만큼은 크게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교과 활동에 무리하게 참여할 것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못하면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주거나, 시험공부를 하는 데 결정적으로 방해가 되는 활동은 지체하지 않고 그만두는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고등학교 생활의 최종 목표가 대부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인 만큼 대입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학생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량적인 판단이 전부는 아닙니다. 수시에서는 효율성만큼 밀도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안현진 고려대 경영학과 22학번(생글15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