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얻을 수 있는 기회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빠르게 태도를 전환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작은 고민은 접어두고 큰 목표에 집중하세요
입시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을 어떻게 다잡고 끈기있게 공부할 수 있을지 많이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고3 수험생 당시 제 마인드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의 멘탈 관리 원칙은 ‘결과에 대해 아무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기계적인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사람에게 ‘생각’은 꽤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입시에 직면할수록 고민을 나누고 생각이나 감정을 분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성향상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고 말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속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 성향이 아니더라도 다같이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터라 곁에 있는 친구에게조차 속내를 털어놓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해 마음의 병을 앓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아무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포인트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이미 나온 대학 합격·불합격 결과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수능 공부를 하며 모의고사 결과에 대해 고민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문제는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에 낙심하는 것입니다. 고민해봐야 바뀔 게 없는 것을 가지고 스스로를 갉아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얻을 수 있는 기회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빠르게 태도를 전환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제 경우 한 대학에서 1차 서류 불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눈물이 난 그 순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수능 성적을 올리는 게 더 급하고, 끝을 보기에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말을 줄이고 생각도 최소화하며 공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자 했습니다. ‘울면 공부도 안되고 나쁜 생각만 계속 들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눈물과 후회, 분노 속에 내팽개치는 것이 스스로를 더 파괴적으로 몰아붙이는 행위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생이라면 이런 행위는 더 독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성찰과 반성도 필요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향이나 태도나 습관을 끊임없이 돌아보지 않으면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어떤 결과에 대해 성찰과 반성을 하라는 것은 학생들에게 가혹합니다. 학생들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 특히 ‘수능’이 끝 무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을 위해 작은 건 지나칠 줄 아는 마음, 이를 위해 작은 데 얽매이지 말고 더 큰 것을 바라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태희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2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