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디지털 경제와 대중의견
독립성 상실한 개인 의견은 집단지성으로 연결되기 어려워.디지털 시대에 맞는 집단지성 형성 방식 찾아야 할 때.
독립성 상실한 개인 의견은 집단지성으로 연결되기 어려워.디지털 시대에 맞는 집단지성 형성 방식 찾아야 할 때.

MIT의 시난 아랄 교수는 뉴스 웹사이트를 활용한 대규모 대중 심리 테스트를 통해 이를 밝혀냈다. 해당 웹사이트에 올라온 동일한 콘텐츠에 한 집단의 경우 임의로 1개의 찬성 평점을, 또 한 집단에는 1개의 반대 평점을 주었다. 통제 집단에는 평점을 주지 않았다. 그런 다음 세 집단의 평점 변화를 살펴보았다. 일반적으로 콘텐츠에는 수백 혹은 수천 개의 평점이 달리므로 임의로 1개의 찬성 혹은 반대 평점을 준 것은 최소한의 조작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찬성 평점으로 긍정적인 조작을 하면 이후에 긍정적인 평점이 32% 늘었고, 평균 평점은 25% 늘었다. 그리고 임의로 찬성 평점 1개를 추가할 경우 점수가 10점을 넘을 확률은 30%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평균 평점이 1.9점이므로 10점은 엄청 높은 점수다. 임의로 찬성 평점을 부여한 경우 임의로 반대 평점을 부여한 경우보다 이후 소비자들이 찬성 평점을 부여하는 경향이 높았다. 디지털 시대의 대중 의견은 더 이상 독립적이지 않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J 별점 커브디지털 시대의 대중 의견이 더 이상 독립적이지 않다는 결과는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의 별점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발을 구매하거나 호텔 예약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별점을 매겨보라고 한다면 종 모양의 분포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상에서의 별점은 다르다. 이들 별점을 모아보면 J 커브가 만들어진다. 즉, 별점 4~5개는 많고, 별점 1~2개는 중간이며, 별점 3개는 거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추이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서 비슷하다. 연구를 진행한 MIT 시난 아랄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3가지 편향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구매를 마음먹은 제품에 대해 원래 좋은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별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고편향이다. 평점을 남기는 사람은 아주 좋은 경험을 했거나 몹시 나쁜 경험을 한 경우다. 평균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은 굳이 평점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점을 매겨보면 좋은 구매 경험이 나쁜 구매 경험보다 훨씬 많다. 마지막은 사회적 영향 편향이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대중심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와 집단지성독립성은 대중의 지혜에서 매우 중요하다. 각 개인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지 않을 때 특정 의견 탓에 전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쉽게 대중심리가 생겨나고, 대중은 이런저런 추측에 휘말려 서로의 실수를 상쇄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고, 서로에게 배우지만, 사회의 지혜는 분명 독립성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