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톡톡톡, 팝콘의 원리
해마다 봄이 오면 반가운 꽃들이 앞다퉈 피어난다. 3월을 지나면서 산수유, 목련, 개나리에 이어 4월 초에는 벚꽃이 한창이다. 봄의 상징과도 같은 벚꽃이 활짝 피기 전, 봉오리와 꽃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팝콘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햇빛과 기온의 도움으로 꽃망울을 터뜨리는 벚꽃처럼 열과 압력의 도움으로 톡톡 터지는 팝콘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팝콘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미국의 원주민 인디언들이었다고 전해진다. 유럽에서 건너간 초기 이주민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을 때 인디언족의 한 추장이 팝콘을 선물로 줬고, 이후 이주민들이 옥수수 재배 방법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팝콘을 먹기 시작했다. 17세기경 미국의 5대 호 부근을 탐험하던 프랑스인들은 인디언들이 팝콘 튀기는 것을 보고, 옥수수 알 속에 갇혀 있던 악마가 열을 받아 ‘탁’ 소리를 내며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믿기도 했다. 그 악마는 무엇이었을까.
옥수수 알 속에 들어 있다는 악마는 ‘수분’이다. 옥수수 알 속에는 14% 정도의 수분이 들어 있다. 팝콘용 옥수수 알은 크게 외피, 배젖, 배의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녹말로 된 배젖과 배 속에 수분이 포함돼 있다. 옥수수를 팝콘 기계에 넣으면 녹말 속 수분이 끓기 시작해 수증기로 변한다. 그런데 옥수수 알의 외피가 단단해 수증기가 빠져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쪽의 압력은 점점 높아져 부푼 풍선 같은 상태가 된다. 그러다가 옥수수 알의 외피가 깨지는데, 이때 배젖을 둘러싸고 있던 압력이 갑자기 작아지면서 녹말 속 공기 부피가 30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이 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 배젖이 튀어나오고, 그 결과 벚꽃 같은 팝콘이 만들어진다.
팝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압력이 작아지면 기체의 부피는 커진다. 압력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끊임없이 무질서하게 움직이고 있던 기체 분자들의 간격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화학자 로버트 보일은 수은이 들어 있는 J자관 실험을 통해 압력과 기체의 부피가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압력이 2배, 3배 커지면 기체의 부피는 2분의 1배, 3분의 1배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를 ‘보일의 법칙’이라고 한다.
우리는 1기압의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압력의 변화를 느끼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하지만 높은 산에 올라가거나 비행기를 타서 고도가 높아지면 압력이 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지상에 비해 공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압력이 낮아진다. 외부 압력이 작아지면 귀가 멍해져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귓속이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 몸 안의 압력은 일정한데 외부 압력이 작아져 귓속 공기 부피가 늘어나 고막이 팽팽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침을 삼키거나 억지로라도 하품을 하면 귓속의 압력이 귀 바깥의 압력과 같아져 더 이상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늘을 날고 있을 때 비행기 내부의 압력은 지상보다 약간 낮아서 대기압의 5분의 4 수준이다. 이런 기압 차이를 쉽게 보여주는 것은 공기가 들어 있는 채로 포장된 과자들이다. 지상에서 가지고 탈 때 정상이었던 과자 봉지는 압력이 작아진 비행기 안에서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과자 봉지뿐 아니라 사람도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 반응하기도 한다. 우리 배 속에는 가스가 들어 있는데, 외부 압력이 작아지면 이 가스의 부피가 팽창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 속에 50mL 정도의 가스가 들어 있었다면 하늘을 나는 비행기 속에서 이 가스의 부피는 50×4분의 5=62.5(mL)가 된다. 배 속 가스가 커지면 헛배가 부르면서 속이 불편해진다. 그러므로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콩이나 양배추, 맥주같이 가스가 많이 나오는 음식물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기내식 또한 이런 이유 때문에 가스가 덜 발생하는 음식으로 제공된다. 이처럼 보일의 법칙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미국의 원주민들이 처음 만들었던 팝콘은 오늘날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간식이 됐다. 아름다운 봄날, 팝콘과 함께 멋진 영화를 보면서 보일의 법칙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기억해주세요 팝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압력이 작아지면 기체의 부피는 커진다. 압력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끊임없이 무질서하게 움직이고 있던 기체 분자들의 간격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화학자 로버트 보일은 수은이 들어 있는 J자관 실험을 통해 압력과 기체의 부피가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압력이 2배, 3배 커지면 기체의 부피는 2분의 1배, 3분의 1배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를 ‘보일의 법칙’이라고 한다.
전화영 서울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