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문제를 틀렸을 때는 그냥 넘어가지 말고 해설지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풀어봐야 합니다. 문제를 맞힐 때까지 반복해서 풀어보세요.
수학공부 이렇게 하자(2)

지난번에 이어 지양해야 할 수학 공부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틀린 문제 답만 표시하고 넘어가기
[대학 생글이 통신] 틀린 문제는 풀릴 때까지 시도해 유형을 익혀둬야
우리가 수학 문제를 왜 푸는 걸까요?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모르는 것을 없애나가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문제를 틀리기 위해 푸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채점만 하고 맞든 틀리든 다음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보통 학원 숙제를 빨리 처리하고 싶은 학생들이 그렇게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문제를 풀면 공부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미 아는 문제를 계속 풀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문제를 틀렸을 때는 그냥 넘어가지 말고 해설지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풀어봐야 합니다. 문제를 맞힐 때까지 반복해서 풀어보세요. 틀린 이유와 함께 다음에 이런 유형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맞힐 수 있을지 문제 아래 간단히 적으면 더 완벽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틀린 문제 해설이라도 볼 것을 권장합니다.# 기계적으로 문제 풀기시험 기간에 야간자율학습을 하면 넋이 나간 채 학원에서 준 두꺼운 학습지 뭉텅이를 푸는 친구들이 보입니다. 그 친구들을 가만히 관찰하면, 문제 푸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유형의 문제가 여러 개 반복해 나와 문제를 읽지 않고 숫자 몇 개만 쓱 보고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건 수학이 아니라 팔 근육 키우기입니다.

이런 문제풀이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실제로 비슷한 유형이 시험에 나오면 학생들은 문제를 제대로 보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풉니다. 이때 출제자가 조건을 하나만 꼬아 놔도 문제를 틀릴 수 있습니다.

또 기계적 문제풀이는 문제의 원리가 아니라 단편적인 수식을 기억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원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에서 반지름 제곱에 3.14를 곱하면 답이 나오는 걸 알지만 3.14가 원주율이라는 건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부하면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 다른 문제에서 당황하게 됩니다. 그런 방식으로 공부할 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했다면 평균 성적이 더 오르지 않을까요? 유형에 찌드는 것과 익숙해지는 것은 다릅니다. 같은 유형의 문제는 적당히 익숙해질 때까지만 풀 것을 추천합니다. 문제를 풀 때는 긴장감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유형의 문제가 어렵다면, 숫자만 다른 문제를 여러 개 풀기보다 약간씩 변형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게 좋습니다. 수학 학원에서 자꾸 근육 단련을 시킨다면 다른 학원을 찾아봐야 합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