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박정부 <천원을 경영하라>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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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가게’라는 별칭을 얻은 다이소에 하루 100만 명이 드나든다. 전국 1500개 다이소 매장을 가장 많이 찾는 세대는 20대로 전체 고객의 30%를 차지한다. 10대 고객은 전체의 20%에 달한다. 물가가 올라도 가격을 유지하는 비결, 아성다이소 박정부 회장이 성공한 비결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책을 읽으면 일상에 적용할 점이 눈에 띌 것이다.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간절함과 관심, 유효기간 없는 열정이 중요하다
다이소는 3만여 개의 물건을 판매하는데, 그 가운데 51%가 1000원짜리다. 2000원짜리까지 확대하면 80%에 달한다. 가장 비싼 물건이 5000원이다. ‘탕진잼의 최고 성지’를 누비다 ‘다이소족’에 편입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반면 다이소를 찾는 50대 이상은 5%에 불과하다.

26년 전인 1997년 한국에 첫 매장을 연 다이소는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2014년 1조원, 2018년 2조원, 2021년 3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광고를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상품으로만 승부해 얻은 소득이다.

여러 경제연구소는 다이소의 성공 요인을 ‘균일가 정책, 상품 개발 능력, 물류센터’로 분석했다. 품질 관리와 물류 혁신, 상품 기획력과 상품 공급력, 다양한 볼거리와 쾌적한 매장도 강점으로 꼽혔다.기본에 충실해야 한다세계 400대 부호 가운데 자신의 손으로 창업해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이 미국은 71%, 중국은 97%, 일본은 100%인데 우리나라는 0%라고 한다. 400대 부호에 포함된 우리나라 부자들은 전부 상속으로 부를 물려받았다.

올해 79세인 박 회장은 45세에 회사를 그만두고 뒤늦게 무역업에 도전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일궜다. 일본 100엔숍에 납품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미국의 유통 구조와 상품 개발 과정, 스페인의 저가상품 소비 패턴과 다양한 샘플 제품, 중국의 생산라인 등을 탐구하며 실력을 쌓아 1997년 한국에 1000원숍을 열었다.

박 회장은 <천원을 경영하라>를 쓴 이유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젊은이들에게, 또 너무 늦은 나이에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것은 아닌가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이들에게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바닥에서 출발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고 마른 수건에서 물 짜기’를 하면서 정상에 도달했다. 스스로 꼽은 성공 요인을 ‘생활용품 균일가숍이라는 업의 본질에 충실했다’로 정의했다. 늦깎이 창업을 한 뒤 죽을힘을 다해 일하면서 균일가 사업의 핵심은 ‘상품과 가격’이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본질을 파악해 작은 것부터 실천한 박 회장은 “이게 어떻게 1000원이지?”라는 고객의 탄성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 한다.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현재 다이소는 35개국의 3600개 업체로부터 물건을 공급받는다. 조금이라도 싸고 좋은 물건을 찾기 위해 전 세계 도시를 수없이 방문해 얻은 결과다. 정작 국내 900여 개 협력업체 제품이 전체 매출의 70%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업체들이 다이소와의 거래로 성장해 해외 균일가점에도 수출하는 중이다.

박 회장은 한때 1000원짜리를 팔아 10원 남기는 장사보다 한꺼번에 많이 벌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다 건설업에 뛰어든 적이 있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큰 손해를 봤다. 그 일을 통해 ‘잘 알지도 못하고, 잘하지도 못하는 일’에서 막연하게 성공을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달았다. 실패를 거울삼아 정한 좌우명은 ‘한눈팔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하자’는 것이다.

박 회장은 아주 특출난 소수를 제외하면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다며 ‘간절함과 관심, 열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업가의 꿈을 꾸면서도 ‘난 가진 게 없어서 안 될 거야’라며 미리 낙담하고 있다면 <천원을 경영하라>에서 박 회장의 근성과 성실성을 배우라.

이근미 작가
이근미 작가
박 회장은 ‘기본에 충실하고, 본질을 사수’해 성공을 거뒀다. 사업이 아니더라도 통찰력과 추진력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내 삶을 추진해나가는 경영자라는 바로 나’라는 점을 환기하며 읽으면 보이는 게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