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튀르키예 지진, 그리고 진도와 규모
지난 2월 6일 튀르키예에서 대지진이 연달아 일어나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11일 다른 시각, 다른 뉴스 채널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보도됐다.
내용은 같지만, 두 뉴스는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 바로 ‘진도’와 ‘규모’다. 진도와 규모는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용어로 쓰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섞어서 사용하고 있지만 의미는 다르다. 둘 중 어떤 표현이 맞을까?진도는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척도’이다. 물체의 흔들림과 건물의 파괴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며, 현재 우리나라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MMI)을 사용한다. 12단계로 나뉘며 ‘진도 Ⅲ’ ‘진도 Ⅳ’와 같이 로마자로 표기한다. 진원에서 멀어질수록 진도의 크기는 감소하며, 같은 지역에서도 상황에 따라 진도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규모는 ‘지진파의 진폭을 이용해 계산한 절대적인 척도’로, 지진으로 방출된 진동에너지의 양을 나타낸다. ‘규모 7.8’ ‘규모 7.5’처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고 소수점 한자리까지 적는다. 그러므로 위의 뉴스 중에선 ②번이 맞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튀르키예에서 강진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판과 판의 경계에서 일어난 대륙판의 마찰 때문이다. 지구 표면은 여러 판의 조각으로 덮여 있다. 이 판들은 퍼즐처럼 얇은 조각이 맞춰져 있는 상태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다. 두께와 밀도가 다양한 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축적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현상을 지진이라고 한다. 해양판은 대륙판보다 얇고 밀도가 높으며, 마그마가 나온 지역부터 맨틀 속으로 다시 녹아 들어가기까지 양옆으로 벌어져 이동한다. 반면 대륙판은 두껍지만 밀도는 낮아서 맨틀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밀리기만 할 뿐이다. 대륙판과 해양판이 만나면 밀도가 높은 해양판이 대륙판 밑으로 들어가고, 대륙판과 대륙판이 정면으로 만나면 높은 산맥을 이루기도 한다. 대륙판과 대륙판이 서로 스쳐 지나가려고 하면 계속 압력을 받아 버티다가 두 판이 끊어져 지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림]과 같이 튀르키예는 아나톨리아판을 중심으로, 동으로 아라비아판, 남으로 아프리카판, 북으로는 유라시아판, 이렇게 4개의 대륙판 경계에 있다. 아나톨리아판은 다른 지각판이 가하는 힘을 많이 받고 있어 지진이 잦았다. 특히 이번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에는 ‘동 아나톨리아 단층’이 있으며, 이는 두 판이 수평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샌 안드레아스 단층 또한 대표적인 주향이동단층이다. 이번 지진은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이 오랜 기간 비슷한 힘으로 버티다가 아나톨리아판이 반시계 방향으로 밀리면서 그동안 쌓인 에너지가 폭발해 지각이 찢어지듯 크게 움직인 것이다. 그래서 CNN은 지진이 한 지점이 아니라 단층선을 따라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진원의 깊이가 지표면과 가깝기 때문이다. 규모 7.8의 첫 지진과 규모 7.5의 여진은 각각 진원의 깊이가 약 18㎞와 10㎞밖에 되지 않았다. 진원이 깊을수록 지표면에 나타나는 피해는 줄어들지만, 강한 지진이 얕은 곳에 일어나면 피해는 커진다. 지진파가 이동하면서 손실되는 에너지가 적은 것이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손에 꼽힐 만한 역대급 지진 피해를 보았다.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매몰자 구조작업으로 골든타임 후 기적처럼 생존자가 구출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늦지 않았다. 정부뿐만 아니라 개인도 도움이 필요한 이곳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다.√ 기억해주세요 튀르키예는 아나톨리아판을 중심으로, 동으로 아라비아판, 남으로 아프리카판, 북으로는 유라시아판, 이렇게 4개의 대륙판 경계에 있다. 아나톨리아판은 다른 지각판이 가하는 힘을 많이 받고 있어 지진이 잦았다. 특히 이번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에는 ‘동 아나톨리아 단층’이 있으며, 이는 두 판이 수평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이다. 이번 지진은 아나톨리아판과 아라비아판이 오랜 기간 비슷한 힘으로 버티다가 아나톨리아판이 반시계 방향으로 밀리면서 오랜 기간 쌓인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지각이 찢어지듯 크게 움직인 것이다.
정해련 서울사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