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아주대학교 인문논술
아주대 논술 시험 시간은 120분이나 됩니다. 왜냐하면 1번 세트와 2번 세트의 주제가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논술 시험을 상당 기간 준비해왔다면 1번 세트의 문제는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2번 세트는 사회과학형 문제로, 제시문 혹은 자료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지원을 염두에 두는 수험생들은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면서 글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오늘 풀어볼 문제는 2021학년도 수시 기출문제입니다. 1, 2번 각각의 세트에서 첫 번째 소문항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제는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문제 1]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문제에 답하시오.

(가) ‘극장의 비유’는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경쟁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포착할 수 있는 비유다. 어느 도시에 영화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계단식 극장이 있다. 영화는 시작되었고 모두들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맨 앞줄의 누군가가 벌떡 일어섰다. 자기 혼자만 주인공의 멋진 모습을 좀 더 잘 보기 위해서였다. 그 옆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나도…”라고 말하며 일어서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 뒷줄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영화를 잘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순간에 바로 앞줄 사람들에게 “좀 앉으시라”고 부탁할 수도 있었지만 혹시 결례가 되거나 보복을 당할까봐, 그리고 짜증도 나고 귀찮기도 해서 자기도 그냥 일어서 버렸다. 약 30분 늦게 극장에 들어온 사람이 “어? 내가 잘못 들어왔나?” 할 정도로 이상하다. 모두 일어서서 영화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있다가 맨 앞줄 사람이 의자 위에 올라가서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자기 혼자만 영화를 더 잘 보기 위해서였다. 이제 그 옆 사람도 의자 위에 올라간다. 둘째 줄, 셋째 줄, 넷째 줄, … 그런 식으로 모든 사람이 의자 위에 올라가서 영화를 본다. 만약 사람들이 이 영화관 속의 사람들을 보았다면 아마도 “미친 사람들”이라 했을지 모른다. 이런 식으로 “나 혼자만” 잘살겠다는 이기적 행동이 온 사회를 미친 사회로 만들 수 있다. 오늘날 생존경쟁이 바로 그러한 속성을 갖고 있다. 나 혼자만 잘살고자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경쟁, 그런 ‘적대적 경쟁’의 구도 위에서는 어느 누구도 참된 인간성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기는 어렵다.

(나) 벼는 서로 어우러져 /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 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 묻은 그리움, / 이 넉넉한 힘......

[문제 1-1] (가)와 (나)는 목표를 달성하는 상반된 방법을 보여준다. 두 가지 방법을 비교하시오.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100)자로 할 것. (25점)

[문제 2]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문제에 답하시오.

(가) 호남은 ‘푸른색’ 영남은 ‘분홍색’ … 지역주의 벽 더 높아졌다.

민주당은 호남 의석을, 미래통합당은 영남 의석을 싹쓸이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0시 10분 현재 전국 개표율 69.5% 상황에서 호남 28개 지역구 중에서 27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득표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TK(대구·경북) 25곳 중에선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24곳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PK(부산·경남) 34곳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26개 선거구에서 큰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21대 총선에도 지역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통합당 심판’ 현실화됐을 뿐, 21대 총선 ‘지역주의’는 오해.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전국 시군구 250곳의 정당득표율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부산·대구 지역에서 고전했지만 전국적으로 득표율 상승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총선에 비해 부산 지역의 정당득표율은 1.7%P 상승했고, 0.07%P 하락한 대구에서도 수성구·달서구를 제외하면 나머지 6곳에서 모두 득표율이 올랐다. 열세 지역인 경북·경남에서도 민주당은 4년 전에 비해 각각 3.25%P, 1.24%P씩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다) 제시문 (가)와 (나)에서와 같이 언론에서는 두 정당이 자신을 지지하는 지역에서 집중적인 지지를 얻은 정도를 지역주의 투표라 부른다. 아래의 <표>는 미래통합당이 전국득표율에 비해 영남에서 얻은 정당득표율이 더 높은 정도(a)와 민주당이 전국득표율에 비해서 호남에서 얻은 득표율이 더 높은 정도(b)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영남에서 얻은 정당득표율은 전국득표율에 비해 13.5%p만큼 더 높았고, 민주당의 호남에서의 정당득표율은 전국득표율보다 17.8%p 더 높았다. 그러나 영호남민의 지역정당에 대한 지지는 지역주의적 요소뿐만 아니라 이념적인 요소가 섞여서 나타난 결과이다. 달리 말하면, 두 정당의 영호남에서의 지지는 영남민과 호남민의 이념성향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도 하다. 영남민은 진보적인 유권자보다 보수적인 유권자들이 더 많기 때문에 보수적인 미래통합당을 더 지지한다. 영남에서 보수적인 유권자가 진보적인 유권자보다 더 많은 정도(c) 때문에 초래되는 미래통합당에 대한 차별적인 지지는 지역주의 투표가 아니라 이념투표의 결과로 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호남에서는 진보적인 유권자가 보수적인 유권자보다 더 많기 때문에 민주당을 더 지지한다. 따라서 영호남민이 자신의 지역정당에 보내는 차별적인 지지와 지역주의 투표는 서로 구분해야 한다. 지역주의 투표는 지역정체성, 지역적인 혜택에 대한 기대, 지역감정과 같은 지역주의적인 요인 때문에 지역정당에 투표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주의 투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영호남민이 자신의 지역정당에 보내는 차별적인 지지에서 영호남민의 이념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지지 차이를 차감한 나머지를 계산해야 한다. 예컨대, <표>에서 영남 지역주의 투표는 (a)-(c)로 계산되고, 호남 지역주의 투표는 (b)-(d)로 계산될 수 있다.
[2024학년도 논술길잡이] 최근 기출문제 바탕으로 문장 연습을 할 것
[문제2-1]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임재관 프라임리더스 인문계 대표강사
① (가)와 (나)가 지역주의 투표에 대해 주장하는 바에 대한 차이점을 기술하고, ② (가)와 (나)가 지역주의 투표를 바라보는 시각의 공통점이 무엇인가를 (다)를 통해 기술하시오. ③ <표>의 자료를 근거로, 21대 총선 당시 영남에서의 지역주의가 심화되지 않았다는 (나)의 주장의 타당성을 평가하시오. 글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100)자로 할 것. (2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