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대학 입시 공부는, 처음으로 마주하는 장기적인 공부일 것입니다. 후일 때때로 지치고 무료해질 때, 공부를 열심히 했던 당시의 기억이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대학입시 준비 과정 통해 평생의 자신감 얻기
저는 대학 입시를 치르며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목적성이 없는 공부는 공허함만 남고 금세 지치는 느낌이었고, 이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의 목적을 찾았습니다. 물론 매일같이 의미를 찾고 되새기며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무던하게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효율이 높습니다. 그러나 원동력을 잃고 지치는 기분이 들 때 자신만의 공부 이유를 떠올리거나 되새기는 것은 큰 위로와 회복이 됩니다.

제가 찾은 대학 입시 공부의 이유는, 자신감을 얻기 위함입니다. 공부는 지독히도 외로운 과정입니다.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정직해야 하고, 결과도 그만큼 솔직합니다. 자기 실력과 그날 공부에 대한 만족도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하기 좋은 계기가 됩니다. 나 자신을 속일 수 없기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돌아보고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학 입시를 위한 공부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 그릇이 커지고 세계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진실하게 공부하는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더 크고 어려운 일들을 이겨낼 ‘근거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얻은 자신감은 대학에서의 많은 일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피곤한 와중에 밀려오는 일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피곤하고 잠이 쏟아지는 중에도 오늘 계획한 공부량을 끝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자신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주저하지 않고 일할 수 있었습니다. 9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사활을 걸었으면서도 차분히 하루하루 일정을 소화하던 그때의 감각을 되새기며 더 크고 중대한 문제 앞에서도 평정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0대 학창 시절에 이런 감각과 경험을 얻기에 가장 좋은 기회가 대학 입시라고 생각합니다. 고된 육체노동이나 인생 전반을 결정할 정도의 사건을 마주하지 않고도 이 같은 감각과 경험을 얻을 귀중한 기회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대학 입시와 그를 위한 공부는, 그때가 아니면 경험하지 못합니다. 아마 여러분께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장기적인 공부일 것입니다. 때때로 지치고 무료해질 때, 그동안 생각해둔 공부의 의미가 여러분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하는 공부에 최선을 다해보세요. 그 기억은 오래도록 여러분의 일부로 남아 큰 힘이 돼줄 것입니다.

김형찬 연세대 경제학부 2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