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특정 인물이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고 있어 시장이 일부 개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이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많다. 완벽한 탈중앙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생글기자 코너] 현실화하기 어려운 암호화폐 탈중앙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핵심 개념은 탈중앙화다. 암호화폐는 은행과 같은 단일 기관에 집중된 시스템이 아니라 개개인에 분산된 시스템이라는 점을 내세워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완전한 탈중앙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은행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금융 시스템에선 갑이 을에게 돈을 보내려면 은행을 거쳐야 한다. 은행이 갑의 돈을 받아 을에게 주는 형식이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중앙화 체제다. 반면 탈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은행이 배제된다. 대신 시스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노드)에게 정보가 공유된다. 만약 갑이 을에게 돈을 이체한다면 이 정보가 갑과 을만이 아니라 병, 정, 무 등 모든 사람에게 전송된다. 이렇게 모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중앙 집중화된 기관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이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측의 주장이다. 이 같은 탈중앙화 시스템과 정보 공유를 위해 활용되는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많은 암호화폐는 원래 주장과 달리 점점 중앙화, 집중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중앙화가 가능하려면 모든 노드가 동등한 위치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작업 증명을 수행해야 한다. 소프트포크, 하드포크 등의 업그레이드도 똑같이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특정 인물이 지나치게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암호화폐 시장이 일부 개인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이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많다. 탈중앙화라는 명분과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완벽한 탈중앙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수아 생글기자(용인외대부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