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변하지 않는 절대적 기준을 찾아서
우리가 무언가를 비교하고 분석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시간 기준을 통일하기 전에도 각 지역마다 시간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소통했다. 시간은 자연에서 규칙성을 찾아 그것을 기준으로 정했다. 해와 별들의 움직임 같은 것 말이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지구의 자전 주기로 하루(날일, 日)를 만들고, 밤과 낮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태양을 중심으로 한 지구의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1년(해년, 年)을 나누고, 태양의 남중고도를 이용해 계절을 만들었다. 더 상세한 단위인 월(달월, 月)은 달의 모양이 바뀌어 다시 돌아오는 주기를 기준으로 만들었다.아이작 뉴턴(1643~1727·물리학자 수학자)은 정의된 시간과 길이를 기준으로 과거에서 미래까지 자연이 어떻게 움직여왔고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수학적으로 서술했다. 이것이 바로 뉴턴의 운동 법칙(1687년)이며 이 법칙들은 물리학의 근간인 고전 역학의 바탕이 된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철도가 개발돼 멀리 갈 수 있게 됐고, 철도역마다 다른 시간 기준 때문에 여행객들이 불편을 느껴 정확한 시간 체계와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샌퍼드 플레밍(1827~1915·엔지니어 발명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도와 시간을 연관지어 표준시간대를 만들고 24시간 체계 도입을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 자오선 콘퍼런스’가 열리게 된다. 영국 그리니치천문대를 중심으로 시간의 기준인 ‘본초자오선’을 정했기에 다른 나라들, 특히 프랑스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이때 미국 대표로 참가한 루이스 모리스 러더퍼드(1816~1892·변호사 천문학자)는 그리니치천문대의 건너편이 태평양 한복판이어서 날짜가 바뀌는 기준이 되기에 적절하다는 논리적인 주장을 펴 플레밍이 제안한 대로 그리니치천문대를 기준으로 본초자오선을 정하고 세계 시간을 통일하게 된다. 이때가 1884년이다. 길이의 표준단위인 ‘미터(m)’의 역사도 흥미롭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길이의 단위로 신체를 이용한 마일(1000보폭)이나 피트(발 길이), 인치(손가락 길이)를 사용했는데, 이는 다른 나라도 비슷했고 그 기준도 매우 다양했다. 지구의 둘레를 꽤 정확하게 측정해낸(가브리엘 무통, 1670년) 프랑스에서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과 함께 단위 통일 움직임이 일어났다. 적도에서 북극점에 이르는 지구 둘레 4분의 1 길이에서 1000만분의 1 길이를 1m로 정하고, 이 단위를 적극적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다. 1875년에는 17개국이 모여 국제적인 미터협약을 체결했다. 참고로 앞서 세계 표준시가 채택됐던 ‘국제 자오선 콘퍼런스’에서 프랑스는 영국과 미국에 미터법도 채택할 것을 주장했지만 거절당한다. 뉴턴 역학은 시간과 길이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완벽했다. 그러나 후대 과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론물리학자)은 시간과 길이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절대적 기준은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가 됐고, 시간이 어떻게 팽창되고 길이가 어떻게 수축되는지 아인슈타인이 1900년대 초 상대성 이론을 통해 밝혀냈다. 이는 세계의 많은 과학자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절대적 기준이라고 생각했던 게 절대적이 아니게 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후 천문관측이 더욱 정밀해지면서 19세기부터는 지구 자전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평균 태양일을 기준으로 정의했던 1초가 1955년 세슘 원자시계가 발명되면서 세슘 133 원자가 흡수하는 빛이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표준을 대체한다. 길이의 표준도 더 정확한 기준을 위해 계속 변화해왔다. 1889년에는 변형이 적은 백금과 이리듐의 합금으로 만든 미터원기를 1m의 기준으로 정했고, 1960년에 크립톤 원자가 방사하는 스펙트럼의 파장을 기준으로 1m를 정했다. 시간이 더 흘러 1983년에는 빛이 진공에서 진행한 거리로 1m를 정했다. 시간과 길이의 표준 모두 변하지 않는 ‘빛’을 기준으로 다시 정의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쓰고 있는 시간과 길이의 표준단위가 알고 보면 더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한 많은 사람의 노력에 따라 변화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새삼 놀랍고 감사하게 된다. √ 기억해주세요 뉴턴 역학은 시간과 길이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완벽했다. 그러나 후대 과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길이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절대적 기준은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가 됐고, 시간이 어떻게 팽창되고 길이가 어떻게 수축되는지 아인슈타인이 1900년대 초 상대성 이론을 통해 밝혀냈다. 이는 세계의 많은 과학자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절대적 기준이라고 생각했던 게 절대적이 아니게 된 순간이기 때문이다.
신다인 창덕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