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1.4나노 파운드리 공장부터 짓고 고객 받겠다"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을 도입한다. ‘초격차’ 기술로 고객사를 늘려 선두 주자인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1.4나노 파운드리 공장부터 짓고 고객 받겠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시그니아호텔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 2㎚, 2027년에 1.4㎚ 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4㎚ 공정 도입 시기를 밝힌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파운드리 선두 주자 TSMC는 지난 5월 1.4㎚ 공정 개발을 공식화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양산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를 비롯해 1.4㎚까지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발표하며 TSMC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 중심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이퍼포먼스컴퓨팅(HPC)·차량용 반도체 등 분야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장을 먼저 짓고 고객을 받는 ‘셸 퍼스트’ 전략을 도입해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세 배로 확대한다. 그동안 고객사가 주문한 뒤 그 수요에 맞춰서 라인을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라인을 먼저 구축한 뒤 고객을 받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파운드리는 호텔업”이라며 “생산 방식을 바꿔 ‘호텔방’을 만들어놓고 사업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고객사의 주문을 먼저 받고 나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공장 한 기에 30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TSMC에 기술력과 업력 모두 밀리는 상황에서 고객 물량을 확보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기술 경쟁에서 TSMC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고객사의 HPC(고성능컴퓨팅) 칩을 양산했다. 2020년께부터는 퀄컴, 엔비디아 같은 큰손들도 TSMC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에 핵심 칩 생산을 맡기기 시작했다. 구글, 테슬라 같은 신규 고객들도 삼성전자 고객풀에 합류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 성장에 대한 확신과 기술력 자신감 없이는 시도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파운드리 2라인’에 우선적으로 셸 퍼스트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다. 셸 퍼스트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는 2027년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경기 평택에 조성 중인 4공장뿐만 아니라 5~6공장 착공 시기가 예정(2025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기술 투자도 이어간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차세대 공정 로드맵은 “기술력에선 TSMC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 2㎚, 2027년엔 1.4㎚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SMC는 1.4㎚ 공정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본격적인 양산 시기는 밝힌 적이 없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든 인텔은 2024년 2㎚, 2025년 1.8㎚ 공정 진입 계획을 공개했지만 1.4㎚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건 ‘5㎚ 이하’ 초미세공정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2년 194억5200만달러에서 2025년 538억4700만달러로 연평균 98% 성장할 전망이다.
황정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파운드리와 TSMC가 무엇인지 검색해보자.
2. 나노미터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알아보자.
3. 삼성이 파운드리 점유율을 높이려는 이유를 찾아보자.